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거리 두고 바라본 '우리 땅' 독도…'더는 외롭지 않았으면'

김예나 2023. 10. 24.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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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于山)과 무릉(武陵) 두 섬은 서로 거리가 멀지 않아 날씨가 맑으면 바라볼 수 있다.'

'독도의 날'(10월 25일)을 엿새 앞두고 지난 19일 동북아역사재단과 함께 찾은 독도는 '3대가 덕을 쌓아야 비로소 갈 수 있다'는 말이 여실히 느껴지는 곳이었다.

울릉·독도 여행이 처음이라는 김기태 씨는 "배 위에서 바라보니 정말 수영을 해서라도 가고 싶다"며 "독도가 우리 땅이라는 점을 더 많이, 널리 알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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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의 날' 앞두고 가보니…험한 여정에도 독도행 여객선 '만석'
독도 모습 눈에 담은 승객 "수영해서라도 가고 싶어…더 알려지길"
손에 닿을 듯한 '우리 땅' 독도 (독도=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지난 19일 경북 울릉군 독도로 향하는 여객선 위에서 바라본 독도 모습. 2023.10.24 ksm7976@yna.co.kr

(울릉·독도=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우산(于山)과 무릉(武陵) 두 섬은 서로 거리가 멀지 않아 날씨가 맑으면 바라볼 수 있다.'

1454년 완성된 '세종실록' 지리지는 우산(독도)과 무릉(울릉도)을 이렇게 기록한다.

날씨가 좋으면 맨눈으로 볼 수 있다고 할 만큼 가까웠다는 의미다. 예부터 주민들이 독도를 울릉도의 부속 섬으로 인식한 것도 이 때문일 테다.

울릉도와 독도의 지리적 거리는 87.4㎞. 그러나 독도로 가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독도를 바라보며 '찰칵' (독도=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지난 19일 경북 울릉군 독도로 향하는 여객선 위에서 관광객들이 독도를 바라보며 사진을 찍고 있다. 2023.10.24 ksm7976@yna.co.kr

'독도의 날'(10월 25일)을 엿새 앞두고 지난 19일 동북아역사재단과 함께 찾은 독도는 '3대가 덕을 쌓아야 비로소 갈 수 있다'는 말이 여실히 느껴지는 곳이었다.

오전 9시 10분께 경북 울릉 사동항 여객선터미널을 출발한 여객선 씨플라워호는 1·2층에 있는 약 450석 가운데 빈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였다.

가족, 친구와 함께 배를 탄 사람들은 독도를 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에 차 있는 모습이었다. 손에 태극기를 들고 있거나 태극기가 그려진 머리띠, 두건을 쓴 사람도 눈에 띄었다.

푸른 바다 위 독도 (독도=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지난 19일 경북 울릉군 독도로 향하는 여객선 위에서 바라본 독도 모습. 2023.10.24 ksm7976@yna.co.kr

파도가 조금 높을 것 같다는 선장의 말처럼 뱃길은 험난한 편이었다.

몇 차례 파도가 높게 일렁이자 배가 크게 기울었고, '파도가 높아 흔들릴 수 있으니 각 자리에서 개인 안전에 신경 써달라'는 선내 방송이 2∼3차례 나오기도 했다.

출발한 지 1시간 정도 지났을 무렵 배 안 어디선가 '홀로 아리랑' 노래가 흘러나왔다.

'저 멀리 동해 바다 외로운 섬 / 오늘도 거센 바람 불어오겠지 / 조그만 얼굴로 바람 맞으니 / 독도야 간밤에 잘 잤느냐 / 아리랑 아리랑 홀로 아리랑…'

이어 '독도는 우리땅' 노래가 나오자 승객들은 저마다 노랫말을 흥얼거리기도 했다.

'독도는 대한민국 고유의 영토입니다' (독도=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지난 19일 경북 울릉군 독도로 향하는 여객선 위에서 관광객들이 '독도는 대한민국 고유의 영토입니다'고 적힌 종이를 들고 있다. 2023.10.24 ksm7976@yna.co.kr

그러나 오전 10시 40분께 "현재 너울성 파도가 심해 (동도 부두) 접안이 어렵다"는 안내 방송이 나오자 곳곳에서는 '아' 하는 탄식이 나왔다.

독도에 가는 여객선을 타면 동도 부두에 내려 약 30분간 관람할 수 있다. 그러나 독도 주변에는 방파제가 없어 기상 여건이 조금이라도 좋지 않으면 입도 자체가 어렵다.

더군다나 주말까지 배 운항이 어려울 수도 있었던 상황이라 아쉬움도 더 컸다.

선사 측에 따르면 울릉도와 독도 사이를 오가는 여객선은 보통 3월 중순∼11월 중순까지 운항하는데, 최근에는 날씨로 배를 접안하고도 내리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태극기 휘날리며 (독도=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지난 19일 경북 울릉군 독도로 향하는 여객선 위에서 관광객들이 독도를 배경으로 태극기를 흔들리며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2023.10.24 ksm7976@yna.co.kr

아쉬움을 달래며 승객들은 눈으로나마 독도의 모습을 담았다.

약 1㎞ 떨어진 바다 위에서 독도를 바라보던 이들은 휴대전화를 들어 기념사진을 남겼다. '독도는 대한민국 고유의 영토입니다'고 적힌 종이를 들고 독도를 배경으로 사진 찍는 이들도 있었다.

친구들과 함께 온 이은희 씨는 "'독도에 들어갈 수 있으면 소원이 없겠다'고 말했는데 기대가 컸던 만큼 아쉽다. 그런데 보는 것만으로도 뭉클하다"며 눈시울을 살짝 붉혔다.

'우리 땅' 독도 (독도=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지난 19일 경북 울릉군 독도로 향하는 여객선 위에서 바라본 독도 모습. 2023.10.24 ksm7976@yna.co.kr

울릉·독도 여행이 처음이라는 김기태 씨는 "배 위에서 바라보니 정말 수영을 해서라도 가고 싶다"며 "독도가 우리 땅이라는 점을 더 많이, 널리 알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독도를 바라본 사람들은 더 많은 이들이 독도의 의미를 알고 함께 기억하기를 바랐다.

충남 천안에서 가족과 함께 온 초등학교 4학년 김태융 군은 "우리 땅 독도가 외롭지 않도록 많은 사람이 왔으면 좋겠다"며 "다음에는 꼭 독도에 들어가 볼 것"이라고 말했다.

독도를 찾는 관람객은 코로나19 이후 크게 줄었다가 최근 회복세를 보인다.

동북아역사재단과 독도관리사무소 등에 따르면 작년 한 해에는 28만312명이 독도 땅을 밟았고, 올해는 지난 22일까지 18만2천624명이 방문했다.

y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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