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구글”...구글 수석 부사장 ‘셀프 디스’ 나선 이유는?

이해인 기자 2023. 10. 27. 10:59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프라바카르 라가반 구글 수석 부사장이 지난해 5월 11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의 쇼어라인 앰피시어터에서 열린 구글의 연례 I/O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연설하고 있다. /구글

구글에서 검색, 광고를 담당하는 프라바카르 라가반 구글 수석 부사장이 자사 서비스를 두고 “할아버지 구글”이라고 표현했다.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구글이 ‘구식’이라고 여겨진다는 것이다. 구글이 반독점 재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독점력을 무마하기 위해 스스로를 깎아내리는 이른바 ‘셀프 디스’를 한 것으로 분석됐다.

26일(현지 시각) 미 CNBC는 라가반 부사장이 반독점 재판에 참석해 이처럼 구글을 변호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미국 미국 38개주 법무장관은 “구글이 검색 시장에서 지배적 지위를 이용해 독점적 이익을 거둬왔다”는 이유로 구글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지난달부터 재판이 이어지고 있다.

CNBC에 따르면 라가반 부사장은 이날 증언에서 구글의 지위가 공고하지 않다고 강조하기 위해 이같은 표현을 사용했다. 그는 “일부 젊은 사용자들은 구글 검색 엔진을 ‘할아버지 구글’이라고 부른다”며 “숙제에 관해 질문하는 것은 구글이 괜찮을 수 있지만 흥미로운 일을 할 때는 다른 곳에서 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CNBC는 라가반이 이 용어를 어디서 봤는지 명확하지 않지만 동영상 플랫폼 틱톡과 같은 소셜미디에서 ‘할아버지 구글(Granpa Google)’을 검색하면 정보를 검색하는 노인들의 동영상과 밈을 발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라가반의 증언은 이번 재판에 대한 구글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 구글은 여러 경쟁 업체들과 끈질기게 경쟁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는 이날 증언에서 스마트폰을 통해 여행 예약을 하는 경우를 예로 들며 “사용자는 여행 예약을 할 때 전적으로 구글에서만 수행하지 않는다”며 “다른 플랫폼에서도 많은 시간을 보낸다. 구글은 익스피디아 등과 매일 경쟁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구글의 높은 점유율은 불법적인 행위가 아닌 검색 엔진의 혁신과 기술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때 야후의 검색 지배력이 극복할 수 없는 것처럼 보였지만 구글은 검색 서비스의 혁신을 통해 야후를 넘을 수 있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는 오는 30일 처음으로 법정에 서서 구글의 반독점법 위반에 대해 반박할 예정이다. 앞서 미 법무부는 “구글이 스마트폰 제조사에 구글 앱을 기본 검색 엔진으로 탑재하도록 계약해, 다른 회사 앱들의 시장 진입을 막았다”며 2020년 10월 구글을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제소했다. 애플 등 스마트폰 제조사에 수십억 달러를 주면서, 구글 앱을 탑재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미 법무부는 검색 시장의 90% 이상을 장악한 구글의 독점 해소를 위해 일부 사업을 매각하고 사업 관행을 개혁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