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 침체…땅 사고 돈도 못 내, LH 연체금 '1조' 넘었다
최근 3년간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공동주택용지를 분양받은 민간 시행사가 분양대금을 연체한 금액이 1조77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계약을 포기하고 토지를 반납한 금액만 600억원에 달한다. 내년까지 건설 경기 전망이 어두워 LH의 연체 부담도 단기간에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장철민 의원이 LH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3년 8월까지 민간 시행사가 LH로부터 공동주택용지를 분양받고 분양대금을 연체한 금액만 1조770억원이다. 연체 금액 이자는 338억원에 달한다.
공동주택용지는 '택지개발촉진법' 및 '공공주택 특별법' 등 관련 개발법령에 의해 대부분 추첨 또는 경쟁방식으로 민간 시행사에 공급된다. 추첨방식은 1순위 청약조건인 주택건설실적이나 시공능력, 제재처분 등 적격성 평가지표를 충족하는 업체에 동등한 청약자격을 부여해 해당 업체들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공급한다.
경쟁방식은 설계의 우수성, 임대주택 건설 등을 평가 요소로 하며 공모에 의한 수의계약으로 공급한다. 선정된 업체는 △임대주택건설형 △리츠와 같은 이익공유형 △설계공모형 △주택도시기금을 지원받아 임대 후 분양하는 공공지원민간임대 등으로 활용한다.
LH의 공동주택용지 분양 실적을 보면 2020년 83개 필지(5만1294㎡)에 계약금 7조6181억원, 2021년 53개 필지(3만9021㎡)에 6조613억원, 2022년 67개 필지(4만4275㎡)에 7조25억원, 2023년(8월 기준) 22개 필지(1만5575㎡) 1조9706억원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LH가 분양 후 시행사로부터 분양대금을 받지 못한 금액은 원금과 이자를 합쳐 2020년 기준 920억원, 2021년 1562억원, 2022년 8471억원에서 올해 8월 기준 1조770억원으로 나타났다. 2020년 대비 올해 약 12배가 증가한 셈이다. 연체 시행사는 36곳으로 3년 새 3배 이상 늘어났다.
일례로 파주운정3 지구의 경우 면적 7만3721㎡ 규모의 4개 지번을 A시행사에 분양했지만 7260억원의 분양대금 중 무려 45%인 3267억원이 14개월째 연체되고 있다. 현재까지 연체이자만 182억원이다.
성남복정1 지구의 경우 3만777㎡ 규모를 313억9000만원에 B시행사에 분양했지만 절반에 가까운 140억6000만원을 9개월째 못 받고 있다. 연체이자는 15억원이다. B시행사는 이외에도 화성동탄2 지구 2개 지번의 분양대금 890억원 중 600억원을 14개월째 연체 중이다.
계약을 포기하고 토지를 반납하는 사례도 잇따른다. 2020년부터 작년 2022년까지는 총 3곳의 필지가 해약했는데(해약금 40억원), 올해는 남원주역세권 2곳과 안성아양 등 3곳의 필지가 해약했고 해약금은 592억원에 이른다.
LH에 따르면 중도금·잔금 등의 납입일자는 6개월씩 간격을 두고 회수하고 있다. 최근 고금리, 미분양 증가, PF 사업 부진 등 부동산 경기 침체가 겹치며 시행사들이 개발사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수익이 저조한 부분 등이 연체 원인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철민 의원은 "최근 고금리와 함께 공사비 증가 등의 건설경기 침체로 부동산 시장 불황이 내년까지 계속될 전망이다"라며 "이는 곧 공공택지 개발 지연으로 서민 주거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규모가 작은 시행사들은 더 큰 위기가 닥칠 것으로 보이는데, 연체금 규모가 무분별하게 커질 경우 LH의 공공사업 추진에 차질을 야기할 수 있으므로 정부의 연체금 회수를 위한 방안과 함께 부동산 시장 불황을 대비한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에 따르면 건축 착공은 지난해 18.1% 줄어든 데 이어 올해는 감소 폭이 7월까지 39.9%로 더욱 심화했다고 분석했다. 공사비 상승, 자금조달 어려움 등으로 건축허가 이후 착공으로 이어지지 못한 탓인데 하반기로 갈수록 건설경기 부진이 심화하고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배규민 기자 bk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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