취업도 NO, 공무원 시험도 NO…곧 졸업인데 어떻게 하려고

박민기 기자(mkp@mk.co.kr) 2023. 10. 27.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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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취업 5개월새 13만명 줄자
대학가에 다시 ‘고시 열풍’ 확산
5급·외교관·로스쿨 등 응시 급증
각 대학에서도 고시반 확대 박차
서울대만 여전히 “운영계획 없다”
지난 22일 서울의 한 대학교에 국가고시 등 합격자 명단이 붙어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청년 취업난이 심화되면서 국내 대학가에 다시 ‘고시붐’이 불고 있다. 당초 예상과 달리 취업 경쟁이 만만치 않고 힘들게 입사를 해도 높은 근무 강도와 짧은 정년 등에 대한 걱정을 안고 살아야 하는 만큼 이보다 안정적인 공무원과 전문직 등에 도전장을 내미는 것이다. 이에 서울 내 주요 대학들이 기존에 꾸렸던 고시반 운영을 확대하는 등 지원사격에 나서고 있다.

27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 등에 따르면 올해 5월 이후 청년취업자 수는 매달 꾸준히 줄어드는 추세다. 올해 5월 약 400만 명을 기록했던 청년취업자 수는 8월 약 393만 명을 거쳐 지난달 약 387만 명까지 떨어졌다. 학교를 졸업했지만 3년 이상 취업하지 않은 청년은 지난 5월 기준 21만8000명에 달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5급 국가공무원과 외교관후보자 선발시험, CPA 등 고시·전문자격증시험 응시율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인사혁신처 사이버국가고시센터 등 집계 결과 올해 제39회 입법고시 응시자는 2318명으로 전년(1823명) 대비 약 500명 늘었다. 법학적성시험(리트) 응시자도 2009년도 시험 9693명에서 2024년도 시험 1만5690명으로 급증했다. 5급 국가공무원 및 외교관후보자 선발시험 평균경쟁률은 최근 5년 동안 34대1에서 43.3대1을 오가는 등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고시에 대한 관심이 다시 뜨거워지면서 서울 내 주요 대학들은 고시반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고려대는 올해 3월 김동원 총장이 새로 취임한 이후 지난 7월 1일 ‘국가고시지원위원회’를 설치했다. 이전에는 단과대학별로 고시반이 따로 운영됐지만 국가인재 양성을 위해 앞으로는 고려대 차원에서 이를 통합운영하겠다는 취지다. 현재 고려대는 학생 약 370명을 대상으로 5급 국가고시와 외교관후보자 선발시험, CPA를 포함해 총 15개 고시반을 운영 중이다. 이 같은 노력은 ‘7년 연속 최다 CPA 합격자 배출’과 ‘6년 연속 최다 로스쿨 진학’ 등 성과로 이어졌다. 행정고시 합격자 수에서도 1위 서울대를 빠르게 따라잡고 있다.

성균관대는 행정고시반·외교자후보자반·언론고시반 등 학생 760여명을 대상으로 7개 고시반을 운영하고 있다. 중앙대는 640여명을 대상으로 8개 고시반을, 서울시립대는 100여명을 대상으로 9개 고시반을 운영 중이다. 서울시립대 관계자는 “학생 수요가 늘어날 경우 고시반 지원 규모가 확대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반면 서울대는 과거부터 현재까지 정식 고시반을 운영한 적이 한 번도 없다. 서울대 내부에 은연중에 퍼져있는 ‘혼자서도 준비 잘하고 합격 잘한다’는 인식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고시반 설치·운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올해 3월 31일 서울대 신입생·복학생 대상으로 진행된 ‘총장과의 대화’에서도 고시반 개설 가능성을 묻는 질문이 나왔다. 이에 유홍림 서울대 총장은 “학생들이 단순 직업으로서 공직자가 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보다는 학생들이 공직자가 됐을 때 진정 필요한 역량을 기룰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대학의 임무”라고 답했다. 사실상 앞으로도 서울대 차원에서 고시반을 운영할 계획이 없다는 뜻을 확실히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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