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독일 세단의 정수, BMW 5시리즈

2023. 10. 1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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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년만에 돌아온 8세대 완전변경
 -커진 차체, 모던한 감각 키운 디자인
 -정체성 돋보이는 뛰어난 주행감각 

 BMW 라인업 중 핵심이 되는 차를 꼽으라면 단연 5시리즈다. 지난 1972년 첫 등장 이후 세계에 약 800만대 이상 팔린 BMW의 프리미엄 세단이며 국내에서도 많은 판매와 마니아를 확보하고 있다. 그만큼 신형에 대한 기대감은 상당했다. BMW 역시 이를 모를 리 없었고 전작을 뛰어넘는 8세대를 등장시키며 왕의 귀환을 알렸다. 그리고 지난 5일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출시와 함께 시승이 이뤄졌다. 

 ▲디자인&상품성
 외관은 익숙하면서도 신선한 구성이다. 브랜드 정체성을 나타내는 요소는 그대로 가져 가면서 대담한 변화를 곳곳에서 찾아 볼 수 있다. 크기가 다소 작아진 헤드램프는 주간주행등 패턴을 바꿔 더욱 존재감을 나타낸다. 이와 함께 키드니 그릴은 크기를 키우고 주변에 조명을 넣는 센스를 발휘했다. 굵은 선들로 이뤄진 앞 범퍼를 비롯해 전체적인 캐릭터 라인은 날카롭고 선명하다. 마치 감각적인 조각품을 보는 것 같다

 옆은 커진 차체가 두드러진다. 실제로 신형은 이전 세대에 비해 길이 95㎜, 너비 30㎜, 높이가 35㎜ 증가했다. 앞뒤 바퀴 사이 거리를 뜻하는 휠베이스도 20㎜가 늘어 동급 대비 가장 큰 차체를 자랑한다. 그래서 한 눈에 봐도 큰 차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세부 요소를 살펴보면 큼직한 20인치 휠은 보는 맛과 함께 기능적으로도 완벽하며 C-필러에는 음각으로 숫자 '5'를 새겨 넣어 자부심을 높였다. 

 뒤는 사진과 실물이 완전히 다르다. 사진으로 봤을 땐 다소 허전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실물로 보니 균형감이 상당하다. 트렁크 위쪽에 붙은 테일램프는 두 줄의 넓은 제동등과 잘 어우러지며 투톤으로 처리한 범퍼는 안정적인 비율로 뒤를 완성한다.

 실내는 운전자 중심 구조가 인상적이다. 여기에는 커브드 디스플레이가 한몫 한다.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14.9인치 컨트롤 디스플레이가 차별화된 디지털 경험을 제공한다. 안쪽으로 오목한 모습이 콕핏을 연상시키고 흐름에 맞춰 센터페시아도 살짝 틀어 놓았다. 덕분에 운전자는 주행 몰입도를 높이고 차와 교감을 키운다.

 반대로 동승석은 여러 소재들로 꾸민 깔끔한 패널로 마무리했다. 아쉬움이 없으며 고급스러운 감각을 극대화 한다. 센터 터널은 좌우 대칭으로 공평하게 나눴다. 큼직한 컵홀더와 매우 유용한 스마트폰 듀얼 무선 충전 패드, 여기에 물리버튼도 최소하해 현대적인 이미지를 전달한다. 

 화면 속 최신 운영체제도 탑재했다. BMW 오퍼레이팅 시스템 8.5로 불리며 새로운 '퀵셀렉트' 기능을 넣었다. 하위 메뉴로 진입하지 않고도 운전자가 원하는 기능을 바로 실행할 수 있도록 한다. 이와 함께 유튜브 앱을 내장했고 eSIM 서비스를 가입할 경우 별도의 스마트기기 연결 없이도 차 내 디스플레이로 5G 동영상 스트리밍 이용이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에어콘솔 게이밍 플랫폼과 협력해 실내 게임 기능을 지원한다. BMW 커브드 디스플레이와 컨트롤러 역할을 하는 스마트폰만 있으면 정지해 있을 때 가벼운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소재는 훌륭하다. 질 좋은 가죽을 비롯해 적재적소에 넣은 금속 느낌 소재, 크리스털 등이 호화롭다. 특히, 인터랙션 바는 5시리즈 실내의 키 포인트다. 백라이트를 적용한 크리스탈 디자인의 바(bar)는 계기판 하단과 대시보드를 가로질러 양쪽 도어 패널까지 펼쳐진다. 터치 방식의 조작 패널이 통합돼 운전자와 차의 상호작용을 강화한다. 

 편의 및 안전 품목도 알차다. 모든 트림에 어댑티브 LED 헤드라이트, 대형 파노라믹 글라스 루프, 통풍 기능을 추가한 앞좌석, 트래블 & 컴포트 시스템, 전동식 트렁크, 스마트폰 무선 충전 기능 등을 기본으로 채택했다. 또 제품에 따라 라디에이터 그릴 조명과 하만 카돈 하이파이 사운드 시스템 또는 바워스 앤 윌킨스 서라운드 시스템, M 스포츠 서스페션, 어댑티브 서스펜션 및 M 어댑티브 서스펜션 등이 들어간다.

