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 줌] ‘비인기 종목은 만들어진다?’...'부익부 빈익빈' TV중계

이윤경 2023. 10. 6.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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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생소하지만, 독특한 종목이 소개되면서 많은 사람의 관심을 끌었다.

시청자들은 "육상은 메달도 중요하지만, 기록도 중요한 경기인데 어떻게 방송을 끊냐", "비인기 종목은 만들어지는 거다"라는 반응을 보이며 중계방송을 보지 못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브릿지'는 생소한 종목에 대한 관심과 '73세' 최고령자 선수가 출전한다는 소식에 사람들의 기대를 샀지만, 경기는 중계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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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원하던 경기마저 전환돼... 스포츠 팬들 아우성
새롭고 다양한 종목 추가됐지만 중계방송은 인기 종목 획일화

4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높이뛰기 결승 중계방송은 동시간대에 진행된 축구 경기로 전환되었다. 사진은 은메달을 딴 우상혁이 시상식에서 관중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는 모습. /항저우=뉴시스
[더팩트ㅣ이윤경 인턴기자]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생소하지만, 독특한 종목이 소개되면서 많은 사람의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경기의 다양성에 비해 중계방송은 그렇지 않아 응원하던 사람들의 맥을 빠지게 한다.

4일 남자 높이뛰기 간판 우상혁(27·용인시청)은 2m33을 뛰면서 은메달을 땄고, 높아진 2024 파리 올림픽 기준을 충족하며 경기 출전권을 획득했다. 금메달은 2m35 기록의 무타즈 바심(32·카타르)이었다. 하지만 오후 8시 중계방송이 이뤄지던 도중 9시 조금 안 되는 시간에 국내 방송사의 화면은 전환됐다.

이는 오후 9시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남자 축구 4강전 중계를 위해서였다. 육상 팬들은 우상혁의 활약을 오롯이 만끽하지 못한 채 부분적으로 접하거나, 소식만 들어야 했다.

시청자들은 "육상은 메달도 중요하지만, 기록도 중요한 경기인데 어떻게 방송을 끊냐", "비인기 종목은 만들어지는 거다"라는 반응을 보이며 중계방송을 보지 못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브릿지 네이버 종목별 오픈톡에서 중계방송을 물어보고 있다. 아래 화면은 브릿지 경기일정이 업데이트 되고 있지 않는 모습이다. /네이버 화면 캡처
중계방송을 아예 하지 않은 경우도 다반사다. ‘브릿지’는 생소한 종목에 대한 관심과 ‘73세’ 최고령자 선수가 출전한다는 소식에 사람들의 기대를 샀지만, 경기는 중계되지 않았다.

이에 스포츠 팬들은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실시간 채팅서비스 기반 항저우 아시안게임 ‘종목별 오픈톡’에서 경기 상황을 물어보고 있었지만, 대답하는 사람은 없었다. 또한 비인기종목의 경우 경기 일정조차 업데이트되지 않고 있다.

한국 브릿지 대표는 여성 9명, 남성 9명 총 18명으로 남자팀, 여자팀, 혼성팀으로 각각 경기를 진행했다. 그러나 한 사이트에서 나와있는 경기 일정에는 여성 팀 예선 1라운드만 표기되어 있다. 뒤늦게 다른 사이트에서는 경기 결과가 나와있긴 하지만, 늦은 업데이트로 아시안게임 초반에는 결과를 해외 사이트에서 확인해야 했다.

3일 중국 항저우 기원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바둑 단체전 결승 한국 대 중국 경기에서 우승, 금메달을 차지한 한국 선수들이 시상식을 마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변상일, 이지현, 박정환, 신민준, 신진서, 김명훈. /항저우=뉴시스

결승까지 가도 중계를 하지 않은 종목도 있었다. 중국의 강호 커제(26) 9단이 눈물을 보이기도 한 항저우 아시안게임 바둑 남자 단체전에서는 한국팀이 10% 미만이었던 인공지능(AI) 예상 승률을 뒤집으며 금메달을 획득했다. 그러나 국내팬들은 경기를 볼 순 없었다.

3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중국기원 분원 국제교류센터에서 열린 바둑 남자 단체 결승, 신진서(23) 9단과 박정환(30), 변상일(26), 신민준(24), 김명훈(26), 이지현(31) 9단으로 구성된 한국팀은 중국팀을 4-1로 눌렀다. 이외에도 여자 단체전에서 은메달, 남자 개인전에서 동메달 1개를 획득했지만 지상파 3사의 중계는 없었다.

이 외에도 많은 종목들이 메달과 상관 없이 중계되지 않거나 정보조차 업데이트되지 않는 설움을 겪었다. 이번 대회에는 40개 종목, 금메달 482개이 걸려 있었지만 중계 종목은 소수 인기 종목에 그쳤다.

국제대회가 열릴 때마다 국민들의 가슴은 뜨겁지만, 해소할 창구가 마땅치 않다. 중계권을 가지고 있는 지상파 3사와 종편 채널은 축구 야구 수영 양궁 등 인기종목 겹치기 편성을 몇 회째 이어가고 있다.
bsom1@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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