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10% 적금? 주식 팔고 당장 가입”…2금융권 금리경쟁 ‘활활’

양세호 기자(yang.seiho@mk.co.kr) 2023. 10. 19.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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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랜드發 예·적금 만기도래
금융권 수신경쟁 격화
새마을금고 10% 넘는 적금나와
금융당국 “금리 경쟁 자제해야”
지난해 10월 레고랜드 사태 이후 금융기관에 예치한 예·적금의 만기가 도래하면서 수신금리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지난해 10월 레고랜드 사태 이후 금융기관에 예치된 예·적금의 만기가 도래하면서 2금융권 수신금리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100조원이 넘는 자금이 풀리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2금융권 건전성 관리를 위해 지나친 경쟁은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서울 소재의 한 새마을금고는 연 10.5% 특판 적금을 16일 내놨다. 기존엔 11월 중순까지 모집할 예정이었지만 보름 앞당겨 마무리될 예정이다. 대면 가입에 공제(보험) 가입 조건 등 까다로운 요건에도 예정된 150계좌가 거의 다 차 가기 때문이다. 해당 금고 관계자는“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이라 기간을 더 길게 잡았는데 판매가 잘 돼 이달 내로 끝날 것 같다”고 말했다. 같은 날 강원도 원주의 한 새마을금고가 내놓은 9개월만기 연 9% 특판 적금도 100계좌를 모아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금고 관계자는 “첫날부터 많이 오셔서 이틀 만에 끝났다”고 답했다.

적금금리 뿐만 아니라 예금금리도 높아지고 있다. 비교적 낮은 금리를 제공하던 상호금융인 신협도 5%가 넘는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대전 소재의 한 신협은 지난 12일 연 5.1%를 주는 예금을 내놨다. 비대면으로 개설할 수 있다는 편의성 때문에 몰리는 상황이라 2주 이내에 마무리될 예정이다.

짧은 만기 특판예금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시도도 나오고 있다. 울산 소재 한 축산농협도 3~5개월 만기 연 4.5% 특판 정기예금 판매를 17일부터 이틀 간 진행해 자금을 확보했다. 강원도의 한 농협은 1개월 만기 연 3.8%의 특판 정기예금을 내놓은 상황이다.

저축은행도 지난 2월 이후 처음으로 연 4.6%가 넘는 예금금리를 제시하고 있다. 조은, 더블 저축은행이 각각 12개월 기준 4.65%, 4.61% 금리를 주는 상품을 내놓은 상황이다. 저축은행의 12개월 정기예금 금리는 현재 4.24%라는 점을 고려할 때 높은 금리다.

이렇게 금융사들이 수신경쟁에 나선 이유는 레고랜드 사태 때 고금리로 예치된 예·적금의 만기가 도래하기 때문이다. 고금리에 유동성이 몰리며 지난해 9~11월 늘어난 금융사 정기예금은 116조원이 넘는다. 이들 시장에 풀리면서 상호금융 등 2금융권에서 수신금리를 올려 자금을 확보하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권의 건전성이 악화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양정숙 의원이 행정안전부에서 받은 자료 따르면 지난 6월말 기준 새마을금고 다중채무자(금융회사 3곳 이상 대출받은 경우) 연체율은 3.6%로 2018년(1.2%)에 비해 3배가 증가했다.

새마을금고 다중채무자의 총 대출액은 2018년 54조3562억원에서 올 6월말 60조8114억원으로 11.8% 증가한 반면 같은 기간 총연체액은 6445억원에서 2조1956억원으로 240.7% 급증했다.

고금리에 더 이상 추가로 돈을 빌리지 못하는 다중채무자들이 상환에 어려움을 겪으며 연체율이 빠르게 오른 것이다. 다중채무자 특성상 새마을금고를 비롯한 상호금융권 등 다른 2금융권 대출도 연체됐을 가능성이 높다.

금융당국에선 대규모 만기 도래를 앞두고 2금융권의 수신경쟁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2금융권의 과도한 경쟁이 상호금융권, 저축은행 등 2금융권 건전성 악화에 일조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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