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권유 80%는 지인, 평범한 사람도 쉽게 빠져"[한판승부]

한판승부 2023. 10. 27.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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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되면 해고되니 생계형 마약 중간책 되기도
교도소는 마약사관학교, 수감돼도 정보 교류문제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
■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 FM 98.1 (18:00~19:30)
■ 진행 : 박재홍 아나운서
■ 패널 : 진중권 작가, 김성회 소장
■ 대담 : 양성관 의정부 백병원 가정의학과 과장
▶ 알립니다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박재홍> 경찰이 배우 이선균 씨에 이어서 빅뱅 출신 지드래곤 권지용 씨의 마약 투약 정황을 포착하고 형사 입건을 하면서 파장이 크게 일고 있죠. 이런 가운데 지난봄 큰 충격을 줬던 서울 대치동 학원가의 마약 음료 사건 주범에 대한 1심 재판 결과. 법원이 오늘 징역 15년을 선고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오늘 이 시간에는 최근 마약의 모든 것을 정리한 책. '마약하는 마음, 마약 파는 사회'라는 제목의 책을 낸 의정부 백병원 가정의학과 양성관 과장 모시고 이 마약의 위험성에 대해 좀 더 짚어보겠습니다. 과장님, 어서 오십시오.

◆ 양성관> 안녕하세요. 빛나리 의사 양성관입니다.

◇ 박재홍> 본인의 호가 '빛나리 의사'라고.

◆ 양성관> 어차피 사람들이 제가 뭐라고 얘기하든 기억하는 건 대머리인데. 그래도 좀 좋게 포장해서 '빛나리' 정도로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박재홍> 심각한 얘기를 하려고 했는데 너무 해맑게 등장하셔서. (웃음) 우리 진 교수님과 김 소장님 인사 나눠주시고.

◆ 양성관>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 박재홍> 우리 진 교수님과 김 소장님도 우리과장님 책을 너무 재미있게 읽었다.

◆ 양성관> 감사합니다.

◆ 진중권> 지하철에서 펼쳐들고 갈아타러 걸어가잖아요. 걸어가면서도 봤던. 그 정도로 몰입도가 강합니다.

◇ 박재홍> 가정의학과에서 진료하고 계시는데 어떻게 마약 문제에 대해서 그렇게 관심을 갖게 되셨습니까?

◆ 양성관> 사실 수련을 받는 동안부터 해서 지금까지 마약에 대해서는 별생각이 없었어요, 저도. 마약은 많이 썼죠, 처방은 많이 했는데. 실제로 올해 초에 잘생기고 돈도 많고 인기도 많고 연기까지 잘하는 배우 유아인 씨가 마약을 하면서 그 얘기를 딱 듣자 저도 충격을 받은 거예요. '아니, 모든 걸 다 가졌는데 왜 마약을 하지?' 

두 번째, 그럼 마약을 딱 하는 순간 처음에는 우유 주사, 프로포폴 이야기를 딱 했었는데 바로 알았죠. 그 약만 했을까? 그런데 딱 나오는 거에요, 7가지 이상. 그 이후로 '왜 했을까?'를 계속 고민하다가 SNS에 글을 4개 정도 올렸던 것 같거든요. '유아인이 왜 했을까. 왜 이런 약을 했고 왜 이렇게 하냐?'라고 썼는데 사람들 반응이 너무 좋은 거예요. 그리고 그때 마침 책 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우리 편집장님이 마약을 쓰셔야 된다고. 큰 의미가 있을 거라고 해서 마약을 썼는데요.

◆ 김성회> 마약을 쓰셨다고요?

◇ 박재홍> 마약에 관한 책을 썼다고요.

◆ 양성관> 그렇죠, 그렇죠. 그럼 제가 여기 안 있죠, 수사받고 있겠죠. (웃음) 

◇ 박재홍> 김성회 소장님 약간 흥분상태인 것 같아요.

◆ 진중권> 정치권에 있는 분이라 그래요.

◇ 박재홍> 약간 함정 같았어요.

◆ 양성관> 조심하겠습니다.

◇ 박재홍> 그런데 이게 책 내용을 읽어보면 마약의 역사부터 시작해서 유통 과정, 중독되는 과정까지 자세하게 잘 쓰셨던데 이게 다 취재를 바탕으로, 연구를 바탕으로 쓰셨어요?

