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고금리 폭풍 속…'큰 손' 국민연금이 사들인 종목은
中 리오프닝 기대에 아모레퍼시픽·호텔신라 비중 상향
경기침체 장기화 우려 속 이마트·BGF리테일 비중 낮춰
"외국인 매수전환에도 증시 모멘텀 없어…연기금 참고도"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미국의 고금리 여파로 코스피가 2400선에 갇힌 가운데 ‘큰 손’ 국민연금은 발 빠르게 주식을 사고팔며 수익 올리기에 나섰다. 이미 지난 상반기 80조원대의 수익을 낸 국민연금은 4분기 중국 소비주에 지갑을 연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달 들어 국민연금은 총 129개 상장사에 대한 비중 조정을 공시했다. 대상은 코스피 96개사, 코스닥 33개사다.
국민연금은 중국관련주에 주목했다. 국민연금은 아모레퍼시픽(090430)(지분율 6.35%→7.40%)과 아모레G(002790)(6.02%→8.08%), 한국콜마(161890)(11.64%→12.66%), 코스메카코리아(241710)(6.17%→9.59%), 클리오(237880)(5.00%→7.12%) 등 화장품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면세점인 호텔신라(008770)의 지분도 기존 9.42%에서 12.93%로 3.51% 상향했다. CJ올리브영의 모회사인 CJ(001040)의 지분도 기존 7.70%에서 11.01%로 3.31%포인트 확대했다.
10월 초 중국의 황금연휴(국경절)를 시작으로 중국인들의 해외 여행이 본격화할 것이란 기대 탓이다. 중국 문화여행부에 따르면 중국인의 국경절(9월29~10월6일) 기간 1인당 평균 소비액은 912위안으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10월 국경절 연휴를 맞이해 항공기 증편이 이뤄지는 등 중국인의 관광이 재개되고 있다”면서 “중국 단체관광객의 입국은 자연스레 면세점의 수혜로 귀결될 뿐만 아니라, 면세 업황이 개선되면 화장품 업종의 매력 상승도 필연적”이라고 말했다.
국민연금은 S-OIL의 비중도 기존 7.29%에서 8.32%로 확대했다. 유가 상승에 대한 기대 덕분이다. 하반기부터 급등세를 타던 유가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충돌 이후 더욱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이 배럴당 100달러까지 갈 가능성까지 열어둬야 한다고 보고 있다.
소비침체 우려 속에 유통·IT는 덜어내
국민연금은 고금리의 장기화에 대비해 소비주는 과감히 덜어냈다. 먼저 이마트의 보유 지분을 기존 7.90%에서 6.87%로 낮췄고, 편의점 대표주인 BGF리테일(282330)의 지분도 8.12%에서 7.07%로 하향했다. 소비심리가 여전히 위축된 상태에서 유통관련주의 상승세도 제한되고 있기 때문이다. 남성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에도 소비시장 개선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가처분 소득 증가가 제한될 가능성이 크고, 고용시장 개선도 어려운 상황 속에서 인플레이션이 지속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우려했다.
소비심리 침체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이는 IT주의 지분도 과감히 줄였다. LG전자(066570)의 지분을 기존 8.47%에서 7.47%로 하향했고 LG이노텍(011070)도 11.48%에서 10.48%로 줄였다.
또 콘텐트리중앙(036420)은 6.54%에서 4.52%로 비중을 축소했고, 와이지엔터테인먼트(122870)의 지분도 기존 8.12%에서 7.07%로 낮추며 1.08%포인트 줄였다. SBS(034120)에 대한 보유지분도 1.08%포인트 낮췄다. 상반기 엔터 및 방송 관련 종목들이 강세를 보인 만큼, 차익실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또 건설주인 DL(000210)의 비중을 2.12%포인트, DL이앤씨(375500)의 지분은 1.04%포인트 낮췄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외국인이 16거래일(9월18~10월16일) 연속 순매도를 끝내고 2거래일 연속 ‘사자’에 나서고 있지만 추세가 바뀌었다고 보긴 어렵다”라면서 “뚜렷한 매수 주체가 없을 때는 국민연금의 방향성을 참조하는 것도 개인에게는 좋은 투자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인경 (5tool@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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