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향 가득한 가을…전국 국화축제 속으로 ‘풍덩’

김지헌 인턴 2023. 10. 24.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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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익산과 충남 홍성서 29일까지
대륜대작·현애·입국 등 다양한 국화작품 눈길
10월27~28일부턴 충남 부여·경남 창원(마산)서
11월3~12일엔 충남 서산서
사과·김장재료 등 농특산물 구입은 ‘덤’

'간밤 무서리에 / 추운 기색도 없이 / 담담히 서 있네' (손상근 ‘들국화’ 중에서)

날씨가 쌀쌀해질 때 피는 국화는 매화·난초·대나무와 함께 사군자의 하나로 특유의 고고한 기품을 보여준다. 

봄에 피는 벚꽃이 산뜻한 매력이 있다면, 가을에 피는 국화는 추위 속에서 담담히 뿌리를 지키는 그 의연함이 감탄을 자아낸다. 

올해도 국화의 향과 멋을 즐길 수 있는 축제가 열린다. 지역별로 진행 중이거나 곧 시작될 예정인 국화 축제를 모았다. 

지난해 ‘익산 천만송이 국화축제’ 행복정원 국화길의 모습. 전북 익산시

◆5일 후면 끝납니다, ‘천만송이 국화’ 관람 서두르세요=전북 익산에서 '제20회 익산 천만송이 국화축제'가 이달 20일 개막했다. 폐막일은 29일이다. 

익산은 국화의 고장이다. 익산시는 앞서 1995년 청초한 아름다움과 그윽한 향기로 시민들에게 사랑받겠다는 뜻을 담아 국화를 시화(市花 )로 지정했다. 

지방자치단체의 이러한 배경이 축제 현장에도 잘 녹아나 있다. 대륜대작(대국 한줄기에서 100송이 이상의 꽃을 피우도록 한 작품​​), 현애(국화의 줄기나 가지가 뿌리보다 낮게 처지도록 가꾼 작품), 분재 등 우수한 국화작품이 행사장 곳곳에 전시돼 아름다운 국화를 원 없이 볼 수 있다. 

밴드 공연, 노래자랑 등 즐길거리도 많다. 이 가운데는 백제의 서동설화가 담긴 공연이 눈에 띈다. 판소리와 뮤지컬을 접목한 판소리댄스컬 ‘몽연 서동의 꽃’은 백제 부흥을 꿈꾸던 서동이 선화공주를 만나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서동과 선화공주’와 함께 익산지역 3대 사랑 이야기로 꼽히는 '아사달과 아사녀', '소세양과 황진이' 등을 소재로 한 이벤트도 펼쳐진다. 해당 사랑 이야기의 주인공 모습을 상상해 그림을 그리거나 편지를 쓴 후 게시판에 부착할 수 있게 했다. 

노래 ‘서동요’를 배우는 프로그램도 있다.

지난해 ‘백제고도 부여국화축제’에 전시된 기획작품. 충남 부여군

◆3일 앞으로 다가왔어요, ‘부여국화축제’=익산에서 눈을 북쪽으로 돌리면 충남 부여에서 열리는 '제20회 백제고도 부여국화축제'를 접할 수 있다. 축제 기간이 10월27일~11월5일로 아직 개막 전이다. 

이곳의 가장 큰 특징은 백제 천년 역사를 콘셉트로 한 국화작품과 행사가 많다는 것이다.

주최 측에 따르면 칠지도, 무령왕릉, 정림사지 5층 석탑, 사비문 등 백제시대를 떠올릴 수 있는 유물과 유적을 초대형 국화 작품으로 전시할 계획이란다. 

남녀노소 추억을 쌓을 수 있는 소형 조형물을 전시한 '동물원 존(Zone)', '사랑 존(Zone)'도 마련했다. 다륜대작, 현애 외에 목부작, 석부작, 입국 등 국화작품 간 자웅을 겨루는 국화 경진대회도 열린다.  

석부작은 분재를 돌에 붙여 자라게 만든 장식품이고, 입국은 정단부(맨 윗쪽)에 개화하는 하나의 꽃만 남기고 나머지 꽃봉오리는 모두 제거해 꽃대 하나에 꽃 한송이만 피우도록 한 국화다.  

