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 이어 민주노총도 '회계 공개'…고용장관 "노동개혁 성과"(종합)

강지은 기자 2023. 10. 24.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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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집행위, 개정 노조법 시행령 등 대응방안 논의 결과
전날 한국노총 이어 수용…공시수용 별개로 투쟁은 강화
이정식 "노동개혁 성과 나타나…노조 자주성 높아질 것"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지난 4월21일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 입구에서 고용노동부 관계자들이 회계 자료 미제출 노동조합 현장조사를 하기 위해 한상진 대변인 등 민주노총 관계자들에게 출입을 요청하고 있다. 2023.04.21.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 강지은 기자 =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24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에 이어 정부가 요구한 노동조합 회계 공시를 수용하기로 했다. 세액공제 혜택 제외 등 조합원에 대한 불이익을 막기 위한 조치라는 게 이유다.

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서울 정동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중앙집행위원회 회의를 열고 '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및 소득세법 시행령' 대응 방안을 논의한 결과, 이 같이 결의했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그간 노조 회계 공시와 조합비 세액공제 혜택을 연계하는 내용의 노조법 및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안을 '노조 탄압'이라며 반발해 왔는데, 기존 입장에서 한발 물러나 회계 공시에 응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이다.

민주노총은 "노조를 믿고 민주노총의 방침과 결정에 따라 투쟁해온 조합원에게 불이익을 주지 않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또 회계 투명성을 빌미로 한 윤석열 정부의 노조 탄압과 혐오 조장을 저지하고, 국민의 신뢰를 확대해 정권의 노동 탄압에 맞서 힘 있게 투쟁하기 위해 회계 공시를 결정하기로 했다고 부연했다.

한국노총도 전날 "총연맹이 회계 결산 결과를 공시하지 않을 시 발생할 조합비 세액공제 혜택 제외 등 조합원 피해가 없도록 하기 위해 노조 회계 공시 시스템에 결산 결과를 등록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고용노동부는 노조 회계 투명성 강화를 위해 이달 1일부터 노조가 '노조 회계 공시 시스템'(https://labor.moel.go.kr/pap)에 결산 결과를 공표해야 조합비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공시 대상은 조합원 수 1000명 이상인 노조와 산하 조직이다. 11월30일까지 2022년도 결산 결과를 시스템에 공시해야 조합원이 내년 1월 연말정산 때 15%의 조합비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해당 노조와 산하 조직이 공시해도 양대노총 등 총연맹을 비롯한 상급 단체와 산별 노조가 공시하지 않으면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없도록 해 노동계는 "노조 탄압", "상급단체 탈퇴 부추기기"라고 비판해왔다.

[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노동조합 회계공시 제도 시행’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3.10.05. kmx1105@newsis.com


민주노총은 다만 이번 회계 공시 수용과 별개로 노조 통제를 위한 시행령 규탄 투쟁은 강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민주노총은 "우리는 부당한 노조법 및 소득세법 개정을 추진할 것"이라며 "세액공제와 무관한 운영자료 등 노조 활동에 대한 개입과 간섭에 대해서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개정된 노조법 및 소득세법 시행령은 모법에 위임 조항이 없는 내용을 노조에 강요하는 것으로 위임 입법의 범위를 벗어난 것이며, 노조법상 노조의 지위를 가지지 않는 산별 노조의 하부 조직에도 공시 의무를 부과한 것은 과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민주노총은 하반기 예상되는 정부의 노동개악을 저지하기 위해 강력한 투쟁으로 정부의 정책 전환을 강제할 것"이라며 "2023년 전국노동자대회를 최대 규모로 성사시키고, 정권에 맞서 각계각층과 투쟁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한국노총도 전날 상급 단체가 회계를 공시하지 않으면 산하 조직도 세액공제 혜택에서 제외되는 방식을 사실상 '연좌제'로 규정하고, 2주간 청구인단을 모집해 헌법소원 심판 청구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부당한 정부의 노조 운영 개입을 근본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법률 개정도 추진할 방침이다. 한국노총은 "공권력의 노조 운영 개입과 통제의 근거가 되는 노조법상 각종 규정 개정을 국회에 요구할 계획"이라고 했다.

한편 양대노총의 회계 공시 동참에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이 장관은 "노사 관계의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한 노동개혁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양대노총 참여를 통해 노조의 투명한 회계 공시가 확산되면 조합원과 국민의 신뢰를 바탕으로 노조의 민주성과 자주성이 한층 더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노조 회계 공시 제도가 현장에 차질 없이 정착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6시 기준 공시 시스템에 결산 결과를 공표한 노조는 36곳으로 집계됐다. 이 중 한국노총 소속은 12곳, 민주노총 소속은 2곳이다.

전체 공시 대상 노조와 산하 조직(673곳) 중 양대노총은 552곳(82%)으로, 향후 이들 노조의 참여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kkangzi8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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