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보고있다"던 시진핑 치세 2인자, 中리커창 돌연 사망

베이징(중국)=우경희 특파원 2023. 10. 27.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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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커창(李克强) 전 중국 총리가 돌연 사망했다.

리커창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집권 1~2기 총리를 지내며 중국 경제를 이끈 명실상부한 2인자였다.

한때 시진핑의 경쟁자이자 중국 경제개혁의 적임자로 꼽혔던 리커창이지만 시진핑이 3연임을 확정하고 독주 체제를 굳히면서 조용히 물러났다.

관광객들에게 반갑게 손을 흔드는 리커창을 본 중국 인민들이 "안녕하세요 총리님"을 외치며 인사를 건네는 영상은 중국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크게 화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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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커창(李克强) 전 중국 총리가 돌연 사망했다. 향년 68세.

중국 관영 CCTV는 27일 리 총리가 같은 날 새벽 0시 10분께 상하이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온라인 플랫폼 X(트위터)에는 그가 물에 빠져 숨졌고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회생하지 못했다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도 전해졌다.

/신화=뉴시스

리커창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집권 1~2기 총리를 지내며 중국 경제를 이끈 명실상부한 2인자였다. 지난 3월 퇴임 당시엔 800여명의 국무원 직원들이 운집해 그를 환송했다.

이 자리에서 리커창은 "사람이 하는 일은 하늘이 보고 있다"고 했다. 당시 이 발언은 국무원 직원들에게 인민을 위해 성실히 복무할 것을 당부한 것으로 해석됐는데, 이후엔 본인을 축출한 특정 인물을 겨냥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됐었다.

한때 시진핑의 경쟁자이자 중국 경제개혁의 적임자로 꼽혔던 리커창이지만 시진핑이 3연임을 확정하고 독주 체제를 굳히면서 조용히 물러났다.

그럼에도 리커창에 대한 중국 인민과 공산당의 신임은 두터웠다. 축출 직전인 지난 3월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 및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진행한 그의 마지막 업무보고에는 무려 37초간 박수가 이어졌다. 그의 당내 평판과 신임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리커창은 재임 기간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일생 진실 추구를 정치신념으로 삼았다. 정책을 감추면 감출수록 인민에게 손해라는게 생전 그의 철학이었다. 시진핑 1인 집권으로 '죽의 장막'이 다시 강화되는 데에 따른 폐해를 극도로 경계했던 것으로 보인다.

2020년 후베이성 우한에서 코로나19(COVID-19)가 퍼지자 감염병 권위자 중난산(鐘南山)이 TV에서 "사람에서 사람으로 감염된다는 게 증명됐다"고 말했다. 코로나 전염 유형은 지금은 상식이지만 감염병 초기 관련 보도가 완전히 통제됐던 중국에선 기밀이었다. 사실상 팬데믹의 시작을 알린 이 보도는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리커창의 지시로 이뤄졌다.

같은 해 시진핑이 '탈빈곤 사회'를 이룩하겠다고 말하자 "아직도 중국에서는 6억명이 월 수입 1000위안(약 18만원)으로 생계를 꾸리고 있다"고 '뼈를 때리'기도 했다. 리커창은 그러면서 절대빈곤 해결을 위해 노점상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지만, 중국 정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아사히는 이에 대해 "리커창은 시진핑 1강 체제가 빠지기 쉬운 정책 과신의 함정에 제동을 걸기 위해 노력했다"고 보도했다.

시진핑 정권의 리커창 지우기는 리커창 퇴임 이후 빠른 속도로 진행됐다. 리커창은 지난 2015년 '중국제조 2025' 경제정책을 발표했는데, 이는 리코노믹스(리커창이 주장한 경제정책)라는 별명을 얻으며 시장에 반향을 일으켰다. 그러나 시진핑은 3기 집권 이후 '품질강국 건설요강'이라는 새로운 경제정책을 발표, 리커창의 경제정책을 폐기했다.

리커창이 마지막으로 대중에 모습을 보인 건 지난 8월 말 간쑤성 둔황 모가오(莫高·막고) 석굴에서였다. 리커창이 모습을 드러내자 관광객들은 환호했다. 관광객들에게 반갑게 손을 흔드는 리커창을 본 중국 인민들이 "안녕하세요 총리님"을 외치며 인사를 건네는 영상은 중국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크게 화제가 됐다. 그러나 이 소식을 전한 중국 매체는 없었다.

리커창은 안후이성 허페이에서 태어나 1976년 공산당에 가입했다. 베이징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경제학과에서 석사,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5~19기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과 중국 총리를 지냈다.

베이징(중국)=우경희 특파원 cheer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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