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이면 만드는 가짜 카톡에 돈 날렸어요”…카카오는 방관만
‘카카오톡 채널 사칭’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공식 채널과 비슷한 명칭에 똑같은 모양의 로고를 내건 가짜 채널에 속아 넘어간 소비자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채널 개설 때 필요한 인증 절차를 강화하면 범죄 사전 차단이 가능한데도 카카오 측이 손 놓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5일 인터넷 카페 등을 검색하면 기업 고객센터를 사칭한 카톡 채널에 속아 돈을 뜯겼다는 사례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A사 사례처럼 물품 구입 사기를 당하는 경우도 있지만 회사 카톡 채널을 통해 애프터서비스(AS)를 접수하려다 사기 당하는 경우가 가장 많다. 사칭 채널은 고객이 AS를 문의하면 새 제품으로 교환해준다고 말하고 입금을 유도한 뒤 잠적하는 수법을 쓴다. 이런 범죄는 럭셔리 제품부터 세탁기, 에어컨, 프린터 등 물품의 종류를 가리지않고 확산하고 있다는 게 경찰 설명이다.
사칭 채널은 회사 공식 채널과 동일한 로고 이미지를 내걸고 채널명에 ‘상담’, ‘고객센터’, ‘AS센터’, ‘공식’ 등 문구를 붙이는 수법을 쓴다. 일례로 연 매출 30억원 규모의 한 주방기기 업체 B사를 카톡 채널에 서 검색하면 공식 채널 외에 5개의 사칭 채널이 뜬다. 업체와 전화 연락이 원활하지 않아 카톡 채널을 찾은 소비자들은 공식 채널보다 ‘상담센터’ 등 문구가 붙은 채널이 소통이 빠를 것 같아 입장했다가 사기를 당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대형 업체도 카톡 채널 사칭 피해에서 자유롭지 않다. 휴렛팩커드(HP), 필립스코리아, 한국엡손 등 글로벌 업체들도 지난 6~8월 카카오톡 채널 사칭을 통해 전자금융 사기 피해 사례가 확인됐다며 주의 요구 공지를 올렸다. 지난 4월 금융감독원은 카톡 채널 서비스에서 시중은행을 사칭해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며 소비자 경보 ‘주의’ 단계를 발령하기도 했다.
카카오는 이런 범죄에 대응해 여러 예방 조치를 시행 중이다. 업체 공식 채널을 최상단에 위치시키고 채널명 우측에 ‘V’ 모양 배지를 달고 있다. 추가 인증을 거치지 않은 채널에는 ‘사업자 정보 확인되지 않은 채널’ 표시도 한다. 하지만 이들 인증은 채널 개설 이후 사업자 등록증, 대표자 신분증 등 서류를 제출 받아 진행하는 사후 절차다. 채널을 개설할 때는 의무가 아니다.
이 때문에 카카오 측이 범죄 예방에 사실상 손 놓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카카오는 카카오비지니스 통합회원 가입시 약관에서 “카카오비지니스란 회원이 이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비즈니스 활동 과정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회사가 제공하는 비즈니스 관련 제반 서비스 일체를 말한다”고 규정했다. 불특정 다수와 소통하는 오픈 카톡방과 달리 상업 활동 목적이 분명한 만큼 사업자 관리가 철저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경찰 관계자는 “카톡 채널 사칭을 통해 사업자에게 금전적 손해를 끼치는 행위는 사기죄, 업무방해죄 적용을 검토할 수 있는 범죄”라며 “이 범죄 때 이용되는 통장은 대포통장이고, 신분 은닉을 위해 우회 서버를 활용해 본인 IP를 노출시키지 않는 만큼 사전 범죄 예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카카오 측은 “오픈 플랫폼이다보니 우려할 만한 지점이 생기는 것 같다”며 “카카오톡 채널 프로필 관련 인증 강화를 위해 카카오 인증서와 결합된 비즈니스 프로필을 제공하고, 인증된 사업자 채널의 경우 이용자가 이를 쉽게 구분하고 인지할 수 있도록 이용자 환경을 꾸준히 개선해 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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