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학교 절반은 아직도 석면 철거 중, 학생건강 위해 속도내야

경기일보 2023. 10. 20.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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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의 각급 학교에서 석면 철거 공사를 하고 있다. 안전한 교육 환경을 위해 ‘무석면 학교’ 실현을 목표로 2016년부터 매년 석면 해체·제거 작업을 하고 있다. 그러나 경기도내 절반 이상의 학교가 아직도 석면 제거를 마무리하지 못했다. 학생들의 건강에 해를 끼칠 수 밖에 없다.

석면은 뛰어난 내열성과 기계적 강도, 내약품성 등으로 건축 내·외장재와 공업용 원료로 널리 사용돼 왔다. 하지만 1987년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가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하면서 위험 물질로 분류됐다. 침묵의 살인자로 불리는 석면은 폐에 흡입되면 배출되지 않고 평생 체내에 머물면서 조직과 염색체를 손상시켜 암을 유발한다. 석면이 인체에 흡입됐다고 모두 질병으로 이어지는 건 아니지만 폐에 들어온 석면은 체내에 축적되고 이로 인해 10∼40년 잠복기를 거쳐 흉막질환과 석면폐, 폐암, 악성중피종 등 치명적 질병을 일으킨다.

우리나라는 2009년부터 모든 제품에 석면 사용을 전면 금지했다. 전국의 학교에서는 이미 시공된 석면의 제거 작업을 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경기도내 석면 제거 대상 초·중·고, 특수학교는 1천725곳이다. 이 중 지난해까지 석면이 제거된 학교는 828곳(48%)이다. 2016년 작업 시작 이후 7년 동안 석면 제거가 완료된 학교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석면 제거가 안 된 학교는 초등학교가 503곳으로 가장 많고 이어 중학교 227곳, 고등학교 165곳, 특수학교 2곳 등 모두 897곳이다. 석면 사용이 금지된 2009년 이전에 지어진 학교의 경우 석면텍스(마감재)를 사용한 곳이 많아 공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노후화한 학교일수록 학교 내·외부 교육환경 개선 공사가 필요한데, 공사 과정에서 석면가루가 날릴 우려가 높기 때문이다. 석면 제거 대상 학교 중 35년 이상 노후화한 학교는 65곳에 달한다.

아이들은 성인에 비해 면역력이 약한 편이다. 석면가루에 노출되면 인체에 치명적이기 때문에 전문성과 안전성, 정확성이 확보돼야 한다. 간혹 철거 공사를 마무리한 학교에서도 석면이 검출되는 등 부실 사례가 발견되고 있다. 해체 작업을 하면서 작업장 밀폐 상태 부실, 음압기 미가동, 감리원 미상주 등 안전조치를 하지 않아 학부모들이 항의한 사례도 있다. 철저하게 안전 규정을 지켜 작업해야 한다.

7년 동안 석면 제거 작업이 절반도 안 됐다는 것은 문제다. 학생 안전을 위해 예산을 늘려 석면 제거 작업에 속도를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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