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트병 사건’ 학부모에 매달 월급 쪼개 50만원씩 보낸 故 이영승 교사, 순직 인정

학부모들의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2년 전 극단적 선택으로 안타깝게 생을 마감한 경기 의정부 호원초등학교 교사 고(故) 이영승씨가 순직을 인정 받았다.
20일 경기도교육청은 지난 18일 인사혁신처가 공무원재해보상심의회를 열고 이 교사의 순직 인정 여부를 논의한 끝에 이 교사의 사망에 대해 순직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 교사는 학부모 3명으로부터 악성 민원을 겪다가 지난 2021년 12월 극단적 선택으로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교육청 조사 결과 이 교사가 부임한 첫해인 2016년, 담임을 맡은 6학년 학생이 수업 도중 페트병을 자르다가 손등을 다쳤고 학부모로부터 악성 민원에 시달렸다는 사실이 드러나게 됐다.
이 사건은 ‘페트병 사건’이란 이름으로 알려져 공분이 일기도 했다. 이 교사는 2019년 4월부터 11월까지 200만원도 안 되는 월급을 쪼개 매달 50만원씩 8차례, 총 400만원을 치료비 명목으로 학부모 A씨에게 송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사실은 경기북부지방경찰청이 경기도교육청으로부터 해당 사건에 관한 의뢰를 받아 수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이후 학부모 A씨는 직장에 사표를 냈고 해직처리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교사는 ‘페트병 사건’ 학부모 외에도 다른 2명의 학부모로부터 악성 민원에 시달린 사실도 조사 결과 드러났다.
이들 학부모는 현재 이 교사의 교육활동을 침해한 혐의(업무방해)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이 교사에 대한 순직 결정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 교사의 사망을) 학부모들의 지속적 민원으로 인한 업무상 재해로 인정해 준 공무원재해보상심의회의 결정에 감사드린다”면서 “도 교육청은 이런 비극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다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학교현장에서 국가의 책무를 다하시는 선생님들의 어려움을 외면하지 않고 선생님 홀로 모든 일을 감당하시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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