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날 근무 이탈 '공방'…소방청장 "초동대응 지장 안 줬다"
[서울=뉴시스]변해정 김혜경 기자 = 26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종합 국정감사에서는 이태원 참사 당일 소방청장 직무대행이던 남화영 현 청장을 비롯한 소방청 간부들이 근무지를 이탈하고 음주를 했다는 논란에 대한 공방이 벌어졌다.
남 청장은 이태원 참사 당일 밤 청장을 포함한 간부들이 근무지를 이탈하고 술을 마셨다는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의 질책에 "초동 대응에 지장을 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용 의원은 남 청장에게 "작년 10월29일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토요일 (오전) 10시30분부터 이미 충북 괴산 지진과 봉화 매몰 사고로 소방의 중통단(중앙긴급구조통제단)이 가동됐고 당시 단장이던 청장은 구조 활동이 한창이던 오후 8시36분 자택으로 귀가해 10시52분에 이태원 참사를 처음 보고 받고 11시14분에 청사에 도착했다"며, "중통단 근무 중 왜 자택에 갔느냐. (자택에 가서 청사로 복귀할때까지) 2시간 38분 동안 뭘 했느냐"고 따져 물었다.
용 의원은 이어 "자택에서 술을 드셨다. 소방청 간부들이 같이 가서 함께 술자리를 벌였다", "대형 재난 상황에 심지어 긴급구조의 컨트롤타워인 중통단 가동 중에 근무지 이탈로도 모자라 음주까지 했다"며 남 청장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중통단 단장이 정위치 근무를 벗어나서 음주를 한 것도 매우 심각한 일인데 핵심 간부들까지 함께 중통단 근무를 내팽개친 것"이라고 압박했다.
또 "통제단 근무 중 소방기관의 장은 정위치 근무라고 명시됐다"며 남 청장이 이태원 참사 당일 근무지를 이탈한 것이라고 재차 지적했다.
이에 대해 남 청장이 "정위치 근무라는 것은 1시간 이내에 사고가 생겼을 때 언제든지 응소가 가능하면 되는 것"이라고 했고, 용 의원은 "그래서 1시간 이내에 오기만 하면 돼서 술을 드셨냐"고 재차 따졌다.
그러자 남 청장은 "자택에서 직원들 위로해주려고 가볍게 한 잔 먹었다"며 "(이태원 참사) 상황 보고를 받고 바로 자리를 파(종료)했다"고 설명했다.
남 청장의 대리운전 지시와 근무지를 이탈한 간부들의 초과근무수당 신청 의혹도 도마 위에 올랐다.
용 의원은 이태원 참사 사실을 보고 받은 남 청장이 청사로 복귀하면서 당시 음주로 현장에 운전할 사람이 없자 근무 중이던 청사 직원을 불러 대리운전을 시켰다며 "직원에게 대리운전을 시킨 것도 문제인데 당시 해당 직원은 중통단 근무자였다"고 했다.
이에 남 청장은 "사무실로 빨리 복귀하기 위해 제 집을 잘 아는 직원을 부른 것"이라며 "차를 타고 보니 그 직원이 중통단 근무자라고 이야기를 해서 알았다"고 해명했다.
용 의원은 "중통단 단장이 중통단 근무자도 모른다면 그것 자체로 심각한 문제"라고 거듭 지적하며 "이태원 참사 직전 소방청 중통단 근무자 중 근무지 이탈을 한 직원은 이들 뿐이 아니다"라고 실명을 조목조목 거론했다.
이어 "이태원 참사 수사 중 경찰이 6명의 근무지 이탈을 적발해 소방청에 징계를 요청했지만 현재 이들은 징계 처분을 받지 않았다"며 "(당시) 중통단 근무자는 총 13명이다. 이 중 현장 관리관으로 현장에 내려간 2명을 제외하면 11명이 정위치 근무를 하고 있어야 되지만 청장을 포함한 9명이 근무지를 이탈했다"고 지적했다.
용 의원은 "봉화 광산 매몰로 광부들 2명이 구조를 기다리고 있던 그때 그리고 이태원 참사로 159명 희생자 비롯해서 350여명의 시민들이 살려 달라고 하고 있을 때 9명의 소방청 간부들은 자리를 이탈했다"고 했다.
남 청장은 용 의원의 지적에 대해 "올해 2월 달에 서울경찰청으로부터 근무지 이탈 혐의자에 대해 명단을 통보받았다. 행정처분을 하기 위해서는 구체적 사항이 파악돼야 하는데 현재 검찰에서 수사가 진행 중"이라며 "관련 자료를 받는 즉시 행정처분을 하겠다"고 답했다.
남 청장은 또 "통제단장의 정위치 근무가 어디냐 하는 부분에 대해 용 의원은 통계단장이 늘 사무실에 있어야 된다고 했는데 그 부분은 도저히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이태원 참사 당일 남 청장 본인은 통제 단장으로써 근무지 이탈을 하지 않았고 정위치 근무를 했다는 의미다.
용 의원과 남 청장의 근무지 이탈을 둘러싼 공방은 오후 국감에서도 계속됐다.
용 의원은 남 청장에게 "정위치 근무는 감독, 순시, 현장 근무 등을 말한다. 이것은 당연히 응소 대기 중이 아니라 업무 중임을 의미한다"며 "여기에는 근무하고 있는 직원들을 데리고 자택에 가서 같이 술을 마시는 것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백번 양보해서 지휘선상 근무라고 하더라도 근무하는 것"이라며 "근무시간에 간부들 불러다가 격려차 술 마시는 것이 적절하냐"고 호통쳤다.
이에 대해 남 청장은 "통제단장은 지휘선상 개념이다. 상황 보고를 받으면 대응할 수 있는 체계만 갖추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jpyun@newsis.com, chki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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