◆ 양성관> 그렇죠. 일단은 가장 간단하게는 우리 모든 서점에 있는 책을 다 사면 됩니다. 마약에 관한 책을. 일단 다 사고 그 외에는 이제 자료가 지금 방대하잖아요. 그 자료를 거의 모든 자료를, 찾을 수 있는 모든 자료 그리고 신뢰성 있는 자료를 사실 거의 다 봤어요.

◇ 박재홍> 대단하십니다. 일단 이선균 씨. 그리고 빅뱅의 지드래곤 마약 투약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사실이 알려져서 충격을 주고 있는데요. 일단 '이선균 씨가 유흥업소를 통해서 마약을 접했다. 그런데 지금 공급책이 의사였다' 이런 기사가 나와요. 교수님 어떻게 들으셨어요, 그 기사는?

◆ 양성관> 오늘 난 뉴스잖아요. 어제까지는 '그래? 유흥업소?' 원래 사람들이 마약에 대해서 되게 선입견을 갖고 있는데 마약을 어떻게 시작할 것 같아요? 우리가 마약이라고 하면 좀비거리에서 몸이 이상한 사람들을 봐서 마약을 되게 범죄자, 심약한 사람이 할 거라고 생각하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거든요. 

대개는 아주 평범한 사람들이 술 먹고 놀다가 '좋은 거 있는데 너도 한번 해 볼래?' 실제로 마약을 권유한 사람들의 80%가 지인인 거예요. 그럼 언제가 가장 좋을까요? 클럽에서 술먹고 흥분한 상태에서 '야, 신나는데 너도 이거 먹어볼래? 나도 먹어!' 그러면서 친구가 먹어요. 그럼 자기 부담감, 저항이 마약이라는 생각 자체를 못 하게 해요. 그렇게 해서 시작하거든요. 그렇게 해서 빠지는 거고. 

그래서 우리 술 먹고 사고치잖아요. 그러면 술 먹고 음주운전을 왜 해요? 술을 먹어서 하는 겁니다. 낮아져요, 경각심이. 그 상태에서 그냥 약 하나 건네주면 지금이야 우리 다 멀쩡한 정신으로 절대 안 하겠죠. 그런데 그런 상태에서는 가볍게 하는데 딱 하면 어때요? 좋아요. 좋거든요. 그렇게 해서 빠져들고 자기도 모르게 빠져드는 거죠. 

그리고 의사는 아직 어떻게 하는지는 아직은 자세한 얘기는 없는데 마약에서 가장 중요한 건. 많이들 얘기하잖아요. 부? 가난한 사람? 부자인 사람? 아니요, 접근성이에요.

◇ 박재홍> 접근성이요?

◆ 양성관> 의사가 불법적인 약. 코카인, 헤로인 그다음에 한국에서는 필로폰이죠. 빼고는 가장 잘 처방하고 쓰잖아요. 그렇죠? 그래서 연구가 있어요. 의사가 향정신성약물의 가장 5배, 적게는 3배에서 5배 정도 위험성이 높다라고 돼 있어요. 처음에 우리나라가 제일 문제 된 게 프로포폴이 2000년대 초반에 나와서 죽은 사람들 조사했었거든요. 36명인가? 환자 빼고. 어차피 프로포폴은 사람들이 잘 모르시는데 정말 많이 쓰는 마취제이거든요. 지금도 계속 쓰고 있고.

◇ 박재홍> 프로포폴은 건강검진받으러 가면 내시경할 때.

◆ 양성관> 내시경 하면 다들 하신단 말이에요. 마취 유도할 때 가장 먼저 쓰는 약 중의 하나고. 그런데 그걸 딱 잠시하면 어, 한 10분 정도 자고 일어나면 너무 개운한 거예요. 피로회복제로 많이 썼었고. 그래서 2000년대 초반에 문제가 되기 전에 죽은 사람을 다 조사해 봤더니 환자 빼고 제일 많은 사람들이 의사, 간호조무사, 간호사, 병원 직원들이에요.

◆ 진중권> 접할 수 있으니까, 바로?

◆ 양성관> 그렇죠. 저희 형이 순대공장에서 일할 때 맨날 순대를 사와요.

◇ 박재홍> 순대공장에서 일할 때? 가까이에서 있으니까?

