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보니 기부천사였던 우리 막내…이태원 유족, 조의금 전액 기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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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 이태원 참사로 소중한 막내를 잃은 유가족이 조의금으로 모인 8791만원을 전액 기부했다.
기부금은 고인이 졸업한 모교의 저소득층 지원에 쓰일 예정이다.
27일 오전 10시 서울시교육청에서는 '이태원 참사 유가족 장학금 기탁식'이 열렸다.
남겨진 가족은 한철씨 장례식 때 모인 조의금 8791만5000원을 전액 기부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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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전 기부 실천했던 고인의 뜻 유가족이 이어가
참사 후 통장 열어보니 7년 넘게 月3만원씩 보내
父 "'친구 만나러 갔다올게' 그게 마지막이었다"
조희연 "'기부금은 한철이의 뜻'이라는 말 새길 것"
[서울=뉴시스]김경록 기자 = 1년 전 이태원 참사로 소중한 막내를 잃은 유가족이 조의금으로 모인 8791만원을 전액 기부했다. 기부금은 고인이 졸업한 모교의 저소득층 지원에 쓰일 예정이다.
27일 오전 10시 서울시교육청에서는 '이태원 참사 유가족 장학금 기탁식'이 열렸다. 지난해 이태원 참사로 숨진 고(故) 신한철(당시 27세)씨의 가족이 무거운 발걸음으로 교육청을 방문했다.
취재진 앞에 선 아버지 신현국(64)씨는 "죄송합니다"라고 어렵게 첫 마디를 뗀 뒤 한 동안 말을 잇지 못하고 울음을 삼켰다. 어머니 송선자(61)씨와 누나 신나라(35)·신마음(34)씨도 눈시울을 붉혔다.
신현국씨는 "'친구 만나러 갔다올게' 그게 마지막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한철씨는 지난해 10월29일 이태원에서 행인의 사진 요청에 응했다가 친구들과 멀어졌고, 결국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남겨진 가족은 한철씨 장례식 때 모인 조의금 8791만5000원을 전액 기부하기로 결정했다. 기부처를 찾던 중 신현국씨의 죽마고우인 황석순 아시아투데이 사장이 서울시교육청을 추천했고, 논의 끝에 한철씨가 졸업한 모교의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기부금을 쓰기로 결정했다.
한철씨 가족의 기부는 단순한 선행이 아니었다. 생전 기부를 실천해오던 한철씨의 뜻을 가족이 이어가기 위해서였다. 어머니 송선자(61)씨가 참사 이후 통장을 열어보니 한철씨는 강서구 장애인 일터에 7년3개월 간 매월 3만원씩을 기부해왔다고 한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도 이 사연을 듣고 "마음이 찡해졌다"며 "한철씨 가족의 뜻을 이어 공교육 발전과 어려운 형편의 학생들이 성장하는데 좋은 자양분으로 쓰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기탁금은 한철씨 모교인 발산초교에 1700만원(20%), 신월중에 2600만원(30%), 광영고에 4491만5000원(50%)씩 돌아갈 예정이다.
신현국씨는 "하늘나라로 간 젊은 아이들이 하늘에서 편하게 살 수 있도록 관심 가져주시고 저희(유가족) 아픈 마음도 조금이나마 쓰다듬고 어루어 만져주시면 감사하겠다"라며 "마음 추스리고 열심히 살겠다"고 말했다.
조 교육감은 "고통의 1년을 보내며 아들을 기억하기 위한 방법으로 기부의 뜻을 모아 교육청에 방문해주셨다"며 "'기부금은 한철이의 뜻'이라는 말을 새기겠다"고 다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nockro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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