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중기, 영하 269도 견디는 단열재 공급

박준형 기자(pioneer@mk.co.kr) 2023. 10. 18. 17:4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친환경 설비기업 인슐레이션
1800도 초고온 내화재 이어
액화가스용 초저온 제품 공급
석유값 상승으로 수요 증가
미국·중동 등 해외 영업 확대
"탄소소비 저감 사업 박차"
승수언 인슐레이션코리아 대표(가운데)가 최근 미국 알케젠과 초저온 단열제품 독점 공급 계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인슐레이션코리아

"초고온 단열뿐만 아니라 초저온 단열 시장에서도 국내 최고 회사가 되겠습니다."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인슐레이션코리아는 석유화학·가스·철강 회사 공장에 들어가는 초고온 내화·단열시설을 설계하고 자재를 공급하며 시공·감리까지 하는 전문기업이다. 이 회사 고객은 대부분 고온에서 원료를 가공하는 산업 종사자로, 최고 1800도에 이르는 고온을 견디면서 일정하게 온도를 유지하는 내화·단열시설이 필수적이다. 2008년 설립된 인슐레이션코리아는 초고온용 내화·단열시설 시장에서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며 성장해 왔다.

국내 최고층으로 주목받는 롯데월드타워에도 이 회사가 시공한 특수 내화 피복시설이 들어갔다. 승수언 인슐레이션코리아 대표는 18일 매일경제와 만나 "고층 건물은 불이 났을 때 최소 3시간은 견뎌야 하는데, 이를 위한 특수 내화시설을 시공하는 것은 쉽지 않은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이 회사의 내화·단열재는 한강 당인리발전소 지하구조물과 롯데케미칼, LG화학을 비롯해 국내 대기업 시설물에 적용됐다.

국내 시장 점유율 90% 이상으로 우리나라 초고온 내화·단열 시장에서 선두주자가 된 인슐레이션코리아가 이번에는 초저온 단열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 회사는 최근 미국 기업 알케젠과 초저온 단열 제품 독점 공급계약을 체결하고 국내 독점 판매권을 확보했다. 알케젠이 제공하는 초저온 단열 제품은 휴대폰 실린더, 액화산소 저장 용기, 대용량 액화가스 등 다양한 용도의 큰 탱크뿐만 아니라 산업용 배관을 단열하는 데 사용된다. 승 대표는 "수소를 에너지로 쓸 때 실린더에 담아 운반하면 많이 옮기지 못한다"며 "영하 269도 같은 초저온으로 액화해야 많은 양을 담을 수 있는데, 이때 초저온을 유지하는 단열 제품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만약 이 온도를 유지하지 못하면 수소가스가 증발해 큰 손실이 발생한다.

승 대표는 처음에는 미국 제품을 들여와 판매하면서 시장 상황을 지켜본다는 전략이다. 그는 "수소차 보급이 확대되면 초저온 단열 제품 판매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현재는 미래 수소차 시장 규모 전망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며 "향후 시장이 확대되면 국내 생산과 원천기술 개발·수입을 고민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승 대표는 초저온 단열 제품이 ESG 경영(환경·책임·투명경영)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초저온 단열 제품 덕에 친환경 에너지인 수소를 더 많이 사용하고, 이 때문에 ESG 경영을 실천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인슐레이션코리아는 기존 석유화학 기업이나 발전소에서 기름을 연소할 때 오염물질이 많이 나오는 만큼, 향후 이들에 사용되는 초고온 단열 제품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생각에 다른 사업군을 찾아왔다. 그 결과물 중 하나가 수소 에너지 사용에 필요한 초저온 단열 제품이다.

올해 매출은 작년보다 30% 증가할 전망이다. 승 대표는 "유가가 오르면 중동에서 석유 관련 제품 투자가 늘어난다"며 "덕분에 회사의 해외 시장 매출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현재 매출에서 국내·해외 비중은 6대4 정도다. 승 대표는 미국과 중동 등으로 수출 지역을 확대해 해외 비중을 6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는 "기업 규모가 어느 정도 커지면 주식 시장 상장에도 도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준형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