◆ 양성관> 가까이 있으니까 하는데 사람들이 제일 무서운 게 주위에 누가 하거나, 친구나. 또는 미국에서 코카인이 유행이면 코카인을 만드는 나라, 콜롬비아에서 사실 제일 많이 해요. 그런데 우리는 다르게 생각하는 거죠. 미국에서 좀비거리, 미국에서 그러니까 심각하다고 하는데 실제로는 콜롬비아에서 제일 많이 하고 콜롬비아에서는 코카인 1g만 들고 있어도 처벌을 안 받아요. 그 정도로 심각한데 관심이 없을 뿐이죠. 그렇습니다.

◇ 박재홍> 접근성이 문제다?

◆ 양성관> 그래서 의사가 아무래도 조금 그런 게 낮아지면 가장 쉽게 향정신성 약물을 자기도 할 수 있고 '야, 이거 평소에 먹는 건데'라면서 살 빼는 약 같은 경우를 옆에서 줘볼 수도 있고. 그러면 자연스럽게 하게 되는 건데 여기서 필로폰이 나오면 그 이상은 마약 범죄자인 거고요. 왜냐하면 불법유통이니까요. 의사가 구할 수 없는 약이니까요. 

일반적인 향정신성 약물로 구할 수 있는 걸 줬다면 그런 접근성이 가장 큰 문제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리고 지인한테 줬을 거예요. 유아인도 지인 의사, 지인한테서 프로포폴을 맞았다고 돼 있거든요. 그러니까 결국에는 접근성이죠. 누군가 곁에 친구가.

◆ 김성회> 의사한테 구할 수 있는 대부분의 마약들은 사람을 가라앉히는 마약들인 거죠?

◆ 양성관> 다이어트약은 업계열이라서 흥분하고 초조하고 밥맛이 없어서 업계열이고. 그외에는 이제 진통제, 신경안정제가 대부분 다운계열. 그런데 다운계열이 사람들이 물어봐요. '그런데 왜 그게 마약을 왜 중독돼요?' 그게 다운계열이라고 하면 통증만 없애준다고 하는데 심리적인 것도 확 없어지거든요. 그러면 약을 세게 쓰면 세게 쓸수록 점점 더 강한 약. 펜타닐을 만약에 쓰면 단순히 근심, 고통, 걱정뿐만 아니라 모든 것에서 해방되는 느낌을. 그래서 구름 위에 떠다니는 느낌?

◆ 진중권> 무념무상.

◆ 김성회> 책에도 나오지만 연예인들이 업계열을 쓰면서 놀 때는 막 신나게 놀고 끝나고 나서 쉬어야 될 때는 또 다운계열을 쓰면서 며칠 동안 쉬기도 하고 이렇게 반복을 하는 경우 중의 하나가 유아인 씨였던 건가요?

◆ 양성관> 그렇다고 지금은 볼 수 있죠. 왜냐하면 우리가 너무 긴장된 상태에서 흥분하면 쉬고 싶은데 잠 안 오잖아요, 가슴 두근거리고. 잠은 자야겠어. 그럼 뭐 하면 제일 좋아요? 다운계열 딱 하면 편하거든요. 잠도 잘 오고. 그래서 다운계열은 대부분 휴식, 안정, 불안한 사람들이 하는 경향이 있고. 의사들이 솔직히 억울한 경우들이 되게 많은데요.

연합뉴스

◇ 박재홍> 억울하다?

◆ 양성관> 왜냐하면 다 그렇게 나와요, '의사가 줬다' 그런데 그런 사람들 특징이 극소수의 나쁜 의사를 제외하고는 환자한테 이 약을 쓰고 효과가 없거나 부작용이 있으면 약을 좀 바꾸면서 조절을 해야 되는데 대부분 그런 환자들은 자기가 조절해요, 임의로.

◇ 박재홍> 환자들이?

◆ 양성관> 그렇죠.

◇ 박재홍> '처방해 주세요, 이거 해 주세요, 이거 해 주세요'라고?

◆ 양성관> 그렇죠. 대부분 그렇게 와요. 대부분 다이어트약 같은 경우는 보통은 3개월 쓰고 끊어야 되거든요, 중독성이 있어서. 그런데 환자는 더 빼고 싶어요. '약 주세요'라고하면 '안 돼요'하니까 다른 병원을 막 도는 거예요.

◆ 진중권> 그런데 만약에 의사가 만약에 줬다면 이거 사실 법적으로 처벌하기 힘들지 않습니까? 의사야 내 임상적 처방에 따라서 처방을 한 거고.