 뒷좌석은 커진 차체의 혜택을 가장 많이 봤다. 넓은 무릎 공간과 머리 위 공간, 큼직한 시트까지 조화를 이뤄 안락한 착좌감을 구현한다. 송풍구와 공조장치 디자인도 전부 새로워져 자꾸만 눌러보게 된다. 도어 안쪽을 비롯해 수납할 공간도 제법 많다. 트렁크는 무난한 수준이며 별도의 폴딩 기능을 추가로 지원한다.

 ▲성능
 국내 출시하는 5시리즈 파워트레인은 가솔린과 디젤 등 내연기관과 순수 전기차 등 다양하게 준비했다. 먼저 4기통 가솔린 터보 엔진을 얹는 520i는 최고출력 190마력, 최대토크 31.6㎏·m를 발휘하며 530i는 최고 258마력, 최대 40.8㎏·m를 발휘한다. 4기통 디젤 엔진의 523d은 최고 197마력, 최대 40.8㎏·m다. 모든 내연기관 엔진에는 8단 스텝트로닉 스포츠 변속기를 조합하고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맞물린다.

 순수 전기차인 i5는 두 가지 버전으로 나뉜다. 1개의 전기 모터를 얹은 i5 e드라이브40은 최고 340마력, 최대 40.8㎏·m를 발휘한다. 1회 충전 주행거리는 384㎞(21인치 휠 기준, 국내 판매 제품은 19 또는 20인치 휠 장착)다. 새 5시리즈 중 가장 고성능인 i5 M60 x드라이브는 2개의 전기 모터가 601마력의 합산 최고출력과 81.1㎏·m의 최대토크를 낸다.

 배정받은 시승차는 i5 e드라이브40 이었다. 고요한 등장과 함께 스르륵 앞으로 나가는 느낌이 매우 놀랍다. 한 없이 부드럽고 차분하며 실크 양탄자 위에서 움직이는 기분이다. 전기 에너지가 동력원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느낌을 전혀 받을 수 없다. 고주파 소음과 잔 진동처럼 조금의 불필요한 요소들도 말끔히 지웠다.

 중속을 넘어 고속으로 향할수록 감동은 배로 커진다. 고속 안정성이 매우 뛰어난 것. 기존 5시리즈도 우수했는데 신형으로 오면서 더욱 비현실적인 감각을 전달한다. 바닥에 바짝 붙어 묵직하게 자세를 낮추고 맹렬히 질주하며 모든 과정은 눈 깜짝할 사이에 이뤄진다. 

 흐름에 맞춰서 운전하는 것 같지만 주변 차들이 순식간에 뒤에 놓여있는 기이한 현상도 경험할 수 있다. 계기판 속 숫자는 예상 속도보다 2~3배는 높게 찍혀있어 다급히 브레이크 페달을 밟는 경우도 다반사다. 이처럼 높은 고속 안정성을 바탕으로 어느 순간에서든지 여유롭게 질주할 수 있는 차가 신형 5시리즈다. 

 BMW 전매특허는 여전하다. 유연하면서도 정확한 핸들링과 깔끔한 코너링 실력은 전기 파워트레인으로 오면서 더 커진다. 바닥에 놓인 배터리가 현가 하질량을 높이면서 완벽한 포물선을 그릴 수 있게 도와준다. 무리하게 속도를 올려도 결과는 한결같이 100점이다. 저절로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며 고개를 끄덕이고 엔도르핀이 분출된다. 

 주행 보조기능은 한층 자연스러워졌다. 기본 제공하는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프로페셔널'은 스톱 앤 고 기능을 포함해 차간 거리 제어 기능과 차로 유지 보조를 통해 장거리 주행과 시내 교통상황에서 편리한 주행을 지원한다. 차가 끼어들거나 나오는 상황, 굴곡이 심한 곳 등 여러 변수에도 의연하게 대처한다.

 마지막으로 주차 및 후진 보조 기능을 포함한 파킹 어시스턴트 플러스는 주차장이나 골목길에서 발군의 실력을 드러낼 듯하고 파킹 어시스턴트 프로페셔널 기능은 최장 200m까지 자동 주차 또는 저장된 주행을 수행하며 스마트폰을 활용하면 차 밖에서도 운전자가 주차 및 제어를 할 수 있다.

 총평
 신형 5시리즈는 BMW 역사의 한 획을 그을 걸작이다. 안정적인 디자인, 매력적인 실내 구성과 디지털 경험, 궁극의 주행감각까지 획기적인 변화를 거쳐 새로운 시대를 예고한다. 베스트셀링카의 존재와 이유, 미래 가치까지 모두 포함해 소비자에게 즐거운 선택지를 제공할 듯하다. 정상의 자리는 쉽게 내주지 않는다는 걸 다시 한 번 확인했으며 무르익은 자동차 공학 기술의 정수를 맛볼 수 있고 '잘 만든 차'라는 말을 누구나 꺼낼 수 있게 하는 차가 5시리즈다.


 가격은 520i 6,880만~7,330만원, 523d 7,580만~8,330만원, 530i x드라이브 8,420만~8,870만원이다. 순수 전기차인 i5 e드라이브40은 9,390만~1억170만원, i5 M60 x드라이브는 1억3,890만원이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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