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포커스] “성과급 잔치는 그림의 떡”… 금융권 콜센터, 첫 공동 파업 나선 이유는

정민하 기자 2023. 10. 5.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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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보험사의 고객 안내 창구인 콜센터 상담사들이 성과급 차별 철폐와 정규직 전환 등을 주장하며 사상 처음으로 파업에 돌입했다.

이들은 "코로나19 이후 증가한 은행권의 이익은 콜센터 노동자들의 노동 덕분이었음에도 성과급은 정규직들의 몫이다"라고 강조했다.

KB국민은행·하나은행·현대해상 자회사(현대씨앤알·현대하이카손해사정) 등 주요 금융사 위탁업체 소속 콜센터 상담사들은 지난 4일부터 오는 6일까지 사흘간 총파업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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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일 상담사 1500여명 총파업 돌입
“욕 먹으면서 상담했지만, 성과급 제외”
근무 조건 상향·직접 고용도 요구
금융사 “업무 공백 미리 대비…큰 영향 없어”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소속 금융권 콜센터 상담사들이 지난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총파업 돌입 결의대회에서 성과급 지급과 정규직 전환 등을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은행·보험사의 고객 안내 창구인 콜센터 상담사들이 성과급 차별 철폐와 정규직 전환 등을 주장하며 사상 처음으로 파업에 돌입했다. 이들은 “코로나19 이후 증가한 은행권의 이익은 콜센터 노동자들의 노동 덕분이었음에도 성과급은 정규직들의 몫이다”라고 강조했다.

KB국민은행·하나은행·현대해상 자회사(현대씨앤알·현대하이카손해사정) 등 주요 금융사 위탁업체 소속 콜센터 상담사들은 지난 4일부터 오는 6일까지 사흘간 총파업에 돌입했다. 저임금·비정규직·여초 등 특징이 있는 콜센터 업계는 그동안 집단행동이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 업계 최초로 1500여명 규모의 대규모 연대 파업에 나서게 되면서 업무 공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콜센터 상담사들은 ▲근무 조건 상향 ▲성과급 지급 ▲원청의 직접 고용 등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성과급이 모두 정규직 몫으로 돌아간 점을 지적했다. 콜센터 노조원이 가입된 공공운수노조 대전지역일반지부는 “금융권이 성과급 잔치를 벌이는 동안 금융권 콜센터 노동자들은 성과급 차별 문제를 제기했다”면서 “그러나 돌아온 것은 교섭에 대한 해태와 정당한 파업에 대한 탄압이었다”고 설명했다.

지난 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KB국민은행 신관 앞에서 국민은행 콜센터 상담사들이 사전 집회에 참여하고 있다. /정민하 기자

앞서 올해 초 은행권, 보험권의 성과급 잔치가 알려지며 논란이 됐다. KB·신한·우리·하나 등 4대 금융지주는 지난해 15조8506억원에 이르는 최대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지주의 주력 계열사인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은 성과급으로 약 1조3000억원을 지급했다.

그러나 이 중 콜센터 상담원의 몫은 없었다. KB국민은행의 경우 직원 성과급 280%, 특별격려금 340만원을 지급했는데 콜센터 노동자는 성과급이 없었다. 하나은행은 상담사와 같은 업무를 하는 무기계약직 노동자에게 1300만원을, 현대해상과 자회사는 400~750% 상여금을 지급했지만 역시 콜센터 노동자들은 제외됐다.

아울러 콜센터 상담사들은 열악한 근무 환경을 개선해줄 것을 요청했다. 금융상품 판매, 상담, 보험 청구 접수 등 주요 업무를 모두 콜센터에서 처리하고 있지만, 대다수는 위탁업체 및 자회사로 운영되고 있다. 또 본사가 정보 보호 책임을 방기한 채 위탁업체 및 자회사에 이를 떠넘기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소속 금융권 콜센터 상담사들이 지난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총파업 돌입 결의대회에서 성과급 지급과 정규직 전환 등을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노조는 전날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기도 했다.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1500여명이 참석했다. 김현주 공공운수노조 대전일반지부 수석부지부장은 “은행이 금리를 올리면 고객에게 욕을 먹는 건 콜센터 직원이다”라며 “감정노동자 법이 제정됐지만 여전히 진짜 사장(금융사)은 용역업체, 자회사를 앞세워 상담사를 보호하지 않는다”고 했다.

다만 금융사는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직접 고용 형태가 아니기에 관여가 어렵다는 것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실제 파업에 참여한 인력은 일부인 데다가 업무 공백에 미리 대비해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필수 업무 외에는 고객에게 양해를 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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