농촌체험부스가 별도로 마련된  것도 눈길을 끈다. 자연물로 리스 만들기, 국화 비누 만들기, 양송이 김부각 만들기, 발효 다식체험 등 도시민들이 농촌 정서를 간접적으로나마 느껴볼 수 있도록 한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부여에서 생산된 국화로 만든 압화(꽃과 잎을 눌러서 말린 그림)를 관람하고 직접 만들어볼 수 있도록 한 압화전시회와 체험행사도 있다. 

천향여심(天香旅心) . 경남 창원시

◆"우리가 국화 도시 원조"…경남 창원 '마산국화축제'=영남권에선 경남 창원에서 열리는 '제23회 마산국화축제'가 볼만하다. 10월28일~11월6일 10일간 열린다. 

창원(옛 마산)은 우리나라 최초로 국화 상업 재배를 시작한 지역이다. 창원시에 따르면, 1960년 회원동 일대에서 6농가가 전국 최초로 국화 상업재배를 시작했고 1972년 국내 최초로 일본에 수출했다. 현재는 전국 재배면적의 13%를 차지한다. 

마산국회축제는 상징물도 있다. 국화 한줄기에 천오백여송이 꽃을 피운 다륜대작 ‘천향여심(天香旅心) ’이 그것이다. 2010년 영국 기네스에서 세계기록으로 공식 인정받았다. 다륜대작의 웅장한 모습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축제장은 해안로를 끼고 있는 마산합포구 3·15 해양누리공원이다. 28일 개막식에는 아름다운 바다를 배경으로 한 해상 불꽃쇼도 펼쳐진다.

'월출산 국화축제’의 단풍과 국화. 전남 영암군

◆"길고 많습니다"…16일간 1억송이 국화 감상 하세요=전남 영암에서는 '2023 월출산 국화축제'가 10월28일~11월12일 개최된다. 

지역 국화축제는 보통 1주일~10일 진행한다. 월출산 국화축제는 16일간 열린다. '국화, 빛으로 피어나다!'라는 주제로 23종, 24만여 점의 국화 작품을 배치해 시각적인 즐거움을 선사한다. 

주최 측은 “1억송이 국화가 뿜어내는 짙은 가을의 향기를 느낄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행사 주제가 빛을 강조한 만큼 야간에도 관람할 수 있도록 한 것이 이색적이다. 야간 포토존과 조형물을 설치하고 ‘국화 달빛 포토존’도 들어설 예정이다. 

체험행사로 추억의 의상체험, ‘달마지쌀’ 떡메치기 체험이 마련된다. 달마지쌀은 영산강 간척지에서 생산한 쌀이다. ‘달마지’는 영암군 공동브랜드다.  

영암의 식도락을 즐기고 싶다면 현장에 들어서는 농특산품 판매관과 향토음식관을 이용하면 된다. 

과거 ‘서산국화축제’ 현장 모습. 충남 서산시

◆님도 보고 뽕도 따고…'국화와 사과', ‘국화와 새우젓’ 콜라보=국화 자체도 멋지지만 축제 현장에 간 김에 농특산물을 함께 즐기고 구매까지 할 수 있으면 더 좋지 않을까. 

11월3~12일 ‘제24회 서산국화축제’에선 국화뿐만 아니라 사과과수원, 구기자터널정원, 포도밭정원도 조성할 예정이다. 체험행사도 국화꽃따기 이외에 ‘고북알타리무 김치 담그기’가 준비된다. 

서산시 고북면은 알타리무 주산지로 유명하다. 현장에선 또 다른 지역 특산물인 고구마, 표고버섯 등도 구매할 수 있다. 

이달 24~29일 충남 홍성 남당항 근처에서 열리는 ‘제22회 홍성사랑 국화축제&김장재료展(전)’은 아예 지역경제 살리기에 방점을 둔 행사다. 홍성군 서부면은 올 초 대형산불로 적지 않은 주민들이 피해를 봤다. 

행사장에는 국화 조형물을 비롯해 관상 국화 1만4000여점, 야생화 130여점이 전시된다. 농촌체험과 치유농업 체험 공간도 마련된다. 

특히 남당항 이점을 살려 새우젓 등 김장재료를 홍보하고 판매하는 공간을 많이 둔다는 게 주최 측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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