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10% 적금? 주식 팔고 당장 가입”…2금융권 금리경쟁 ‘활활’
금융권 수신경쟁 격화
새마을금고 10% 넘는 적금나와
금융당국 “금리 경쟁 자제해야”
서울 소재의 한 새마을금고는 연 10.5% 특판 적금을 16일 내놨다. 기존엔 11월 중순까지 모집할 예정이었지만 보름 앞당겨 마무리될 예정이다. 대면 가입에 공제(보험) 가입 조건 등 까다로운 요건에도 예정된 150계좌가 거의 다 차 가기 때문이다. 해당 금고 관계자는“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이라 기간을 더 길게 잡았는데 판매가 잘 돼 이달 내로 끝날 것 같다”고 말했다. 같은 날 강원도 원주의 한 새마을금고가 내놓은 9개월만기 연 9% 특판 적금도 100계좌를 모아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금고 관계자는 “첫날부터 많이 오셔서 이틀 만에 끝났다”고 답했다.
적금금리 뿐만 아니라 예금금리도 높아지고 있다. 비교적 낮은 금리를 제공하던 상호금융인 신협도 5%가 넘는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대전 소재의 한 신협은 지난 12일 연 5.1%를 주는 예금을 내놨다. 비대면으로 개설할 수 있다는 편의성 때문에 몰리는 상황이라 2주 이내에 마무리될 예정이다.
짧은 만기 특판예금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시도도 나오고 있다. 울산 소재 한 축산농협도 3~5개월 만기 연 4.5% 특판 정기예금 판매를 17일부터 이틀 간 진행해 자금을 확보했다. 강원도의 한 농협은 1개월 만기 연 3.8%의 특판 정기예금을 내놓은 상황이다.
저축은행도 지난 2월 이후 처음으로 연 4.6%가 넘는 예금금리를 제시하고 있다. 조은, 더블 저축은행이 각각 12개월 기준 4.65%, 4.61% 금리를 주는 상품을 내놓은 상황이다. 저축은행의 12개월 정기예금 금리는 현재 4.24%라는 점을 고려할 때 높은 금리다.
이렇게 금융사들이 수신경쟁에 나선 이유는 레고랜드 사태 때 고금리로 예치된 예·적금의 만기가 도래하기 때문이다. 고금리에 유동성이 몰리며 지난해 9~11월 늘어난 금융사 정기예금은 116조원이 넘는다. 이들 시장에 풀리면서 상호금융 등 2금융권에서 수신금리를 올려 자금을 확보하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권의 건전성이 악화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양정숙 의원이 행정안전부에서 받은 자료 따르면 지난 6월말 기준 새마을금고 다중채무자(금융회사 3곳 이상 대출받은 경우) 연체율은 3.6%로 2018년(1.2%)에 비해 3배가 증가했다.
새마을금고 다중채무자의 총 대출액은 2018년 54조3562억원에서 올 6월말 60조8114억원으로 11.8% 증가한 반면 같은 기간 총연체액은 6445억원에서 2조1956억원으로 240.7% 급증했다.
고금리에 더 이상 추가로 돈을 빌리지 못하는 다중채무자들이 상환에 어려움을 겪으며 연체율이 빠르게 오른 것이다. 다중채무자 특성상 새마을금고를 비롯한 상호금융권 등 다른 2금융권 대출도 연체됐을 가능성이 높다.
금융당국에선 대규모 만기 도래를 앞두고 2금융권의 수신경쟁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2금융권의 과도한 경쟁이 상호금융권, 저축은행 등 2금융권 건전성 악화에 일조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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