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나라에서 들어올린 우승컵
박강현 기자 2023. 10. 16. 03:01
페굴라 코리아오픈 테니스 제패… “한국 팬들에 감사”
어머니의 나라에서 마침내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제시카 페굴라(29·미국·세계 4위)는 15일 서울 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에서 열린 여자 프로테니스(WTA) 투어 하나은행 코리아오픈 단식 결승전에서 위안웨(25·중국·128위)를 세트스코어 2대0(6-2 6-3)으로 완파했다. 시종일관 한 수위 기량을 선보이며 1시간 23분 만에 우승을 확정 지었다.
세계 4위로 이번 대회 ‘톱 시드(top seed)’였던 페굴라는 2019년 이 대회에 처음 출전했다. 당시엔 본선 1회전에서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4년 뒤엔 정상의 공기를 만끽했다.
2009년 프로 데뷔해 2019년 워싱턴 오픈에서 투어 첫 우승을 맛본 페굴라는 2022년부터 기량이 만개했다. 그해 WTA 1000시리즈 멕시코 과달라하라 오픈에서 우승 감격을 누렸다. 지난 8월엔 또 다른 WTA 1000시리즈 대회인 캐나다 오픈을 제패했다. 메이저 대회에선 모두 8강 무대까지 올랐다.
페굴라는 미국에서도 손꼽히는 거부(巨富)인 아버지와 한국계 입양아 출신인 어머니를 둔 점 등 집안 배경으로 화제를 모았다. 페굴라는 줄곧 자신을 “하프 코리안(half-Korean)”이라고 소개한다. 우승 소감으로 “우리 어머니는 한국에서 입양됐고, 나는 하프 코리안이다.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아마 몇 없을 것”이라며 “그래서 한국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릴 수 있어 더욱 뜻깊다. 팬들 애정도 생각 이상으로 뜨거웠다”고 기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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