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1세대 패션 스타일리스트, 박명선

서울문화사 2023. 10. 1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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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디렉팅과 스타일링 그리고 모델학과 강의까지. 패션이기 때문에 온 마음을 담아 일할 수 있다는, 패션을 가장 사랑하는 1세대 패션 스타일리스트 박명선의 이야기.

패션 디렉터이자 스타일리스트로 활동 중인 ‘스타일링 바비’의 박명선 대표는 화려한 이력을 바탕으로 현재 동덕여자대학교 모델학과에서 패션 강의까지 하고 있는 패션 한정 워커홀릭이자 셀러브리티다. 패션 매거진 <네이버> <마리끌레르> <마담 휘가로>에서의 패션 에디터 경험과 함께 자신이 선택한 패션 스타일리스트라는 직업을 그 누구보다 사랑한다는 박명선 대표. 잡지 <보그> <바자> <엘르> <코스모폴리탄> 그리고 <우먼센스>를 포함해 드라마, 광고, 예능 등 방송까지 영역을 넓히며 여전히 한계 없이 활동 중인 그녀는 까다롭기로 유명한 패션업계에서 실력과 유명세를 인정받은 우리나라의 1세대 스타일리스트다.

스타일리스트를 직업으로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패션 매거진 <네이버>에서 새내기 에디터로 일하며 만났던 프로페셔널한 스타일리스트, 일명 ‘센 언니’들은 저에게 언제나 멋짐 그 자체였어요. 이후 저 또한 패션 에디터로 모든 화보를 직접 스타일링하며 타 매거진의 스카우트 제의도 많이 받았지만, 패션 에디터라는 타이틀을 뒤로하고 프리랜서 스타일리스트라는 제2의 직업을 선택했습니다. 에디터 시절, 항상 동경했던 프로페셔널하고 멋진 ‘센 스타일리스트 언니’가 되기로 결심한 거죠.

1세대 스타일리스트로서 잊지 못할 에피소드가 있나요?

스파(SPA) 브랜드는 물론 온라인 쇼핑도 상상하지 못했던 시절에는 해외 출장을 갈 때마다 ‘언젠가는 활용한다’는 이유로 국내에서 보기 힘든 독특한 아이템을 사 모으곤 했어요. 한번은 튀니지에서 무거운 카펫을 말도 안 되는 추가 경비까지 지불하며 사왔는데, 놀랍게도 아직까지 저희 집에 새 상품 그대로 보관하고 있답니다.

수많은 톱 여배우의 스타일링을 맡았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배우는 누구인가요?

모든 배우가 기억에 남지만, 한 사람을 꼽는다면 바로 배우 이유리 씨예요. 드라마 <왔다! 장보리> 속 다른 배우의 스타일링을 진행하며 그녀와 인연을 맺었는데, 드라마가 끝난 후 제게 연기대상 시상식 스타일링을 맡겼어요. 저는 그녀를 가장 아름답게 빛내줄 드레스와 주얼리를 준비했고, 당시 그녀는 대상을 거머쥐었습니다. 시상식에 오른 이유리 씨가 놀랍게도 제 이름을 부르며 감사 메시지를 보내줬는데, 그 순간의 기쁨과 감동은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아요. 그 후 드라마 <슈퍼대디 열> <아버지가 이상해> <봄이 오나 봄>, 예능 <싱글와이프 1, 2> <신상출시 편스토랑> 등 많은 프로그램을 함께했는데 감탄스러운 연기력만큼이나 잊지 못할 여배우입니다.

평소 어떤 쇼핑을 즐기나요?

해외 브랜드 제품의 경우 선택 폭을 넓히기 위해 ‘매치스패션’과 같은 온라인 몰을 활용해요. 오프라인 쇼핑은 프리 오픈 행사를 애용하는데 한발 빠르게 그리고 기간 내 특별 할인 가격으로 트렌디한 패션 아이템을 구매할 수 있죠. 아웃렛 몰 또한 좋아하는데 취향에 맞는 제품을 발견했을 때 주저 없이 구입하는 것이 팁입니다.

@park_myungsun

최근 주목하고 있는 브랜드가 있나요?

