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오 성동구청장 "성수동 전역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추진"

윤다정 기자 2023. 10. 27. 10: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연무장길 평당 2.5억 매매…투기적 현상" 우려
"높은 임대료 형성 전 선도적으로 거래 막아야"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26일 오후 서울 성동구 성수동 지속가능발전구역 프레스투어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야기하고 있다. (성동구 제공)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이 "성수동 전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최근 몇 년새 '핫 플레이스'로 떠오른 성수동길에서의 '투기적 거래 행위'를 미연에 방지해 거리의 생명력을 늘려야 한다는 취지다.

정 구청장은 26일 오후 성동구 성수동 지속가능발전구역 프레스투어에서 기자들과 만나 "10월에 법 개정이 고시·적용돼 특정 용도지역에 한해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이) 될 수 있다"며 "서울시와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무장길이 최근 평당 2억5000만원에 매매됐는데 굉장히 투기적 현상이라 생각한다. 평당 1억원에 매매된 지도 얼마 되지 않았다"며 "(비싸게 사들인 땅에) 건물을 짓고 높은 가격에 임대할 것이므로 선도적으로 거래를 막아야 한다"고 짚었다.

또한 "지금은 성수동 일대의 공실률이 5%대라 수요가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이롭지 못하다"며 "높은 가격으로 거래된다면 (성수동이) 어려운 환경에 직면할 수 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은) 지금이 적기"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미 아파트, 지식산업센터, 오피스 등으로 개발된 지역 외 미개발 지역에 대해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지정하도록 할 것"이라며 "그러면 매매가가 초고가로 형성되는 것을 차단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길에 붉은 벽돌로 건물이 지어진 모습. 2023.10.26/뉴스1 ⓒ News1윤다정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이 '과도한 재산권 침해'라는 반발을 부를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사유재산을 제어하더라도 공익을 높이는 방안에서 검토되는 제도"라며 "장기적으로는 고가 매매가 도시의 발전을 가로막을 수 있는 만큼 비정상적 거래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아울러 서울 기준으로 환산보증금이 9억원을 초과하는 임대차는 임대료 인상 한도 5%를 적용받지 못하는 현행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봤다. 정 구청장은 "'뜨는 동네'는 웬만하면 9억원 이상이 넘어간다"며 "환산보증금 상한을 철폐해야 젠트리피케이션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성동구는 옛 삼표레미콘 부지부터 서울숲 상권, 연무장길에 이르기까지 성수동 일대를 젊음과 문화, 여가가 가득한 공간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 성동구는 2015년부터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정책을 전개해 왔으며, 지난 2월부터는 성수역과 연무장길 일대를 중심으로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시즌2'를 시작했다.

정 구청장은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정책의 성과로 서울숲 상권 일대의 독특한 붉은 벽돌 건물과 개성 있는 가게들을 꼽았다.

정 구청장은 "뚝섬 지구단위계획 3·4·5구역을 도시재생 시범구역으로 정하고 리모델링 촉진구역을 같이 지정했다"며 "신축과 리모델링을 할 곳은 하되 붉은 벽돌로 (건물을) 지으면 주차장·용적률 완화, 현금 지원 등 인센티브를 줬더니 이 구역이 활성화된 모습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또한 "입점 제한구역에 들어와 있는 대기업 프랜차이즈는 주민들이 필요하다고 결정한 편의점이 유일하다"며 "뉴욕 커뮤니티 보드를 차용한 상호협력위원회에서 주민들이 심의를 한다. 얼마 전 대기업에서 영업 대신 서비스 위주로 하겠다고 한 건도 부결을 시켰다"고 소개했다.

서울 성동구 옛 삼표레미콘 부지에 잔디광장이 조성돼 있다. 2023.10.26/뉴스1 ⓒ News1 윤다정 기자

삼표레미콘 부지의 활용 방안과 관련해서는 "공연장에서는 전시, 패션쇼 등을 중심으로 진행하되 전문가 자문을 얻어 방음벽 등도 설치한 뒤 야외 공연을 검토할 것"이라며 "지난 공연의 문제를 분석해 해결이 가능하다면 야외 공연을 진행하고 그렇지 않다면 실내 위주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6~8일 진행된 케이팝 공연이 성공적으로 치러졌으나 소음이 인근 금호동과 옥수동까지 미쳐 관련 민원이 이어진 데 따른 것이다.

서울시는 지난 5월31일 성동구, SP성수PFV와 협약을 체결하고 삼표 부지를 △공연장 부지 △잔디광장 △주차장 등으로 조성해 약 2년간 임시 개방하기로 했다. 성동구는 공연장 대관과 239면 규모 공영주차장 운영을 통해 상당한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 구청장은 "부지를 개발하지 않으면 삼표에 재산세가 가세되는데, 공공 목적으로 내놓으면 (재산세가) 100% 감면된다"며 "부지를 활용해 주민들에게 문화를 향유할 기회를 제공하고 재산세를 할인한 만큼 수익을 낼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한편 성동구는 지난 1월 서울숲 입구인 아크로 서울 포레스트 디타워 앞에 시범 설치한 '스마트 흡연부스'를 10곳 이상에 추가 설치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연기가 빠져나오지 않도록 음압 기술이 적용된 스마트 흡연부스는 하루 평균 1500명 이상이 이용하고 있다.

정 구청장은 "스마트 흡연부스를 설치한 이후 흡연 관련 민원이 1건도 들어오지 않았다"며 "올해 지식산업센터, 구청 앞에 2곳, 내년에 10곳 정도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 성동구 아크로 서울 포레스트 디타워 앞에 '성동형 스마트 흡연부스'가 설치돼 있다. 2023.10.26/뉴스1 ⓒ News1 윤다정 기자

mau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