◆ 양성관> 그렇죠. 그래서 그게 문제가 되고 있죠. 지금 우리나라가 향정신성 약물이나 마약 사범에 비해서 포함 안 된 부분이 의사의 처방을 받았지만 계속 조절하는 게 아니라 병원을 계속 도는 거예요. 그리고 심지어는 이게 제한이 걸려 있거든요? 28일 치 딱 넘어가면 바로 경고가 떠요. 그러면 '환자분 다른 데서 약 처방받았네요? 처방 안 됩니다' 하면 다른 사람 이름을 빌려 와요. 주민등록번호를. 엄마 거로.

◆ 진중권> 책에도 나오는 얘기인데 어느 여성 같은 경우에 매일 다른 남자를 데려온다는 거죠. 그 남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해 주고.

◆ 양성관> 다른 걸 제공하고 그 사람 이름을 빌려서 약을 받은 다음에 자기가 먹는 거예요. 왜냐하면 이미 중독돼서 한 알, 두 알로 안 되거든. 그런데 그런 걸 의사가 할 수가 없어요. 제가 신고를 해요? 그럼 그 사람이 와서 어차피 저는 알잖아요. 저희 병원에 불 지를 수도 있고 법적으로 처벌도 안 되는 상황에서 환자 개인누설정보법으로 저희가 또 의사가. 그러니까 의사가 할 수 있는 게 그런 환자가 왔으면 약을 안 주는 것 말고 그것밖에 없어요.

◆ 진중권> 막 행패를 부리는 사람들도 있지 않습니까? 난동치고. 실제로 한번 그런 사람 겪어본 적이 있습니까?

◆ 양성관> 작은 병원 응급실은 보안요원이 없잖아요. 그래서 진단받은 걸 들고 와요. '급성췌장염이다 진단서 받았어' 그래서 약을 달라고 행패를 계속 부려요. 실제로 진짜 아픈 경우도 있어요. 약을 한 번 주면 다음번에도 딱 와서. 그럼 검사해야 되거든요, 췌장염이면. CT 찍어야 되고. 그러면 나 검사 다 필요 없고 다 필요 없고 약 달라고 그래요. 그런데 큰 병원이면 어림도 없는데 작은 병원이면 없잖아요. 보안요원 없거든요. 10분이고 20분이고 난리치고 '왜 그때 줘놓고 지금 안 주냐'라고 하면 의사로서도 정말 힘들어요.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거든요. 그 사람을 신고할 수도 없고. 사실은 속수무책이죠. 그러면 도는 거죠, 주는 병원으로.

◆ 진중권> 그런 데로. 이른바 뚫린 데.

◆ 양성관> 뚫린 병원. 자기들끼리 명단을 공유하기도 하고.

◇ 박재홍> 지난 4월에 대치동 학원가에 마약 음료 사건이 있었습니다. 오늘 주범이 1심에서 15년 선고를 받았는데 당시에 필로폰과 우유를 섞은 음료였어요. 이런 범죄는 어떻게 이해해야 됩니까? 당시에는 협박용으로 했던 범죄였던 것 같은데.

◆ 양성관> 원래 대개는 마약을 중독을 시켜서, 원래는 대부분 여자한테 중독을 시키죠. 그래서 약간 성적인 걸 요구하는 경우가 가장 흔하고요. 아니면 버닝썬 사태처럼 강간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 원래 흔하고. 아니면 중독을 시켜서 돈을 뜯어내요. 이게 중독되는 순간 이 사람은 죽기 전까지는 나의 단골이란 말이에요, 마약 사이트에서. 그래서 원래는 경제적 이득을 착취하는 건 맞는데 이번에는 그냥 한 번 먹이고 마약했다는 걸로 협박을 해서 받는 경우는 사실은 우리나라 마약 역사상에서는 거의 처음 있는 일이 아닌가.

◆ 김성회> 이게 마시는 경우에도 중독이 되긴 합니까?

◆ 양성관> 됩니다.

◆ 김성회> 제가 여쭤보는 이유는 어떤 회사에서 부사장이 사장을 밀어내려고 계속적으로 술집에 같이 가서 조금씩 마약을 타서 한 1년인가 먹인 다음에 '사장이 마약 한 사람이다'라고 신고를 해서 됐는데 결국 검사들이 밝혀내는 과정에서 이 사람은 자기가 자의로 먹지 않았다는 것이 확인은 됐는데 이런 정도로 6개월 이렇게 먹으면 자기가, 먹는 사람이 모르게 먹일 수가 있는 건가요?

