곶자왈은 생태계 보고…멸종위기·희귀곤충 4종 선흘서 서식 확인

박미라 기자 2023. 10. 23.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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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점박이 사슴벌레.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연구소 제공
남방남색부전나비.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연구소 제공
물장군.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연구소 제공
좁쌀사마귀.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연구소 제공

제주의 원시림인 ‘곶자왈’에서 멸종위기·희귀곤충인 두점박이사슴벌레와 남방남색부전나비, 물장군, 좁쌀사마귀 등 4종이 발견됐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연구소는 지난 3월부터 주야간으로 선흘곶자왈 산림습지의 내부와 임도 등을 조사한 결과 선흘곶자왈의 생태계가 이들 곤충이 서식하기에 적합한 환경을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3일 밝혔다.

두점박이사슴벌레와 남방남색부전나비는 선흘곶자왈 산림습지의 주요 교목인 종가시나무의 수액을 먹거나 새순을 먹으며 생활을 영위하고 있었다. 또 습지로 이뤄진 환경은 물장군에게 풍부한 수서곤충을 먹잇감으로 제공하고 있었다.

또느릅나무나 꾸지뽕나무와 같은 낙엽활엽수가 공존하는 선흘곶자왈의 낙엽 환경이 좁쌀사마귀의 서식에 큰 도움을 주는 것으로 확인됐다. 좁쌀사마귀는 파리나 귀뚜라미 약충을 주요 먹이로 한다.

두점박이사슴벌레와 물장군은 멸종위기 야생생물 2등급이다. 남방남색부전나비는 제주 곶자왈에서 관찰되는 종으로, 애벌레는 개미와 공생하는 독특한 습성이 있다. 좁쌀사마귀는 몸길이가 13∼20㎜로 전 세계에서 가장 작은 사마귀에 속한다.

이들 멸종위기·희귀곤충이 선흘곶자왈에서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학술조사에서 발견돼 기록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설아라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 연구사는 “산림습지가 많은 선흘곶자왈은 일반 숲과는 차별화된 서식 환경을 제공하며 산림생물다양성 보고의 역할을 한다”면서 “곶자왈을 기후변화나 인위적인 간섭으로부터 지켜낼 수 있도록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깊이 있는 연구를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곶자왈은 화산활동으로 분출한 용암류가 만들어낸 암괴 지대로, 북방한계 식물과 남방한계 식물이 공존하는 원시림이다. 또 빗물이 지하로 잘 흘러드는 구조로 지하수의 원천이자 제주의 허파로 불린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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