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중고 겪어도 “무조건 간다”...있는 그대로 털어놓는 차박의 진실 [가을 차박②]
내일을 위해 눈을 붙였다. 사실 그도 잠시였다. 첫 차박의 여운을 놓치고 싶지 않아 늦게 잠이 들었다. 하지만 일출은 놓치고 싶지 않았다. 더구나 동해의 최북단에, 바다가 코앞인 곳에서의 일출이다. 한 순간도 안 담을 수 없었다. 일출 예정 시간은 6시.
아빠가 부산스럽게 뭔가를 하고 있으니 꼬맹이들도 창문에 얼굴을 내밀고 해 뜨는 것을 감상했다. 새해 일출이나 특별한 날의 해돋이는 아니지만 이 두 녀석에게는 생애 첫 바다 일출이다. 부디 오래 이 순간을 기억했으면 하는 바람을 속으로 되뇌었다. 그리고 타오르는 태양을 향해 온 가족의 건강과 행복도 기원했다. 우리 가족 모두의 첫 차박이자 바다 일출이니 분명 이뤄지지 않을까란 기대감도 품었다.
한참을 올라간 끝에 대관령 정상에 다다를 때 쯤. 목적지 양떼목장이 보인다. 양이 그려져 있는 간판만 보고 꼬맹이들은 무장해제다. 빨리 양떼 앞으로 가고파 들썩들썩이다. 차문이 열리자마자 서늘한 공기가 훅 들어온다. 역시 해발 1000m 가까운 곳의 공기는 다르다. 입구부터 시작하는 잿빛 양떼의 향연은 귀여움 그 자체다. 짙푸른 하늘과 초록 들판, 그리고 점박이처럼 흩어져 있는 양떼들이 흡사 하늘의 구름을 방영시켜놓은 듯 하다. 자연도 수려한 양떼목장이지만 양떼를 보는 것도 절경 포인트에 포함이다.
우리가 몰랐던 ‘국내 최대’가 평창에 있다. 국내에 들어 선 바위공원 중 평창의 그것이 가장 크다. 무려 17만㎡가 넘는다고 하니 꽤 넓은 셈이다. 그 공간에 123개나 되는 거대한 바위들이 각자 이름에 걸맞는 모습으로 있다. 하나하나 살펴보는 것도 상당히 흥미롭다.
주변에 화장실 말고는 편의시설이 없다는 것이 단점이라면 단점이지만 인근 음식점이나 마트에서 일정 금액 이상 직접 배달을 해주는 만큼 크게 불편함은 없다. 아울러 공식적인 캠핑장이자 차박지라는 점이 안정적이다. 기본 매너만 지킨다면 눈치 등을 볼 이유가 없다는 얘기다. 다만 아쉽게도 장작을 활용한 모닥불은 피울 수 없다. 그래도 이색 바위도 보고, 평창강의 물소리도 듣는 건 힐링의 조건이라 해도 무방하다.
2) 힘들다? = 온갖 취사도구부터 수면용품까지 준비해야 할 것이 산더미다. 아니 산더미가 될 수 있다. 하지만 포기할 줄도 알아야 한다. 진짜 필요한 장비와 도구만 챙긴다면 버겁지 않다. 물론 차박 초보자라면 시행착오 한 번쯤은 각오해야 한다. 나아가 차박 숙련자들이 얘기하는 장비발은 꽤 귀담아 들을 만 하다. 물론 가성비 있는 지름에 한 해서다.
4) 그래서 또 간다? = 간다. 확신한다. 올 겨울 오기 전에 또 간다. 내가 손수 일일이 준비해서 떠난 여행이라 그런지 모르겠지만 더욱 의미 있게 남았다. 특히 가족과 함께 복작복작 차 안에서 한 이불 덥고 잔 게 언제였는지 모르는 분들이라면 꼭 도전해보길 바란다. 추억과 낭만은 기본이다. 사랑이 살포시 얹혀질 수 있다.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옛말은 진리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최고 분양가 370억, 관리비도 수백만원…남현희 신혼집, 어디길래 - 매일경제
- “괜히 탔다, 내릴 때 짜증났다”…‘한국인 먼저’ 독일車 타보니 “돈이 웬수” [카슐랭] - 매
- “남현희 예비신랑 전청조는 여자”...사기전과 의혹까지 ‘충격’ - 매일경제
- 빈살만이 尹 태운 차 자세히보니…“작년 한국올때 가져온 그 벤츠” - 매일경제
- 만취한 여직원 몸에 올라탄 대표…성행위 시도하다 결국 - 매일경제
- 이선균 외 ‘마약 혐의’ 유명 연예인 추가 입건 - 매일경제
- 아시아 2위 부자였는데… 6년 만에 재산 98% 증발 ‘무슨 일’ - 매일경제
- 중3 여학생과 정식으로 사귄 직업군인…결국엔 성행위까지, 재판 결과는 - 매일경제
- [단독] 국민연금도 영풍제지에 물렸다…“내 노후자금이 작전주에 당했다니” - 매일경제
- AG은 안 되고 APBC는 된다? 이의리 발탁 논란…근본적 문제는 선수 향한 예의와 존중, 염치불고 - M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