(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17일 오전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에서 열린 강남 학원가 마약음료 사건 중간수사 브리핑에 압수된 마약음료와 설문지 등이 놓여 있다. 2023.4.17 ondol@yna.co.kr 연합뉴스

◆ 양성관> 모르게 처음에는 먹일 수 있죠. 왜냐하면 약을 약하게 쓰면 되거든요. 그러면 단순히 '기분이 좋네 왜 이러지?' 하다가 점점 더 늘려가면 이게 자기가 중독되면 사람들이 신고를 하거나 할 것 같은데 그게 아니에요. 중독이 되고 금단증상이 딱 오면 진짜 자기가 죽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무조건 마약을 합니다.

그때 유력 정치인의 아들이 마약으로 조사를 받는 상태고 자기 아버지가 유력 정치인인데도 5일 만에였나? 바로 가서 마약을 했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사람들이 이미 중독된 상태를 이건 중독이 안 된 사람은 이해를 못해요. 그렇기 때문에 이미 중독이 된 상태에서는 내가 경영권을 빼앗기고 돈이 문제가 아닌 거예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무조건 마약을 해야 되는 거예요. 그 점을 사람들이 잘 모르시더라고요.

◇ 박재홍> 그래서 마약 하면 또 뉴스에 나오는 재벌2세나 톱스타 연예인들이 연루된 것으로 보지만 교수님 책에 나온 통계를 보면 '실제로는 오히려 가난한 사람들이 더 마약을 하게 된다' 이런 구절이 있더군요. 실제 통계를 바탕으로 조사한 내용인 거죠?

◆ 양성관> 네, 이거는 대검찰청에서 통계가 나온 거고 가장 확실한 조사인데. 사람들이 마약이라는 게 모든 것을 다 누리는 사람과 그 극단에 있는 아무것도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다 함께하는 거거든요. 그러면 당연히 돈이 많은 사람은 적죠. 그렇죠? 그리고 그 사람들은 이제 돈으로 누릴 수 있는 건 다 누렸는데 그 이상을 누리고 싶으니까 마약을 하는 거고. 아무것도 없는 사람들은 일상의 소소한 행복이나 이런 게 없단 말이에요. 그러면 한 방에, 가장 강력한 거를 원할 수밖에 없으니까. 그리고 잃을 게 없잖아요. 마약 한 번 해 보는 거죠.

◇ 박재홍> 2022년 기준 마약사범이 1만 8395명인데 무직자가 31.5%, 회사원이 6.2%, 예술 연예계 종사자 0.4%.

◆ 양성관> 실제로 연예인들은 그런 연예인이 많지도 않은 데다가 우리가 보도를 계속 듣는 게. 보세요. 돈스파이크, 유아인, 이선균, GD. 4명이란 말이에요. 작년에 마약사범들 1만 8000명이었는데. 대부분은 일반인들이 하고요. 무직이 왜 많은 이유는 이게 약간 좀 그런데 마약 하면 이번에 GD가 그전 영상들 보면 좀 이상하거든요. 그게 왜 그래요? 그럼 일상적인 생활이 안 돼요. 직장에서 잘려요. 그러면 돈이 없죠. 그러니까 마약을 해서 무직이 될 수밖에 없고 무직이 되니까 또 어쩔 수 없이 뭐 해야 돼요? 돈 벌어야 되잖아요. 범죄하니까 마약으로. 돈을 벌기 제일 좋은 방법은 뭘까요, 그 사람들이?

◆ 김성회> 마약의 중간책이 되는 거.

◆ 양성관> 바로 그거죠. 잘 아시네. 마약 유통하시는 거예요. 왜냐하면 기존 연락책이 있으니까 많이 사서. 많이 사면 싸게 사거든요. 조금씩 조금씩 팔고.

◇ 박재홍> 다단계 비슷하게?

◆ 양성관> 똑같죠. 그래서 그거를 처음에는 마약 중독자로 시작해요. 하선이라고 그러는데, 업계 용어. 전문 용어로. 점점 올라가요, '상선' 상선이 된다 그러거든요. 감옥에 가면 더 좋죠. 왜? 정보가 공유되잖아요. 그래서 마약이 큰집. 보통 우리가 큰집이라 그러잖아요.

