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 한국 위협하는 인도 양궁, 이젠 올림픽 정조준[항저우AG]
인도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빠르게 성장
(항저우(중국)=뉴스1) 이상철 기자 =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세계 양궁의 판도가 달라지고 있다는 것이 드러난 무대였다.
자타 공인 '세계 최강'으로 꼽히던 한국이 45년 만에 양궁 종합 2위로 밀려나는 이변이 일어났다. 한국을 제치고 가장 높은 곳에 오른 나라는 '컴파운드 강국'으로 부상한 인도다.
인도는 항저우 대회에서 금메달 5개와 은메달 2개, 동메달 2개를 수확하며 양궁 종합 1위를 차지했다. 양궁이 1978 방콕 대회 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이래 최고 성과를 올린 것. 금메달 4개, 은메달 4개, 동메달 3개를 따낸 한국은 2위에 그쳐 11연속 양궁 종합 1위가 무산됐다.
2014 인천 대회에서 4개 종목, 2018 자카르타·팔렘방에서 3개 종목으로 치러진 컴파운드는 항저우 대회에서 금메달이 5개로 늘었는데 인도가 그 수혜를 입었다.
인도는 남녀 개인전과 단체전, 그리고 혼성전까지 금메달 5개를 쓸어갔다. 오야스 프라빈 데오탈레와 조티 수레카 벤남은 나란히 대회 3관왕에 등극했다.
한국은 남자 단체전과 여자 개인전, 혼성전 결승에서 인도를 상대했지만 모두 쓴맛을 봤다. 남자 개인전 4강에서도 주재훈(한국수력원자력)과 양재원(상무)이 인도 선수에 발목이 잡혀 탈락했다.
인도가 2014 인천과 2018 자카르타·팔렘방에서 컴파운드 메달 6개(금 1·은 3·동 2)를 따냈지만, 이 두 대회 컴파운드에서 금메달 4개와 은메달 3개를 수확한 한국과는 분명 거리가 있었다.
그러나 인도 양궁은 최근 급격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 8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세계양궁선수권 컴파운드에서 금메달 3개와 동메달 1개를 쓸어 담아 종합 1위에 오르는 파란을 일으켰다. 이전 통산 성적이 은메달 8개와 동메달 2개에 그쳤던 인도의 놀라운 성장이었다.
한 양궁인은 "인도 양궁이 지난해부터 기량이 급성장했다. 절대 우리 선수들이 못 한 것이 아닌데 인도 선수들이 실수 없이 거의 완벽하게 화살을 쏘더라"며 인도 양궁의 발전된 모습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직접 인도 선수들과 대결을 펼친 선수들은 '좁혀진 차이'가 피부에 와닿았다. 김종호(현대제철)는 "인도가 기본기가 탄탄한 선수들로 세대교체에 성공했다.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세계선수권 등 국제무대에서 월등한 기량을 펼치며 상승세를 탔다"며 인도의 호성적이 우연이 아니라고 언급했다.
소채원(현대모비스) 역시 "인도가 요행으로 얻은 금메달이 아니다. 내가 인도 선수(벤남)보다 객관적 기량에서 떨어졌다. 우리도 열심히 하고 있지만 인도가 컴파운드에 전포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며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인도를 경계했다.
인도는 컴파운드 외에 리커브에서도 은메달 1개와 동메달 1개를 따냈다. 한국은 남자 단체전 결승에서, 여자 단체전 결승에서 인도를 이겼지만 압승을 거둔 정도는 아니었다.
금메달 2개와 동메달 1개를 딴 이우석(코오롱)은 "이제는 쉬운 메달이 없다. 다른 나라의 양궁 수준이 많이 올라왔다. 국제대회에서 하마터면 질 수 있던 상황도 적지 않았다. 이번 대회에서도 우리 선수들이 굉장히 부담감을 많이 느꼈다"고 돌아본 뒤 "앞으로 악착같이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도 양궁이 하루아침에 강해진 것은 아니다. 인구만 약 14억명에 이르는 인도는 현재 전략적으로 양궁을 육성하고 있다. 인도양궁협회에 따르면 인도는 등록 선수가 약 1만명에 이른다. 여기에 피라미드식 승강 시스템을 도입하고, 4개 권역에 거점 교육 센터를 설치하는 등 양궁 경쟁력 강화를 위해 힘쓰고 있다.
그리고 그 투자의 결실을 이번 아시안게임을 통해 확인했다. 혼성전과 개인전에서 소채원을 두 번이나 이긴 벤남은 "인도 양궁이 강해진 이유는 전폭적인 지원 때문이다. 정부는 물론 협회, 민간기관 등으로부터 엄청난 지원을 많이 받고 있다. 그 덕분에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많은 메달을 딸 수 있었다"며 "이 성과는 인도 양궁의 큰 자양분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인도 양궁은 2024 파리 올림픽을 겨냥하고 있다. 인도는 역대 하계 올림픽에서 금메달 10개, 은메달 9개, 동메달 16개를 땄는데 양궁 메달은 없었다. 그러나 최근 빠르게 성장, 국제 대회에서 굵직한 성적을 올리면서 인도는 내년 첫 올림픽 양궁 메달을 기대하고 있다.
나아가 컴파운드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큰 2028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에서 양궁 최강으로 발돋움하겠다는 계획이다.
데오탈레는 "우선 아시아선수권에 집중해야겠지만 우리의 궁극적 목표는 2028 LA 올림픽"이라며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이 흐름을 계속 유지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rok195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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