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온 주윤발 껴안은 송강호… 4000여 관객이 “꺄악~!”

부산/신정선 기자 2023. 10. 5. 03:0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부산국제영화제 개막… 올해 69國 209편 상영
배우 송강호(왼쪽)가 4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에서 주윤발 진화련 부부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뉴스1

칠순을 바라보는 ‘큰형님’은 30년 전 그 미소 그대로 환하게 웃으며 등장했다.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이 열린 4일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야외무대 행사장으로 홍콩 배우 주윤발(68)이 들어서자 4000여 관객의 탄성이 터졌다. 영화제 이사장이 공석인 이례적인 상황에서 ‘올해의 호스트’를 맡은 배우 송강호가 포옹으로 그를 맞았다. ‘영웅본색’(1986)과 ‘첩혈쌍웅’(1989) 등으로 1980년대 홍콩 누아르의 전성기를 이끈 주윤발의 방한은 영화 ‘드래곤볼 에볼루션’ 홍보차 내한했던 2009년 이후 14년 만이다. 이번 영화제에서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을 받은 그는 “1973년 데뷔해 올해로 배우 생활이 50년”이라며 “긴 시간 동안 사랑해주신 한국 팬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말로 “기뻐요, 사랑해요”라며 무대를 내려갔다.

개막식 첫 순서인 축하 공연은 지난 1월 세상을 떠난 배우 윤정희씨의 딸인 바이올리니스트 백진희씨가 맡았다. 백씨는 모친의 생전 모습을 담은 영상이 스크린에 흐르는 가운데 라흐마니노프의 보칼리제를 연주했다. 윤정희씨는 한국 영화를 해외에 널리 소개한 인물에게 수여하는 ‘한국영화공로상’을 받았다. 대리 수상한 딸 백씨는 “어머니는 여러분의 사랑에 멀리에서도 행복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4일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한 주윤발, 판빙빙, 박은빈, 송강호.

이날 오후 6시부터 펼쳐진 레드카펫 행사에서는 배우 판빙빙, 송중기, 조진웅, 차승원, 한효주 등이 차례로 등장했다. 일본 배우 미야자와 리에, 감독 이와이 슌지도 참가했다. 나문희, 김영옥, 박근형 등 원로배우도 고운 한복 차림으로 인사했다. 올해 개막식 사회는 공동 사회자였던 배우 이제훈이 개인 사정으로 불참하면서 BIFF 최초로 배우 박은빈이 단독으로 맡았다.

개막식에 앞서 개막작 ‘한국이 싫어서’(감독 장건재)의 시사회가 진행됐다. 소설가 장강명의 동명 소설(2015)이 바탕이다. 학력과 신분 차별이 공고한 한국에 염증을 느껴 뉴질랜드로 이민 간 20대 여성 계나(고아성)가 주인공이다. 계나는 일상이 의미 없고 오랜 연인도 자신이 원하는 행복을 채워 주지 못한다는 불만에 새로운 삶을 갈구한다. 시사회 후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 장건재 감독은 “왜 한국을 탈출하고 싶어지는가에 주목하도록 만들려고 했다”고 말했다.

공식 초청작은 69국의 209편. 예년보다 100편가량 줄었으나 칸·베를린·베네치아 등 3대 영화제의 최신 수상작을 대거 초청해 밀도를 높였다. 올해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추락의 해부’, 베를린영화제 황금곰상 ‘파리 아다망에서 만난 사람들’, 베네치아영화제 황금사자상 ‘가여운 것들’ 등이 관객을 만난다.

4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에서 영화 '독전2' 배우들(한효주, 조진웅, 차승원 등)이 레드카펫을 밟고있다. 올해 영화제에는 개막작인 '한국이 싫어서'(장건재 감독)를 비롯해 69개국 209편의 공식 초청작이 부산 영화의전당 등 4개 극장 25개 스크린에서 상영된다./연합뉴스

영화제가 OTT 콘텐츠에 문을 연 지 3년째, 넷플릭스·디즈니플러스·티빙·웨이브 등 OTT도 하반기에 공개할 대표작을 들고 왔다. 발레리나 친구를 위한 복수극 ‘발레리나’(넷플릭스), 경찰대생이 법망을 피한 범죄자들을 처단하는 다크 히어로물 ‘비질란테’(디즈니플러스), 연쇄 살인마를 태우게 된 택시 기사의 ‘운수 오진 날’(티빙) 등 올해도 범죄·스릴러물이 대다수다. 기대작을 선공개하고 배우들이 참석하는 ‘오픈 토크’로 입소문을 내는 것이 주요 홍보 전략으로 자리 잡았다.

폐막작은 배우 유덕화가 주연한 ‘영화의 황제’(감독 닝하오)다. 유덕화와 닝하오 감독이 영화에서도 스타 배우와 감독으로 출연한다. 올해 BIFF는 오는 13일까지 영화의전당, CGV센텀시티,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롯데시네마 대영 등 극장 4곳에서 열린다.

4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이 열리고 있다./연합뉴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