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고삼호수에 후쿠시마 비유는 안 맞다

경기일보 2023. 10. 25. 03:01
음성재생 설정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학용 의원(안성)이 국감에서 SK하이닉스의 폐수처리를 걱정했다. 용인에 들어설 SK하이닉스 공장의 폐수가 안성으로 흘러간다. 이를 걱정하면서 문제를 다룬 2021년 협약도 비난했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 조성 상생협력 협약’이다. 당시 이재명 지사가 주도하고 김보라 안성시장과 백군기 용인시장이 서명했다. 협약 내용에는 안성시가 요구한 6개항이 들어가 있다. 바로 이 협약을 김 의원은 ‘불공정 협약’이라고 규정했다.

“맹독성 물질이 포함된 하루 36만t의 폐수를 안성 고삼호수로 흘려보낸다. 후쿠시마 방류수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감시하에 내보내지만, 폐수는 고여 있는 고삼호수로 들어와 유해 물질이 가라앉아 축적될 수 있다.” “과거엔 고삼호수를 우회해 방류하겠다는 입장이었으나 직접 방류하는 것으로 변경했다.” “농산물의 용인 급식 남품과 관련해서도 용인에서 생산되지 않는 농산물 50%로 제한하는 등 일방적으로 불리한 불공정 협약이다.”

안성시민의 걱정은 당연하다. 그 협약이 안성시민 모두의 뜻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다. 고삼호수를 터전으로 살아가는 인접 주민이라면 더 그렇다. 고삼면 어업계 주민들은 협약 체결 당시부터 극렬히 반대했었다. 경기도 국감이니 이 얘기를 전한 것이다. 그는 2021년 협약의 보완을 주문했다. “용역을 진행해 폐수를 계속 방류하면 문제가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동연 도지사는 “문제를 구체적으로 짚어 보겠다”고 답했다.

지적된 협약 내용을 다시 챙겨보자. 폐수의 생물학적산소요구량(BOD)이 제시돼 있다. 연평균 ℓ당 3㎎ 이하, 실제 ℓ당 2㎎ 이하로 구체적이다. 안성시민을 위한 내용도 여럿 있다. 산업단지 안성 우선 배정, SK건설과 공동 산단 개발, 용인 평온의 숲 이용료 안성시민 감면, SK 사회공헌에 용인·안성 동일 수준 책정 등이다. 농업 지원책도 많다. SK하이닉스에 안성 쌀 사용, 용인 학교급식에 안성 농산물 사용, 원삼농협에 안성 농산물 판매 등이다.

틀어진 것 없다. SK하이닉스 가동은 멀었다. 폐수 수치는 정해 놨으니 그때 점검하면 된다. 안성시민·농민을 위한 약속도 그렇다. SK하이닉스가 가동해야 본격화된다. 지역 걱정은 좋은 일이지만 과한 해석이 전제되면 무리다. ‘후쿠시마 비유’가 특히나 거슬린다. 야권의 대정부 투쟁 화두였다. 이에 진저리를 쳤던 국민의힘이다. 국민의힘 소속 김 의원이다. 경기도 국감을 하면서 고삼호수와 SK하이닉스에 굳이 끌어다 붙일 필요는 없었다고 본다.

경기일보 webmaster@kyeonggi.com

Copyright © 경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