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정신질환자 느는데 센터 정신건강전문요원 비중 되레 ‘감소’[병원 밖 정신질환자]

2023. 10. 11.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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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전문요원 구성 현황
지난해 정신건강복지센터 내 전문인력 2199명
구성 비율은 48%…2018년 대비 13%P 감소
중증 정신질환자는 매년 증가세
2021년 중증 정신질환자 65만명…5년새 13.6%P ↑
전문가들 “전문성을 가진 정신건강요원 확충 절대적”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중증 정신질환자가 매년 증가세를 보이면서 이들에게 전문적인 서비스를 연계할 수 있는 정신건강전문요원의 필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하지만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일하는 근로자들 중 정신건강요원의 비중은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서정숙 국민의힘 의원실이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정신건강전문요원 구성 현황을 보면 시설 내 정신건강 전문인력 구성 비율은 지난해 기준 상근인력 4544명 가운데 48%인 2199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4년 전인 2018년 정신건강전문요원의 비율이 61%를 차지했던 것보다 13%포인트 감소한 수준이다.

정신건강전문요원은 정신 건강 분야에 관한 전문지식과 기술을 갖추고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수련기관에서 수련을 받은 뒤 국가자격증을 취득한 전문가들이다. 정신건강임상심리사, 정신건강간호사, 정신건강사회복지사, 정신건강작업치료사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들은 정신질환자가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재활 훈련부터 작업 훈련 등 개인별 지원 계획을 수립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정신건강복지센터의 핵심 인력인 정신건강전문요원의 비중이 줄어드는 현상에 대해 복지부는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비전문요원이 비약적으로 늘어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비전문요원은 사회복지사와 간호사 임상심리사 등 정신건강 자격증이 없는 인력이다. 고정된 예산 하에서 비전문요원들을 늘리다보니, 전문인력 수가 줄어들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실제로 정신건강복지센터에 일하는 비전문요원 수는 지난해 2345명으로, 5년 전인 2018년(949명)보다 147% 증가했다. 반면 정신건강전문요원은 2018년(1470명) 대비 49.6%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에 대해 복지부 관계자는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고연차의 정신건강전문요원을 채용할 만큼의 예산이 충분히 책정되지 않다보니 비전문요원이 상대적으로 더 많이 채용되고 있다. 정신건강전문요원도 호봉이 낮은 전문 인력을 채용하고 있다보니 센터 내에서 정신건강요원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현상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2021년 기준 중증 정신질환자 65만명…“전문성 가진 정신건강요원 확충이 필수”
[게티이미지뱅크]

중증 정신질환자는 매년 증가세다. 복지부 국립정신건강센터가 발간한 ‘국가정신건강 현황 보고서 2021’을 보면 2021년 기준 전체 중증 정신질환 환자는 65만1813명으로 50만9056명으로 집계된 2018년보다 13.6%포인트(8만1857명) 늘었다. 그러나 중증 정신질환자 수가 늘어나는 만큼 정신건강전문요원의 인력이 따라가질 못해 질적인 서비스를 연계하는데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 한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일하는 정신건강사회복지사 A씨는 “시설 내 정신건강요원들의 비중이 절반도 되지 않아 오히려 환자들에 대한 질적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렵다”며 “정신질환자사례관리만 집중적으로 하는 게 아니고 지역 주민들에 대한 상담부터 재난 심리, 자살 관리 등 다양한 업무를 정신건강사회복지사가 맡고 있다. 그 결과 업무일이 쌓여 있어 정신질환자에 대한 정밀한 서비스 제공이 어려운 한계도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정신질환자들을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센터는 지난 5년간 전국적으로 3곳 늘어났다. 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정신건강복지센터는 261곳으로, 5년 전인 2017년보다 3곳(258곳) 증가한 수치다.

복지부 관계자는 “2020년 이후 모든 시군구에 정신건강복지센터가 설치됐다”며 “정신건강복지센터에 대한 접근성에 있어선 문제가 없다는 판단된 나머지 센터의 인프라 확충보단 인력 확충에 좀 더 관심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중증 정신질환자에 대한 사례 관리와 적절한 서비스를 연계하기 위해선 전문성을 가진 정신건강요원을 확충이 필수라고 했다. 이에 따라 정부의 예산 증액을 통해 정신건강 전문 요원 인력을 늘리는 한편 이들에 대한 처우 개선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현진희 대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겸 한국정신건강사회복지학회장은 “정신건강복지센터 내 근무자들이 늘어나는 것은 고무적이나 중증 정신질환자들을 관리할 수 있는 정신건강전문요원은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센터 내 저연차의 정신건강전문요원이 대다수인 것도 정신질환자에 대한 질적인 서비스 연결에 어려움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열악한 처우로 정신건강사회복지사들이 복지센터를 퇴사하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선 충분한 재정적 지원 아래구성원들의 경력을 쌓아가면서 업무를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yckim645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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