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국경절 황금연휴 새 여행 트렌드 '탕핑', '역방향'

베이징=CBS노컷뉴스 임진수 특파원 2023. 10. 5.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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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젊은층 중심으로 일정 빡빡한 '특전사식' 대신 푹 쉬는 '탕핑' 인기
대도시.유명 관광지 대신 중소도시 찾는 '역방향' 여행도 새 트렌드
연휴기간 여행수요 사상 최대…당국, 연휴 이용 내수활성화에 주력
인천항 국제여객터미널에 입국한 중국인 단체관광객. 연합뉴스

'특전사식 여행'(特种兵式旅游)은 중국인들의 대표적인 여행스타일이다. 쪽잠을 자더라도 여행일정을 빠듯하게 잡아 최대한 많은 곳을 찾는 여행 방식이다.

한한령 이전 한국을 찾은 중국인 단체여행객(유커)이 관광버스를 타고 하루에 십여곳 이상을 돌며 관광과 쇼핑에 나선 것도 특전사식 여행의 대표적인 사례다.

8일간 이어진 중추절.국경절 연휴동안 연인원 9억명에 육박하는 여행 수요가 발생한 것도 한번 여행을 떠나면 최대한 많은 곳을 방문하는 중국인들의 이런 여행 스타일 덕분이다.

그런데 최근들어 중국의 젊은층 사이에서 몸을 혹사하는 특전사식 여행 대신 여행지에서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는 '탕핑'(躺平) 여행이 인기를 얻고 있다.

탕핑은 '드러눕다'는 뜻으로 젋은층의 무기력한 상태를 의미하는 부정적인 뜻으로 주로 쓰이지만 여행 용어로는 문자그대로 드러누워 편하게 보내는 여행을 뜻한다.

펜션 프랜차이즈 치니우의 운영 책임자는 관영매체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많은 소비자들이 숙소에서 '드러누워' 여행하는 것은 선택하고 있다"고 최신 트렌드를 설명했다.

실제로 이 업체는 여행기간 돌아다니지 않고 숙소에서 쉬기를 원하는 탕핑 여행족들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최근들어 숙소내 바비큐, 홈시어터, 캠핑 등 다양한 서비스를 추가로 제공하고 있다.

숙소에 오래 머무르는 탕핑 여행족이 늘어나면서 호텔 선택 역시 고급화되는 추세다. 여행플랫폼 취날에 따르면 국경절 연휴 기간 플랫폼내 고급호텔 예약 건수가 코로나19 이전인 지난 2019년과 비교해서도 평균 4.7배 증가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탕핑 여행과 함께 '역방향 여행' 역시 이번 연휴기간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역관광은 베이징이나 상하이 등 대도시, 그리고 주요 유명 관광지 위주의 여행에서 벗어나 인적이 드문 지방 중소도시를 찾는 여행 트렌드를 말한다.

여행 플랫폼 씨트립에 따르면 산둥성 취푸, 지린성 옌볜, 광시성 좡족자치구 팡청강, 간쑤성 주취안, 허난성 난양, 쓰촨성 광위안, 허베이성 청더, 헤이룽장성 이춘, 네이멍구자치구 우란차부 등 지방 중소도시의 여행상품 판매량이 지난해에 비해 10배 넘게 증가했다.

취날의 빅데이터연구소 관계자는 "베이징과 상하이, 청두, 광저우, 항저우 등 인기 있는 도시를 빼더라도 젊은이들이 한단, 뤄양, 류저우, 화이안, 이춘 같은 지방 공항이 있는 소도시를 선택하는 경향이 점차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같은 트렌드 변화에 대해 온라인 쇼핑몰 선머즈더마이의 여행 부문 책임자는 "탕핑과 역방향 여행이 새 트렌드가 된 주요 원인은 비교적 비용이 덜 든다는 점과 여행의 의의에 대한 대중 인식의 변화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용두암 찾은 중국 단체관광객. 연합뉴스


한편, 이번 연휴기간 중국내 여행 수요가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 각종 데이터를 통해 확인되고 있다.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메이퇀은 지난달 20일 기준 이번 연휴 여행 관련 숙박·입장권·교통편 판매량이 2019년 대비 2배 증가했고, 식당 예약도 112% 늘었다고 밝혔다.

씨트립 플랫폼에서 연휴 첫날인 지난달 29일 전국 여행 상품 주문이 올해 노동절 연휴 첫날보다 20% 증가했고, 선머즈더마이의 연휴 포함 한달간(8월 18일~9월 18일) 여행 상품 판매도 전년 동기 대비 565% 증가했다.

또, 중국국가철도그룹에 따르면 연휴 첫날인 지난 29일 전국적으로 모두 1만 2,537대의 열차가 운행돼 2,009만 8천명을 운송했다. 하루 열차 운송 승객이 2천만명을 넘은 것은 사상 처음이다.

이에따라 중국 문화여유부(문화관광부)는 이번 연휴 동안 중국 국내 여행객이 연인원 8억 9,600만명에 달하고, 관광 매출도 7,825억 위안(약 147조 4천 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지난해 연휴에 비해 각각 86%, 138% 증가한 수치다.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 당국은 내수 활성화를 위기 탈출의 열쇠로 보고 소비자들의 지갑을 여는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연휴를 이용한 여행 수요 증가는 바로 내수 진작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광.여행산업 활성화에 공을 들였다.

이에 국무원 판공실은 연휴 시작일인 지난달 29일 '관광소비 잠재력 확산과 질 높은 관광산업을 위한 조치'를 내놨다. 30개의 세부 방안으로 구성된 해당 조치는 관광상품과 서비스 공급 확대, 관광 소비 자극, 입국 관광 업무 최적화, 관광업계 업그레이드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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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CBS노컷뉴스 임진수 특파원 jslim@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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