보테가 베네타의 이미지를 성공적으로 변신시킨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다니엘 리가 자리를 옮긴 버버리에서도 큰 박수를 받고 있습니다. 체크 패턴을 대담하게 활용한 이번 시즌 컬렉션을 시작으로 그의 행보를 주목하면 좋을 것 같아요. 루이 비통 남성복의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된 퍼렐 윌리엄스의 컬렉션 또한 기대하고 있어요. 국내의 경우 10 꼬르소 꼬모와 분더샵에서 해외상품사업부 상무로 일했던 정리원 대표가 2022년 8월 론칭한 ‘그루비 그레이’라는 브랜드를 지켜보는 중이에요. 커리어 우먼을 위한 슈트와 셔츠 그리고 스타일리시한 라이더 재킷 등 정제된 클래식함을 좋아한다면 추천하고 싶습니다.

요즘 패션 트렌드는 어떤가요?

실용성이 더해진 웨어러블한 룩의 인기가 계속될 전망입니다. 가을·겨울 시즌이지만 봄처럼 화사하고 따스한 파스텔컬러는 계속 사랑받을 것 같아요. 어깨를 강조한 1980년대풍의 파워 숄더와 함께 블레이저 룩도 키 룩으로 떠올랐죠. 일명 청담동 룩으로 불리던 1950년대 페미닌 룩의 새로운 이름, 올드머니 룩도 당분간은 인기가 지속될 것 같습니다. 아웃웨어 소재는 레더와 퍼, 니트, 데님 중에서 선택해 세련됨을 더해주세요. 액세서리는 대담한 오버사이즈, 그리고 클러치 백의 인기가 다시 시작될 예정이에요. 만약 백을 포인트 스타일링 아이템으로 활용하고 싶다면 컬러는 단연 레드입니다. 슈즈는 가능한 빨리 부츠를 꺼내 신거나 양말과 함께 슬라이드를 신는 것도 트렌디함을 더할 수 있습니다.

옷을 잘 입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첫째, 스타일링에 관심을 갖고 계속 공부해야 합니다. 그 지식을 바탕으로 멋지게 보이는 힘을 발휘할 수 있어요. 둘째, 뻔한 스타일링 법칙에 얽매이지 말고 열린 마음으로 자유롭게 옷을 매치해보세요. 셋째, 자신을 사랑하세요. 자신감이 더해진 애티튜드야말로 패셔너블함의 가장 기본이니까요.

올가을 꼭 준비해야 할 패션 아이템을 하나만 추천해주세요.

1980년대를 연상케 하는 넓은 어깨의 ‘파워 숄더 아웃웨어’가 떠오르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한껏 과장된 어깨와 XXL 오버사이즈의 구조적인 재킷 아이템을 미리 눈여겨봐두세요. 감이 잡히지 않는다면 발렌시아가, 생 로랑, 꾸레쥬 컬렉션을 참고하면 좋습니다. 파워 숄더 재킷은 액세서리 없이 미니멀한 스타일링이 좋지만, 이번 시즌 필수 아이템인 볼드한 액세서리와 함께 과감하게 스타일링해보는 것도 추천하고 싶어요.

앞으로 목표가 궁금합니다.

패션 매거진 에디터를 뒤로하고, 패션 스타일리스트라는 직업을 선택하면서 앞으로 10년 주기로 직업을 바꾸며 진취적으로 살아보겠다고 다짐했었어요. 하지만 스타일리스트라는 직업은 10년을 하고 멈추기에는 너무 큰 행복과 만족감을 가져다주었어요. 그러다 보니 어느덧 18년 차에 접어들었죠. 하지만 과거에 안주하지 않고, 급변하는 패션 트렌드에 걸맞게 새롭게 그리고 오래오래 패션과 함께 즐겁게 살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우먼센스> 독자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패션과 함께하는 인생은 더 즐겁습니다. ‘오늘은 도대체 뭘 입을까?’라는 질문이 머리 아픈 고민이 아닌, ‘오늘은 어떤 옷을 입고 하루를 멋지게 살아낼까?’로 다가오도록 행복한 마음으로 패션을 접해보세요. 마음에 드는 옷을 입고 내딛는 모든 발걸음이 행복으로 차오를 것입니다.

박명선 스타일리스트의 실패 없는 쇼핑 룰

1 마음을 사로잡는 아이템을 고른다.

2 비슷한 아이템을 가지고 있는지 확인한다.

3 꾸준히 잘 입을 수 있을지, 함께 입을 아이템이 있는지 체크한다.

4 꼭 필요한지 3번 이상 생각한다.

5 지갑이 감당할 수 있는 가격인지 확인한다.

*5가지 조건을 만족하면 득템! 기쁜 마음으로 결제한다.

에디터 : 이설희 | 사진 : 박명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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