◇ 박재홍> 교도소를?

◆ 양성관> 학교라고 그러는데 마약 사범자들 사이에서는 마약사관학교라 그래요. 모든 정보를 공유하는 겁니다, 거기서. 왜? 마약 사범들끼리만 같은 방에 있어요.

◆ 진중권> 갔다가, 들어나오면 학위를 받아 나오는 거네, 그냥?

◆ 양성관> 그렇죠, 그래서 사관학교라는 그러는 거죠. 그런데 이게 참 대책이 어려운 게 중독자를 다른 방에 퍼뜨리면.

◆ 김성회> 일반 사람들에게 마약을 또 전달하니까.

◆ 양성관> 그러니까요.

◇ 박재홍> 그래서 마약사범끼리 계속 모여 있게 하고?

◆ 양성관> '향방'이라 그러거든요. 일단 시작하면 돌이키기가 참.

◇ 박재홍> 그러니까 지금 과장님 책 보면 '마약은 천사의 탈을 쓴 악마다, 천사의 탈을 쓴 악마다. 마약 근처에도 가지 말아야 된다' 

◆ 양성관> 그렇죠, 접근성. 제 책에다 마약에 대한 지식을 모아놓기는 했는데 책을 읽어보면 지식은 알 수 있죠. 그런데 마약에 대한 지혜는 딱 하나입니다. 하지 않는 거. 너무 간단한 거거든요. 처음에는 잠깐 피로가 회복되고 힘이 나고 잠이 안 오고 될 수 있거든요. 그래서 사람들이 천국을 봤다, 인공라운드 얘기하는데.

◇ 박재홍> 천국이라는 단어는 안 쓰시면 좋겠습니다.

◆ 양성관> 죄송합니다. 결국에는 다 중독, 내성으로 지옥으로 가거든요. 범죄, 죽음 그런 걸로 가기 때문에 쉽게 말해서 천사의 탈을 쓴 악마다. 천국을 보여주지만 결국 보여주는 건 지옥이라는 게 모든 마약 중독자들이 처음에는 멀쩡할 때는 처음에는 좀 지탱이 되니까 이거…

[프로농구 서울 SK 구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연합뉴스

◇ 박재홍> 조절할 수 있겠다?

◆ 양성관> 다 조절할 수 있다. 나는 일주일에 한 번 주말에 클럽에서 술 먹을 때만 하겠다 그렇게 시작하거든요. 그런데 결국에는 몸이 이미 변해요.

◇ 박재홍> 그러니까 이선균 씨나 어제 뉴스 나온 빅뱅의 지드래곤이나 이분들도 업계에서 최고의 스타들 아니었습니까? 본인들이 하다가 걸리면 끝난다는 걸 다 알고 있지만 그래도 그걸 끊을 수 없었던 그 무엇인가가 있었던 거네요?

◆ 양성관> 그렇죠. 처음에는 아무 생각 없이 아까 말했지만 지인들이 권유하니까 다 옆에서 하니까 나도 한번 해 볼까? 그래서 10대, 20대가 되게 쉽게 시작하고 하다 보니까 중독되면 이제는 중독이 됐기 때문에. 계속 얘기하지만 중독이 되는 순간, 선을 딱 넘는 순간에는 이성적인 판단이 안 되죠. 그런데 그걸 자꾸 이성적으로 우리는 이해를 하려고 하니까 이해가 안 되는 건데 그런 세계가 있는 거예요.

◇ 박재홍> 일단 마약의 역사를 보면 그게 원래 처음부터 마약이 있었던 게 아니라 사실은 인류가 마약의 위험성을 알기 전에 만병통치약의 일종으로. 어떤 치료용으로 쓰여졌던 게 남용되기도 하고 그렇게 된 거 아니었습니까?

◆ 양성관> 그렇죠. 처음에는 현대의학이 발전되기 전에는 항생제도 없고 치료약 자체가 없었죠. 그러면 일단 통증만 없애면 되잖아요. 그러면 마약성 진통제 계열. 아편, 모르핀으로 했었고 핵심은 19세기입니다. 19세기에 대량 생산으로 약들이 어마어마하게 나오거든요. 예전에 조금씩 조금씩 퍼지다가 이게 갑자기 확 퍼지게 된 거죠. 그런데 효과는 확실히 있었어요. 왜? 진통제 먹으면 일단 통증은 다 없어지니까. 

