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이야기]경제를 예측하고 바이러스까지 잡는 구리

하지나 2023. 10. 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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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 흐름을 미리 예측할 수 있는 광물이 있다는 것을 아시나요? 바로 '닥터 코퍼(Dr. Copper)'라고 불리는 구리입니다.

구리는 건설, 전기, 전자 등 산업 전반에 많이 사용되는 원자재이기 때문이 구리값이 상승한다는 것은 경기가 좋아진다는 것을 의미하고, 반대로 구리값이 떨어지면 경기가 나빠지는 것으로 해석을 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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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전반에 사용..경기 선행 지표로 활용
뛰어난 멸균 효과에 코로나19에 부각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强달러로 하락세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세계 경제 흐름을 미리 예측할 수 있는 광물이 있다는 것을 아시나요? 바로 ‘닥터 코퍼(Dr. Copper)’라고 불리는 구리입니다. .

구리는 건설, 전기, 전자 등 산업 전반에 많이 사용되는 원자재이기 때문이 구리값이 상승한다는 것은 경기가 좋아진다는 것을 의미하고, 반대로 구리값이 떨어지면 경기가 나빠지는 것으로 해석을 하는 거죠.

최근에는 워낙 다양한 변수가 경제에 영향을 미치다보니 그 옛날의 명성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경기 예측의 주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구리가 빛을 발한 순간이 있었습니다. 바로 코로나19 때문입니다. 구리는 멸균 효과가 탁월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구리에도 여러 금속에 있는 ‘미량동’(oligodynamic) 작용이 나타나는데요. 미량의 금속 이온이 미생물의 대사작용을 교란해 박멸하는 효과를 말합니다. 한마디로 바이러스나 박테리아들이 구리 이온을 먹을 것으로 착각하고 흡수하는데, 실제 구리 이온은 박테리아 세포막에 구멍을 만들어 죽게 만듭니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약 500여 종의 동합금에 대해 6종의 박테리아를 2시간 이내에 99.9% 사멸시킬 수 있음을 2008년에 공식적으로 인증했습니다. 이에 코로나19가 심화됐을 때도 엘리베이터 버튼이나 문 손잡이 등에 구리를 적용하는 사례들이 많았죠.

우리나라에서 사용되는 동전에도 구리 합금이 들어가 있습니다. 흔히 신발에 냄새가 나면 10원짜리 동전을 넣어 두라고 하는데 이 또한 10원짜리 동전 안에 있는 구리 성분이 항균 작용을 하기 때문에 냄새와 세균 증식을 억제할 수 있다고 합니다.

구리는 원자번호 29번째로 원소 기호 ‘Cu’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어 구리를 뜻하는 코퍼(Copper)는 구리의 주요 산지인 키프로스(Cyprus)섬의 라틴어명인 쿠프륨(Cuprum)에서 유래됐다고 합니다.

구리는 인류가 오래전부터 사용해 온 금속입니다. 구리는 철보다 녹는점이 낮고 무른 편이라 제련 및 주조가 쉽습니다. 구리와 주석의 합금인 청동은 기존의 석기를 대체하며 청동기 시대를 이끌었죠.

그런데 고대 유물들을 살펴보면 초록색을 띄는 것들이 참 많이 보입니다. 이것은 구리에 녹청이라는 푸른색 녹이 생겼기 때문인데요.

구리는 본래 붉은 색입니다. 일본어로 구리를 ‘아카(あか)’라고 하는데, ‘붉다’라는 의미의 ‘아카이(あかい)’와 유사하죠. 우리나라 국회의사당의 푸른색 돔도 건축 초기에는 붉은 색이었습니다. 구리는 습한 공기에서는 습기와 이산화탄소의 작용으로 푸른색 녹이 스는데, 이 녹이 방어막 역할을 해서 다행히 더 이상의 부식은 진행되지 않는다고 하네요.

구리는 전기와 열의 전도성이 뛰어나죠. 실온에서 구리보다 전기 전도성이 좋은 원소는 은밖에 없습니다. 반면 가격은 상대적으로 저렴합니다. 그래서 구리가 가장 많이 쓰이는 곳은 전선입니다.

최근 구리 가격은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과 달러 강세 영향으로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는데요.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구리 가격은 톤(t)당 7812.50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중국의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 기대감에 9000달러대까지 상승했던 것을 감안하면 큰 폭으로 떨어졌습니다.

하지나 (hjina@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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