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일듯 말듯” 전신누드→착시효과까지, 시스루 개성을 품다 [이슈와치]

하지원 2023. 10. 10.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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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전종서(뉴스엔DB), 캔디스 스와네포일(게티이미지), 테일러 힐(게티이미지)
왼쪽 윗줄부터 시계방향으로 윤은혜 조여정 전도연 한선화 이청아 전종서(뉴스엔DB)
왼쪽 윗줄부터 시계방향으로 테일러 힐(게티이미지), 캔디스 스와네포엘(게티이미지), 켄달 제너(뉴스엔DB), 리한나(게티이미지), 만삭 리한나(게티이미지), 레이디가가(게티이미지)
왼쪽 윗줄부터 시계방향으로 한소희(계정 캡처) 카리나(뉴스엔DB) 수지(계정 캡처) 방탄소년단 지민(‘버터’ 콘셉트 포토) 오리원오브 밀(에잇디엔터 제공) 유아인(잭앤질)

[뉴스엔 하지원 기자]

몸을 가렸지만 비쳐 보이는 실루엣으로 여성미와 우아함을 강조한 스타일링 '시스루'. 이제는 여성성과 몸매를 과시하는 것을 넘어 자신의 스타일, 개성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재해석되고 있다.

시스루 패션 시작은 1960년대 이브 생 로랑 쇼로 알려졌다. 프랑스 패션 디자이너 이브 앙리 도나 마티외생로랑은 1968년 시스루를 창시, 여성들에게 자신감과 과감함을 가져다줬다. 몸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파격적인 모습은 당시 여성의 영혼을 자유롭게 만드는 패션이라며 지지받았다.

이 스타일을 연출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감이다. 속이 훤히 비치는 옷, 즉 나 자신을 과감히 드러내야 하는 이 패션은 내 몸을 사랑하고, 포용할 줄 아는 대담함, 당당한 에티듀드가 필요하다.

최근에는 유명인들이 너나 할 것 없이 다채로운 형태의 시스루 패션을 선보이고 있다.

#디자인에 따라 천차만별 스타일①

시스루 패션은 한국 기성세대의 목덜미를 잡게 하기 충분했다. 찢어진 청바지, 배꼽이 보이는 크롭톱까지 약간의 노출이 있는 옷만 입어도 수군거리고 통제당하던 때를 생각해보면 더 그렇다. 이에 노출 패션이 대중적 유행으로까지 번지긴 어려울 것이란 평가를 받아왔지만, 시대가 변한만큼 이제는 자유로움의 상징이라는 호의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국내에서는 2000년대 후반, 2010년대 초반 강하게 시스루 열풍이 불었다. 조여정은 뒤태를 강조한 드레스를 입고 레드카펫을 밟았다. 당시 조여정이 입었던 화이트 미니드레스는 청순함이 돋보이는 앞모습과 매끈한 등라인이 엿보이는 반전 시스루로 섹시함을 뽐냈다.

가수 겸 배우 윤은혜는 속옷을 당당하게 드러낸 드레스로 화제를 모았다. 윤은혜는 블랙 색상의 장식 요소가 적은 톱이 겉옷 밖으로 비치게 입는 남다른 패션 감각을 선보였다. 전도연은 세로 스트라이프 무늬 시스루 드레스를 착용했는데, 걸음을 옮길 때마다 속살이 비치는 아슬아슬한 노출이 누드보다 더 야하다는 반응을 얻은 바 있다.

세월이 흐르면서 노출이 더 과해졌냐고? 그렇지 않다. 은근하게 노출을 꾀하는 시스루, 속옷이나 이너 위에 망사를 감는 관능적 시스루까지 더 다채로워진 스타일링을 자랑한다.

최근 전종서는 옆트임이 특징인 전신 시스루 화이트 드레스를 입고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았다. 수줍게 웃는 얼굴과 달리 매혹적인 자태로 반전 매력을 꾀했다. 이청아는 니트 톱과 망사, 크로셋 네트 등 조화가 이룬 시스루 패션으로 우아하고 기품 있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한선화는 물결치는 슬릿&시스루 디테일의 시스루 드레스로 고급스러운 스타일링을 뽐냈다.

#노출 허용 어디까지?②

아직도 시스루룩을 두고 노출이냐, 트렌드냐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보란 듯 화려하고 싶을 때, 내추럴한 분위기로 반전 섹시미를 강조하고 싶을 때 등 모두 활용 가능한 시스루룩 열풍은 식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해외에서는 매년 셀럽들의 이색적인 시스루가 화제를 모은다. 전신이 다 비치거나 주요 부위만 가린 듯한 디자인, 혹은 정말 다 비친다.