그런데 결국에는 그렇게 대규모로 쓰다 보니까 이제 사람들이 부작용을 나중에서야 알게 된 겁니다. 그러다가 규제는 항상 늦게 따라와요. 그래서 이미 19세기에 남북 전쟁. 미국 같은 데 남북 전쟁에서 모르핀이 대량으로 공급되면서 중독자가 나왔는데 문제가 된다고 해서 규제가 시작된 게 20세기 초거든요. 기술은 항상, 혁신은 항상 가장 먼저 나오고 그다음에는 부작용이 다음에 등장한 다음에 규제는 맨 마지막에 나와요. 그러니까 처음부터 잘해야 되는데 그런 것들이 좀…

◆ 진중권> 만병통치약이라고 그러면 옛날에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집에다 양귀비 좀 키우고 그걸로 다 상비약처럼 썼는데. 필로폰도 처음에는 피로회복제로 개발된 의학제품 이름이었다고요.

◆ 양성관> 그게 대개는 20세기, 2차 세계대전 때 피로회복제, 자양강장제 우리가 흔히 먹는 레드O이나 박O스 그런 걸로 시작했거든요. 어디다 공급했어요, 주로? 세계 2차대전. 일본과 독일에서.

◆ 김성회> 군인들한테.

◆ 양성관> 군인들. 왜요? 졸리잖아요. 전투력 향상을 하는 거죠. 실제로 상승했어요. 그게 조금… 처음에는 몰랐는데 그게 또 1mg이거든요. 용량이 되게 낮은 거라서 좀 약간 흥분 효과와 그런 효과가 있었는데 사람들이 마약이라고 그랬잖아요. 내성도 생기다 보니까 점점.

◆ 진중권> 늘어나는 거지.

◆ 양성관> 계속 용량을 늘려요. 자기가 먹거든요. 우리가 아프면. 그러니까 고혈압약은 하루에 한 번 먹는데 빼다보면 조절 안 되냐고 환자가 2알 안 먹는데 진통제나 그런 약들은 '아프네?'하면 한 번 더 먹고. '잠이 안 오네?'하면 한 번 더 먹고. 콜라 한 잔 마셔야 되는데 두세 잔을 마시잖아요. 그렇게 중독되거든요.

◆ 진중권> 헤로인도 그랬다고요?

◆ 양성관> 모르핀에서 헤로인이 나왔는데 아편이 기침 억제 효과가 있거든요. 그래서 더 강하고 우리는 안전한 약이라고 나와서 만들었는데 효과는 있죠, 당연히 처음에. 그런데 중독이 되면 나오고 나서 시간이 걸리는데 그 시간 동안 이미 퍼졌고 당시 약에 대한 제재가 없었던 거죠. 지금처럼 우리가 법으로 정할 수 있는 게 아니었기 때문에. 그래서 조금 문제가 많이 됐습니다.

마약을 상습 투약한 혐의를 받는 배우 유아인이 21일 서울 중앙지법에서 열린 두 번째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지난 5월25일 경찰 수사 당시 청구된 첫 번째 구속영장이 기각된 지 119일 만이다. 박종민 기자

◇ 박재홍> 그때는 그럼 약인 줄 알았다가 또 본의 아니게 중독이 돼서 인생이 힘들어진 분도 꽤 많았겠군요.

◆ 양성관> 그렇죠. 그때는 19, 20세기 초반은 사실 야만의 시절이었잖아요. 그때는 어쩔 수 없었고. 근대화되기 전에. 그런데 지금은 완전히 다른…

◇ 박재홍> 미국 필라델피아 좀비 거리. 펜타닐이 중독이 원인이었는데.

◆ 진중권> 무섭더라고.

◇ 박재홍> 그게 또 막 SNS에 사진 돌아다니는 게 실화예요, 그게?

◆ 양성관> 실화죠. 그게 미국이라서 문제가 된 거지 이미 콜롬비아에서는 헤로인 거리라고 따로 있었어요. 마약 중독자들이 노숙을 하고 있었는데 보도가 안 된 것뿐이죠. 미국이라는 것이 엄청난 충격이었고. 그러니까 너무 많이 느니까 통제 자체가 아예 안 되는.

