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 갈등 고조' 월계동신, 28일 조합장 해임 총회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시공사와 공사비를 두고 막판 협상 중인 노원구 월계동신 재건축조합이 이달 28일 조합장 해임을 안건으로 하는 임시총회를 개최한다. 공사비 갈등에 이주·착공 지연이 현실화하자 조합 임원진에 반기를 든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활동이 본격화한 건데, 일각에선 사업 표류 우려도 나온다.
14일 월계동신아파트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 임시총회 발의자 대표 측은 이달 28일 오후 3시 임시총회를 열고 조합장 해임 및 직무집행정지 2개 안건을 투표에 부친다고 밝혔다. 전체 조합원 821명(2023년 9월 기준) 중 271명(10월 12일 기준)으로부터 해임발의 동의서를 징구했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상 조합임원 해임은 조합원 10분의 1 이상 요구로 소집된 총회에서 과반수 출석 및 과반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서면동의서 제출도 참석으로 갈음하는 만큼, 일단 총회 소집 및 발의 요건은 갖췄다. 다만 해임안이 통과하려면 80여명(100분의 10 이상)의 직접 출석을 포함해 과반수 출석 및 동의가 필요하다.
올해 2월 말 시공사의 증액 요구로 시작된 공사비 협상 과정이 더디고 절차가 투명하지 않다는 게 비대위 측의 주장이다.
비대위 관계자는 "무조건 공사비를 깎자는 게 아니라 신뢰의 문제"라며 "처음 시공사는 '3차 세계대전이 나기 전까진 공사비 인상은 없을 것'이라고 약속해 사업을 따냈다. 한번 신뢰가 훼손됐으면 증감 공사비를 제시할 때 물량산출내역서 등 명확한 근거를 대야 한다. 해임총회를 준비하면서 법무사와 변호사를 면담한 결과 기존 조합이 체결한 계약 내용상 '20억원 정도의 비용이 잘못 집행된 것 같다'는 의견을 받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대로 공사비 합의를 했다가 이주 후 불쑥 다시 명확한 근거도 없이 인상을 요구하면 금융비용 등 피해가 더 커지기 때문에 신뢰할 수 있는 협상 절차를 원하는 것"이라며 "또 공사비 증액과 감액에 따라 처음 제시한 특화설계에서는 어떤 것들이 빠지는지, 자재는 어떻게 변하는지는 알고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앞서 단지는 지난해 2월 총회에서 HDC현대산업개발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광주 화정 공사현장 외벽 붕괴 사고 발생(2022년 1월) 직후였지만, △추가 분담금 없는 확정 공사비 △특화설계 △미분양 시 100% 대물변제 △자사 시행 개발 사업인 광운대역세권과 브릿지 연결 △안전결함 30년 보증 등 조건을 제시해 조합원 92.4%의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그러나 1년 뒤인 올해 2월 말 시공사는 조합에 물가 인상 및 설계변경에 의한 공사비 인상을 골자로 한 도급계약 변경을 신청했고, 이에 시작된 협상이 지금까지 21차에 접어들도록 결론을 내지 못한 것이다. 그사이 지난 9월 6일자로 관리처분인가도 받았다. 공사비 협상만 매듭지으면 이주와 철거, 착공 수순을 밟게 된다.
처음 시공사와 조합 간 합의된 공사비는 평(3.3㎡)당 540만원. 이후 시공사가 처음 제시한 특화설계대로 시공하되 원자잿값 및 인건비 상승 반영을 요구하며 제안한 공사비는 695만원, 협상 중 감액해 제시한 공사비는 667만원이다. 이에 조합은 다시 평당 597만원을 제시한 뒤 회신을 기다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합 측은 2022년 시공사 선정 당시부터 1년 사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 장기화와 금리 인상 여파로 건설부동산 시장이 급변한 만큼 일정 부분의 인상은 감내한다는 입장이다. 내부적으론 평당 620만원까지도 거론됐던 것으로도 전해진다.
강윤희 조합장은 전 조합원 대상 입장문을 내고 "도급순위 15위 이내 건설사로서 현대산업이 제시한 조건 이상으로, 현대산업이 제시한 공사비 이하로 재건축을 추진할 수 있다면 준엄한 심판을 겸허히 수용할 의사가 있다"면서도 "그렇지 못하면 사업 지연에 따라 발생하는 비용 증가분 일체, 새로운 시공사 선정으로 인한 공사금액 증가 시 분담금 증가액, 시공권 박탈에 따른 손해배상금 발생 시 이에 따른 손실금은 물론, 향후 건설업계의 입찰 참여 기피로 장기 표류할 경우 조합원 손실 금액을 감당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sab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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