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루이바오·후이바오’로 불러주세요”… 쌍둥이 판다 공개

조영달 기자 2023. 10. 12.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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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일 앞두고 이름 선정 공모에 70만 명 참여
인공포육 병행…몸무게만 30배 이상 폭풍 성장
내년 초, 외부 환경 적응 과정 거쳐 일반 공개
루이바오 ‘V’자, 후이바오 ‘U’자 등 무늬로 구별

올해 7월 태어난 국내 첫 쌍둥이 판다가 생후 100일(15일)을 앞두고 12일 오전 언론에 공개됐다.

삼성물산 리조트 부문이 운영하는 에버랜드는 이날 판다 월드에서 강철원·송영관 사육사 등 동물원 관계자와 SNS를 통해 사전 초청된 일반인 등이 참석한 가운데 쌍둥이 판다를 언론에 10분간 선보였다. 또 공모를 통해 선정된 쌍둥이 판다의 이름 ‘루이바오’(睿寶), ‘후이바오’(輝寶)도 발표했다. 각각 ‘슬기로운 보물’과 ‘빛나는 보물’이라는 의미다.

● 체중 5㎏ 넘어…100일간 30배 폭풍 성장

올해 7월 7일 아빠 러바오와 엄마 아이바오 사이에서 세계적인 멸종 취약종인 자이언트 판다 암컷 2마리가 자연 번식으로 태어났다. 러바오와 아이바오는 2020년 첫째 암컷 푸바오(福寶)를 출산했다.

‘루이바오’와 ‘후이바오’는 태어날 당시 몸무게가 각각 180g, 140g에 불과했다. 하지만, 생후 100일을 앞둔 현재 루이바오(5.41㎏), 후이바오(5.83㎏) 둘 다 5㎏가 넘는다. 출산 당시보다 체중이 30배 이상 늘었다. 겉모습도 생후 열흘 경부터 눈, 귀, 어깨, 팔, 다리 주변에 검은 무늬가 나타나기 시작해 현재는 오동통한 몸매에 흰 털과 검은 털이 가득한 귀여운 판다의 모습이다.

판다의 신체 부위에서 가장 늦게 검은색을 띄는 코도 최근 들어 분홍빛에서 검게 변하기 시작했다. 생후 약 한 달 무렵 눈을 뜬 루이바오와 후이바오는 뒤집기와 배밀이 과정을 거쳐 최근에는 잇몸을 뚫고 유치가 나오기 시작했다고 한다.

사육사, 수의사 등 에버랜드 동물원 임직원들과 중국 판다 보호 연구센터에서 온 전문가의 보살핌도 쌍둥이 판다의 건강한 성장을 돕고 있다. 엄마인 아이바오가 자연 포육을 했던 푸바오 때와 달리 쌍둥이 두 마리를 동시에 돌보기 어려운 상황을 고려해 사육사들이 출생 때부터 인공 포육을 병행하고 있다. 엄마가 쌍둥이 중 한 마리에게 젖을 물리면 다른 한 마리는 포육실로 데려와 사육사가 분유를 먹이고 보살피는 방식이다.

인공 포육 병행은 쌍둥이들이 엄마에게 골고루 사랑받을 수 있도록 현재 10일 교체 주기로 이루어지고 있지만, 앞으로 두 발의 힘이 생겨 아장아장 걷게 되는 시기인 생후 4개월경부터는 두 마리 모두 엄마 아이바오와 생활하며 사육사들이 육아 보조를 할 예정이다.

아이바오도 사육사들의 집중적인 산후 관리를 통해 출산 전 체중을 회복하고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푸바오 때의 육아 경험을 살려 쌍둥이 아기들을 안정적으로 보살피고 있다.

판다 할아버지 강철원 사육사는 “100일간 건강하게 성장해준 루이바오와 후이바오는 물론, 엄마 아이바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라며 “쌍둥이뿐만 아니라 판다 가족 모두에게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정동희 에버랜드 동물원장은 “쌍둥이가 엄마를 따라 안정적으로 활동할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하는 내년 초 외부 환경 적응 과정 등을 거쳐 일반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쌍둥이 판다 루이바오, 후이바오의 성장 과정과 판다 가족의 재미있는 일상을 담은 이야기들은 에버랜드 공식 유튜브 채널과 블로그, 말하는 동물원 뿌빠TV 유튜브 등에서 만나 볼 수 있다.

● 루이바오-후이바오, 슬기롭고 빛나는 보물

에버랜드는 쌍둥이 판다의 이름도 이날 함께 공개했다. 쌍둥이 첫째는 ‘루이바오’(睿寶), 둘째는 ‘후이바오’(輝寶). 각각 ‘슬기로운 보물’과 ‘빛나는 보물’이라는 의미다. 이름은 8월 24일~10월 6일 진행된 대국민 이름 공모 이벤트를 통해 정했다.

에버랜드 SNS 채널과 동물원 팬 카페 등에서 진행된 댓글 공모에는 약 2만 명이 참여해 4만여 개의 이름을 응모했다. 이름 선정위원회를 통해 10쌍의 이름을 선정했고, 1차 온라인 투표에는 20여만 건의 투표가 이루어졌다.

결선 투표에는 에버랜드 홈페이지와 판다월드 현장, 네이버 오픈톡, 주한중국대사관 위챗 등 온오프라인에서 동시에 진행됐으며 약 50만 명이 참여해 최종 후보 4쌍 중 ‘루이바오’와 ‘후이바오’가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다.

고객들은 SNS 댓글을 통해 “이름처럼 슬기롭고 빛나는 아가들이 되길 바란다”, “예쁜 이름이 지어지기까지 건강하게 키워준 사육사, 수의사들 모두 감사드린다”, “많은 사람들에게 정감있게 불리고 오래도록 기억될 수 있는 이름이길 바란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보통 판다는 몸무게 200g 미만의 미숙아 상태로 태어나 초기 생존율이 매우 낮아 건강 상태가 안정기에 접어드는 생후 100일경 중국어로 된 이름을 지어주는 게 국제적인 관례다. 쌍둥이 판다의 언니인 ‘푸바오(福寶·행복을 주는 보물)’도 100일 무렵 고객 참여를 통해 이름을 지었다.

● 루이바오 ‘V’자, 후이바오 ‘U’자 등 무늬

슬기로운 보물이라는 의미의 언니 ‘루이바오’(睿寶)는 7월 7일 오전 4시 52분 태어났다. 동생 ‘후이바오’(輝寶·빛나는 보물)는 이보다 1시간 47분 정도 늦은 오전 6시 39분 출생이다. 루이바오와 후이바오는 등 무늬로 쉽게 구분할 수 있다. 루이바오는 아빠 러바오를 닮아 브이(V)자 모양, 후이바오는 엄마 아이바오와 같은 유(U)자 모양이다. 루이바오는 활발하면서도 조심성이 많지만 후이바오는 언니에 비해 여유롭고 온순하다.

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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