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엑소더스’ 나선 세계, 항공편 투입해 자국민 대피…미국‧영국은 별도 지원 없어

최서은 기자 2023. 10. 11.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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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텔아비브 공항에서 출발한 한국인들이 11일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 입국장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세계 각국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의 전쟁에 나선 이스라엘에서 자국민을 안전하게 대피시키기 위해 항공편 및 군용기를 보내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다. 다만 미국과 영국 등 일부 국가들은 별도로 정부가 직접 나서 자국민을 대피시킬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11일(현지시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유럽, 아시아, 중남미 등 세계 전역의 각국 정부가 이스라엘에 특별 항공편 및 군용기를 보내 관광, 근로, 성지순례 등을 이유로 이스라엘에 머물고 있는 자국민을 대피시키기로 했다.

지난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시작된 이번 교전으로 태국, 미국, 아르헨티나, 프랑스, 우크라이나 등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 사망자가 다수 발생했으며, 외국인 인질도 상당수 붙잡혔다.

이에 따라 여러 국가에서 정부가 직접 항공편을 보내 이스라엘에 고립된 자국민을 안전하게 대피시키기 위해 애쓰고 있다.

캐나다 정부는 10일 캐나다 시민·영주권자와 그들의 가족을 위해 텔아비브에 군용기를 보낸다고 밝혔다. 멜라니 졸리 캐나다 외무장관은 “텔아비브에서 캐나다인의 출국 지원을 시작할 계획”이라며 “텔아비브 공항에 갈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한 추가 옵션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독일 루프트한자 항공은 오는 12∼13일 특별편을 여러 편 운항해 이스라엘에 남은 독일 국민을 자국으로 대피시키기로 했다. 현재 약 4500여명의 독일 국민이 이스라엘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탈리아는 자국민 200명을 태운 공군기 두 대가 이스라엘을 출발해 10일 오전 로마 공군 비행장에 도착했으며 민항기 한 대도 곧 베로나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외에도 프랑스, 스페인, 네덜란드, 호주, 헝가리 등이 특별 항공편 및 군용기를 보내 이스라엘에 있는 자국민을 구출하기로 했다.

유대인 인구가 많은 중남미 국가들은 이미 자국민 대피를 시작했다. 중남미에서 가장 많은 유대인 인구가 있는 아르헨티나는 10일부터 하루 세 차례 공군기를 띄워 자국민 1200명을 대피시키고 있다. 멕시코 정부도 지난 9일부터 군용기를 투입해 자국민을 대피시켰고, 우루과이 역시 자국민 77명을 이스라엘에서 귀국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도 대한항공 항공편을 통해 10일 오후 1시45분(한국시간 오후 7시45분)쯤 192명이 텔아비브에서 출발해 한국 시간으로 11일 오전 6시8분 인천국제공항에 무사히 도착했다. 외교부는 남은 단기 체류자들에 대해 항공편과 육로를 통해 출국을 안내하고 있다.

반면 미국과 영국 정부는 아직까지 이스라엘의 자국민을 대피시킬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 대변인은 지난 9일 자국민의 긴급 대피를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 역시 같은 날 성명을 통해 “떠나고 싶은 사람들은 상업용 항공편과 지상 옵션을 여전히 이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정치인들과 국민 사이에서는 정부가 직접 나서 미국 시민들을 적극적으로 대피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그레이스 맹 하원의원을 비롯해 일부 의원들은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에 서한을 보내 주 정부가 전세기와 군용기 등을 보내 이스라엘에서 미국 시민들을 안전하게 데려오라고 촉구했다.

영국 정부 역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점령지 일부에 대한 여행 자제를 권고했지만, 정부가 직접 시민들을 대피시킬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임스 클레버리 영국 외무장관은 10일 “장관들이 이스라엘을 떠나려는 영국인들이 상업용 항공편을 계속 이용할 수 있도록 항공 업계와 협력하고 있다”고만 밝혔다.

한 영국인 여성은 이스라엘 주재 영국 대사관에 연락했지만, 아무런 응답을 받지 못했다고 BBC에 전했다. 그는 다른 영국인 12명과 함께 텔아비브에 갇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영국 시민인데, 아무도 우리가 안전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지 않아 매우 실망스럽다”면서 “이 전쟁의 시기에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냐”고 비판했다.

한편 이스라엘 인접국 키프로스는 이스라엘을 떠나고 싶어하는 제3국 시민들의 대피를 도울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최서은 기자 ciel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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