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유학생들의 한국어 사랑…"한글로 한국 문화 알리고파"

이병희 기자 2023. 10. 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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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대학교 국어국문학과 한글날 행사(사진=추이윈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수원=뉴시스] 이병희 기자 = "한글을 통해 한국 문화를 널리 알리고 싶어요. 그래서 한국어를 더 열심히 공부하고 있어요."

제577돌 한글날인 9일 아주대학교대학원에서 국어국문학을 전공하는 일본인 유학생 후카사와 아유미(22)씨는 유창한 한국어로 한국에 온 이유를 설명했다.

후카사와씨는 지난 2월 한국에 왔다. 대학 시절 한국어 기초 수업을 들은 뒤 독학으로 공부하던 중 제대로 한국어를 배워서 한국어 교사가 되고 싶다는 꿈이 생기 때문이다.

계기가 된 것은 일본에서 흔히 사용하는 한국어교육용 앱의 질이 낮아 공부하기에 적절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다.

후카사와씨는 "질 낮은 콘텐츠로 공부하다 보면 잘못된 한국어를 배울 테고, 잘못된 언어로 인해 오해가 생기거나 의사소통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내가 제대로 배워서 제대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싶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또 "몇 년 동안 일본에서 한국어를 배웠는데 공부하면서도 발음이나 문법을 보면서 '이게 맞나'하는 생각도 많이 들었다. 일본에서 더 효율적으로 한국어 교육을 하고 싶었다"라고 했다.

아주대학교대학원 국어국문학과 일본인 유학생 후카사와 아유미씨. (사진=후카사와 아유미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후카사와씨가 한국어에 푹 빠지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K-팝'이다. 좋아하는 노래 가사의 의미를 이해하고 싶다는 생각에 한국어 공부를 이어왔다.

그는 "한국어 가사가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언어는 문화를 표현한다. 가사의 의미를 제대로 알고 싶어서 가사를 번역하면서 한국어를 공부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 노래 중 이창섭의 'gone'이라는 노래를 좋아하는데 '더 이상 슬플 일 없게 더 이상 외롭지 않게 그대와 험한 이 길 함께 걸어'라는 기사가 마음에 와닿았다. 힘든 일이 있을 때 많은 위로가 됐다"라고도 했다.

한국어의 가장 큰 매력은 한글이 음소 문자(音素文字)라는 것이다. 후카사와씨는 "한글은 체계적으로 만들어진 언어다. 제일 좋은 건 발음기관을 토대로 만들어진 언어다 보니까 외국인 입장에서 배우기 쉽다. 또 자음과 모음만 알면 활용하기 좋아서 글자를 보면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어서 좋았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석사 과정을 마치고 일본으로 돌아가서 K-팝을 비롯한 한국 노래로 교육 콘텐츠를 만들어 한국어를 알리고 싶다"라고 말했다.

후카사와씨는 한국 친구들과 대화할 때 종종 아쉬운 마음이 든다. 자신은 한국어를 제대로 배워보겠다고 한국에 왔는데, 정작 한국 친구들은 한국어를 제대로 사용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그는 "어렵게 한국어 어문규범을 공부해서 맞춰 사용하는데 주변 친구들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편리하다'는 '펼리하다'로 발음해야 한다고 배웠는데, 주변에서는 그렇게 쓰지 않아서 혼란스럽다. 배운 것과 달라서 알아듣지 못할 때도 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모두가 아름다운 한글을 소중히 여기고, 같이 노력해서 한글을 이어갔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한글날 문화활동에 참여하는 아주대학교 국어국문학과 22학번 추이윈씨(사진=추이윈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아주대학교 국어국문학과 22학번 추이윈(25·말레이시아)씨도 K-팝이 좋아서 한국어 공부를 시작했다. 지난 2021년 서울의 모 대학교 어학당에서 공부하다 '한글을 알리겠다'는 포부를 갖고 아주대학교에 신입생으로 입학했다.

중국어가 모국어인 추이윈씨에게 한글은 '쉬운 언어'였다. 그는 "자음과 모음을 익히니까 한글을 배우는 건 쉬웠다. 중국어와 달리 딱 보면 발음할 수 있고, 쉽게 인식할 수 있다는 것이 좋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학기에 '한글과 국어생활'이라는 전공 수업을 들었는데, 음절의 끝소리 규칙이나 두음법칙 등 한국어 문법을 배워서 적용하니까 더 쉽고 잘 이해돼서 신기하기도 하고 재밌었다"라고 했다.

또 "훈민정음을 창제한 세종대왕 동상을 서울 광화문에서 본 적 있다. 누구나 쉽고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는 언어를 만들었다니 대단하다. 또 외국인도 쉽게 배울 수 있다는 점에서 감사하다"라고도 했다.

추이윈씨는 고향 친구들 사이에서 '한국어 선생님'이다. 한국어를 잘하는 추이윈씨에게 문법이나 발음을 물어보는 연락이 자주 온다.

그는 "K-팝이 유명해지면서 주변에서도 한국어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고, 일상언어를 아는 친구들도 많다. 제가 한국에 있으니까 전화나 문자로 한국어를 물어보는 친구들이 많은데, 알려주면서 즐거움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추이윈씨가 이렇게 한국어를 열심히 공부하는 이유는 한글을 연구해 널리 알리고 싶다는 목표가 생겼기 때문이다. "한글은 정말 신기한 언어다. 한글을 분석하고 알아보면서 내가 쓰던 언어와 차이가 무엇인지 더 자세히 알아보고 싶다. 앞으로도 한국어 공부를 열심히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10월9일 한글날은 세종대왕이 창제한 훈민정음의 반포를 기념하기 위해 제정한 국경일로, 한글을 보급·연구하는 일을 장려하기 위하여 정한 날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iamb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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