◆ 김성회> 그러면 이게 결국은 시장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로 접근할 수밖에 없는데요. 대마초를 포함해서 미국이나 많은 나라들이 태국도 그렇고 점점 더 합법화로 가는 길도 있고 우리나라는 아직도 완전하게 불법으로 하고 규제를 강하게 하는데. 그러니까 개인의 몸은 개인이 알아서 하는 거다라는 의미에서 풀어는 놓지만 샌프란시스코 같은 경우는 지금 시장이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서 점점 더 규제하는 쪽으로 돌아서고 있고. 펜타닐의 거리 이런 게 등장하는 거는 글쎄요, 동양 문화권에서는 개인의 선택이 저렇게 좀비로 있는 게 가능하다? 이렇게는 잘 안 받아들여지는데 규제와 합법화 사이에서는 어떤 생각들을 가지고 계십니까?

◆ 양성관> 규제를 해야죠, 나쁜 건데. 미국 같은 경우는 뉴욕주 같은 경우는 21년 3월달에 합법화를 시켰거든요. 60개의 허가를 줬어요.

◇ 박재홍> 뭘 합법화시켰죠?

◆ 양성관> 대마. 대마를 합법화해서 팔았단 말이에요, 합법화로. 그랬더니 그 사람들이 원래 대마만 팔아야 돼요, 성인한테. 미성년자한테 팔고 농도 10배짜리를 팔고, 펜타닐도 팔고 모든 마약을 다 파는 거예요. 그런데 거기다가 허가를 60개를 해 줬죠. 불법인 곳이 1500곳이 등장한 거예요. 

그러니까 마약이 개인이 처음 시작하면 통제할 수 있다고 그러는데 정치인도 마찬가지거든요. 통제할 수 있다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뉴욕 같은 경우는 옆의 주가 시작해요. 그러면 그 사람들이 옆의 주에 가서 사니까 '일단 우리 세금 걷자' 그래서 시작했고. 2013년도에 미국에서 대마 합법화 찬성 비율이 처음으로 역전을 했어요. 반대보다 합법화 찬성 비율이 높으니까 오바마 대통령이 '각 주에서 알아서 해라, 우리는 모르겠다. 연방정부는 책임 안 지겠다'

◇ 박재홍> 과장님 한 번 더 모셔야 될 것 같은데 아이돌 출신 남태현 씨가 국정감사에 지난 12일 나와서 '약물 중독 혼자서 해결할 수 없다, 정부 지원 늘려야 된다' 직접 나와서 증언도 했습니다. 교수님 한 1분 남았는데 이게 위험성 알지만 그러면 이게 또 한 번 손댔으면 다시 우리 사회에 복귀시킬 수 있는 방법도 필요하고 그 지원 대책이 필요할 것 같은데 의사로서 그러면 이게 우리 사회가 어떻게 대응해야 되고 지원 대책 뭐가 필요합니까?

◆ 양성관> 첫 번째는 치료입니다. 약물적 치료를 적극적으로 해야 되는데 한 1~3주 정도 치료를 하고요. 그러면 돌아오는 데까지는 약물 치료뿐만 아니라 1년에서 1년 6개월 정도의 생활, 재활 치료가 필요하거든요.

◇ 박재홍> 돌아올 수 있어요?

◆ 양성관> 돌아올 수 있죠. 그런데 그 사람들 아까 얘기했잖아요. 마약을 하면 거의 가난해지기 때문에 집도 없고 가정들 다 끊기고 돈도 없는 상태에서 국가에서 마약 일단 치료 지원해 주고 치료가 끝나고 나서 병원에서 퇴원했어요. 재활 어떻게 할 거예요. 밤에 혼자 있는데 또 마약…

◆ 김성회> 사실 참는 거잖아요.

◆ 양성관> 그렇죠. 그래서 재활 치료를 해야 되거든요. 24시간 재활 치료하는 곳이 지금은 국가가 운영을 하고 있지 않죠. 1년씩 해야 되는데. 민간에서 하는데 잘 되지 않고, 당연히. 그런 문제가 있습니다.

◇ 박재홍> 이제 더 이상 마약 청정국이라는 생각을 버리고 그 부분의 디테일한 정책적 보완, 대책도 필요해 보이네요. 일단 오늘은 여기까지 뵙고 또 모시도록 하겠습니다. 의정부백병원 가정의학과 양성관 과장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과장님.

◆ 양성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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