테일러 힐은 플로럴 레이스에 크리스털이 장식된 드레스로 입었다. 목까지 감싼 룩이지만, 엉덩이 바로 위까지 파여 관능미를 뽐낸 뒤태가 눈길을 끈다. 캔디스 스와네포엘은 누드톤의 컬러풀한 전신 시스루 점프 수트로 군살 없는 자태를 뽐냈다. 켄달 제너는 가릴 곳만 가린 파격 전신 시스루로 남다른 존재감을 드러냈다. 신체 굴곡이 한눈에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레이디 가가다. 레이디 가가는 꽃무늬 시스루 룩으로 파격 의상을 연출했다. 가슴 부분은 조개 디자인으로 가렸으며, 동그란 모양의 선글라스와 흰색 부츠로 예측불가능한 패션을 완성했다.

리한나는 전신 노출과 맞먹는 반짝이는 전신 시스루 드레스를 입고 등장했다. 특히 리한나는 하의는 속옷만 입었고, 가슴과 엉덩이라인을 적나라하게 노출해 한국에서는 시도하기 쉽지 않은 패션으로 충격을 안겼다. 또 리한나는 만삭 당시 검은색 속옷과 D라인이 다 비치는 블랙 레이스 드레스를 입고 파격 란제리 룩을 선보여 신선한 자극을 주기도 했다.

#일상 파고든 시스루, 남성복에도 적극 활용③

시스루를 섹시하게만 즐긴다는 법은 없다. 통기성까지 훌륭한 시스루 룩은 MZ세대의 데일리 웨어로 자리 잡았다.

유니크한 패션으로 매번 화제를 모으는 한소희는 잔잔한 플라워 패턴의 시스루 원단 긴팔 티에 긴바지를 착용, 세련된 올블랙 패션을 선보였다. 뜨거운 여름 긴팔에 시스루로 시원함까지 더한 이 패션은 일상에서의 활용을 가능케 한다.

카리나는 시스루 민소매 상의와 선글라스를 매치해 세련되고 고급스러워 보이는 공항룩을 선보였다. 카리나는 광택이 나는 메시 소재 시스루를 레이어드해 세련미를 돋보이게 했다.

수지는 플라워 패턴 반소매에 가죽 팬츠, 미니멀한 백으로 멋스러운 데일리룩을 완성했다. 화사한 컬러감과 레이스, 러플 등 디테일한 포인트가 특징이 시스루 탑이 수지의 러블리함을 돋보이게 한다.

비교적 보수적인 한국 남성들의 패션에 대한 관심도도 매우 높아지고 있다. '여성들이 입는' 옷으로만 해석됐던 시스루가 성별 구분 없이 취향과 개성을 뽐내는 대중적인 패션으로 기류가 변화하고 있다.

해외 럭셔리 브랜드들은 시스루, 망사 등 여성복에서만 쓰이던 소재들을 남성복에 적극 활용, 연구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일찍이 여성복 못지않은 스타일링으로 성별 경계를 넘어선 젠더리스 룩이 나왔던 바 있다. 배우 고수는 1999년 드라마 ‘광끼’에서 민소매 티셔츠에 시스루룩, 꽃무늬 바지라는 패션으로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던 바 있다. 당시엔 남성이 입기에 난해하다는 시각이었지만 2010년대에 들어서면서 ‘시스루룩 선구자’라는 타이틀을 얻게 됐다.

또 유아인은 2010년대 초반 후드 티셔츠에 가죽이 패치된 아이템, 매시 소재를 사용한 트렌디한 스타일의 카디건과 티셔츠로 과감하면서도 관능적인 남성 패션을 소화했다.

시대에 맞게 젠더리스 흐름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 아이돌그룹 온리원오브는 'seOul cOllectiOn' 앨범에서 화이트 시스루 셔츠로 섹시한 몸매와 색다른 비주얼을 뽐낸 바 있다. 특히 멤버 밀은 사진 속에서 화이트색 시스루 의상을 완벽하게 소화, 상체를 살며시 드러낸 파격적인 모습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글로벌 슈퍼 그룹 방탄소년단(BTS)도 시스루에 푹 빠졌다. 멤버 지민은 '버터' 컨셉 포토에서 올벡 헤인보우 헤어스타일로 블랙 롱슬리브, 프릴 장식이 포인트인 화이트 민소매 티셔츠를 매치해 섹시한 남성미를 드러냈다.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다양한 무대에서 등이나 가슴근육을 살짝 드러내는 시스루 의상으로 상상력을 자극하는 반전의 멋을 선사했다.

시스루 소재의 신발, 가방까지 익숙하면서 낯선 아이템들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팔색조 매력을 지닌 시스루는 앞으로도 꾸준히 패션 애호가들의 관심을 사로잡을 것으로 보인다.

뉴스엔 하지원 oni1222@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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