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싹쓸이 하던 두 나라, 소비 줄이니...세계 1위 루이비통 실적도 휘청

김인오 기자(mery@mk.co.kr) 2023. 10. 11.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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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LVMH, 3분기 실적 발표
“중국 소비회복 기대 못 미쳐”
매출 증가세 17→ 9%로 둔화
인플레·고금리 소비 부담 속
화장품 뜨고 보석·주류 부진
9월 비만약 회사에 시총1위 내줘
2023 루이비통 여성 프리폴 컬렉션 쇼에 참석한 한국 아이돌 그룹 르세라핌/사진=게티이미지
한 때 유럽증시 시가총액 1위를 달렸던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가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을 발표했다. 명품업계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보복 소비 반사효과를 누렸지만 올해 하반기 들어 ‘최대 소비 시장’ 중국 경제를 중심으로 글로별 경제 둔화 리스크가 본격화된 탓에 매출 둔화가 불가피하다는 월가 예상이 따른다. 지난 해 1인당 명품 소비 1위 국가로 꼽힌 한국에서도 최근 절약 열풍이 불고 있다. 다만 투자자들은 소비 둔화 악재가 이미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보고 LVMH 주식 매수에 나서는 모양새다.

10일(이하 현지시간) 프랑스계 글로벌 명품 기업인 LVMH(파리증시 티커 MC) 는 올해 3분기(7~9월) 전체 매출(환율 변동·기업 인수 영향 제외)이 총 199억6000만유로로 작년 동기 대비(연간) 9% 늘어났다고 밝혔다. 이는 팩트셋 집계 기준 시장 전문가 기대치(204억8000만 유로)를 밑도는 수준이다. 직전 분기인 2분기 LVMH의 전체 매출이 아시아(일본 제외) 소비에 힘입어 연간 17% 증가한 점에 비해서도 저조한 성적이다. 회사의 3분기 총 수익은 연간 1% 늘어 작년과 거의 같은 규모다.

LVMH는 명품업계에서는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했다. 이 때문에 오는 24일 에르메스(RMS)와 케어링와 케어링(KER)가 발표할 실적 가늠자로 통한다.

LVMH는 루이비통 외에도 디올과 티파니, 불가리, 세포라 등을 계열사로 거느리고 있다. 올해 회사의 3분기 실적을 부문별로 보면 주력 사업인 패션·가죽 제품 매출은 연간 9% 늘어나 전체 매출 증가율에 부합하는 수준이었으며 전문가 기대치(10%성장)을 밑돌았다. 세포라로 대표되는 화장품(향수 포함) 판매 부문은 26% 급증했지만 화장품은 명품백 등 가죽 제품이나 주류에 비해 비교적 단가가 저렴한 편이다. 명품을 찾는 사람들이 인플레이션과 고금리로 인해 가격 부담이 적은 품목 위주로 소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가격대가 비싼 보석 부문 매출은 3% 증가에 그쳤으며 고급 샴페인 모엣 샹동으로 유명한 주류 사업 부문은 오히려 매출이 연간 14% 쪼그라들었다.

실적 발표에 나선 장자크 기오니 LVMH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광란에 가까운 최근 3년간 변동성의 시간을 보낸 후 이제는 성장세가 역사적 평균으로 수렴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이번 분기 유럽 내 매출 둔화 외에도 중국 매출이 2년 전에 비해 눈에 띌 만한 회복을 보여주지 못했다”면서 “중국 쪽에서 패션·가죽 제품 수요 반등이 눈에 띄지 않았으며 주류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파리증시에 상장된 LVMH 의 올해 연중 주가 흐름
다만 이날 파리증시에서 회사 주가는 전날 대비 3.21%올라 1주당 733.50유로에 거래를 마쳤다. 최악은 지났다는 투자 판단이 매수세로 이어진 결과다. 이와 관련해 미국 번스타인 증권의 루카 솔카 연구원은 “LVMH주가는 기존 하락세에서도 알 수 있듯 투자자들의 기대가 현저히 낮았기 때문에 지금은 저점 매수 수요가 나올 만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LVMH 를 비롯한 글로벌 명품업계는 그간 영리치를 고객층으로 겨냥했지만 최근 영리치 열풍이 다소 수그러든 데다 중국 회복세가 고르지 않은 탓에 매출 전망이 어둡고, 주가는 약세를 이어왔다는 분석에서다.

LVMH 주가는 약세를 거듭한 결과 지난 4월 이후 이달 초까지 시가총액이 약 960억 유로 쪼그라들었다. 올해 4월은 회사 시총이 유럽 기업 최초로 5000억달러를 돌파한 시점이다.

코펜하겐 증시에 상장된 노보 노디스크의 올해 연중 주가 흐름
회사는 최근 2~3년간 유럽 증시에서 시총 1위를 달렸지만 지난 달에는 덴마크 제약사인 노보 노디스크에 순위를 내준 바 있다. 노보 노디스크는 테슬라 창업자인 일론머스크가 다이어트 비결로 밝혔던 비만 치료제 위고비로 유명한 덴마크 제약사로 앞서 또 다른 주사형 비만 치료제 ‘삭센다’를 출시해 투자 관심을 끌어왔다.
IMF 세계경제전망
한편 같은 날 국제통화기금(IMF)은 10월 성장 전망을 통해 올해 전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0%로 유지하면서도 내년은 2.9%로 0.1%포인트(p) 낮췄다. 세계 경제 양대 축인 미국 경제 전망(올해 1.8→2.1%, 내년 1.0→1.5%)을 높인 반면 중국(올해 5.2→5.0% , 내년 4.5→4.2%) 전망을 낮춘 결과다. 크리스티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오는 2025년까지 많은 나라에서 물가 상승률이 중앙은행들 목표치를 웃돌 것이며 앞으로 5년간 경제 성장세가 약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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