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아빠 지인 다 판검사”…호원초 ‘페트병 사건’ 당사자, 법적 대응 예고

A씨가 다니는 것으로 알려진 한 지역 농협에 놓인 근조화환. /온라인 커뮤니티

경기도 의정부시 호원초등학교에서 고(故) 이영승 교사에게 이른바 ‘페트병 사건’으로 지속적으로 악성 민원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진 학부모의 자녀가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4일 악성 민원 학부모의 신상을 폭로하는 소셜미디어와 온라인커뮤니티 등에는 고 이영승 교사에게 치료비 명목으로 수백만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학부모의 자녀 A씨가 최근 인스타그램을 통해 올린 글이 공유됐다.

의정부 호원초 '페트병 사건' 당사자로 알려진 A씨가 올린 글./온라인커뮤니티

A씨는 해당 글에서 “나 괜찮다. 일단 결론을 말하면 기사와 인스타그램에 떠도는 이야기는 다 거짓”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비계(비공개 계정)로 바꾸고 스토리도 내린 이유는 절대 내가 잘못해서가 아니다. 이 사건에 진실도 모르는 사람들이 잘 알지도 못하면서 나한테나 내 주변 지인들이 피해를 봐서 다 내리고 숨긴 것”이라며 “또 우리 대학교도 나 때문에 인스타그램 계정 테러당해서 내 SNS를 막았다. 날 믿는다면 그렇게 알고 있어 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집 명예훼손 한 사람에 대해 고소를 준비하고 있다. 엄빠(엄마·아빠)를 비롯한 지인들 다 훌륭하신 판검사분들이라 잘 풀릴 것”이라며 “(나에게) 괜찮냐고 DM(다이렉트 메시지) 해주고 전화해줘서 너무 고맙다”며 “혹시 이 사건으로 피해 본 내 친구들한테 너무 미안하다”고 덧붙였다.

2021년 12월 극단 선택을 한 경기 의정부 호원초 교사 이영승(당시 25세)씨. /MBC

경기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고인은 2년 전 극단적 선택으로 숨지기 전 A씨 부모 B씨 등으로부터 민원 제기에 시달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2016년 수업 도중 페트병을 커터칼로 자르다가 손을 다쳤고, B씨는 이를 이유로 두차례에 걸쳐 경기도학교안전공제회로부터 치료비를 지원받았다. 하지만 B씨는 이 교사가 군입대를 한 이후에도지속적으로 아들 치료비를 요구했고, 고인은 사비로 8개월 동안 50만원씩 400만원을 B씨에게 줬다. 이후 고인은 2021년에도 학부모들로부터 민원을 받았고 같은해 12월 숨졌다.

이 같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자 온라인상에는 A씨 모자의 신상정보가 공개됐다. A씨가 재학중인 대학교에는 항의의 뜻을 담은 대자보가 게시됐고, B씨의 직장 앞으로 근조화환과 함께 여러 항의가 쏟아졌다.

경기도교육청은 고인에게 악성 민원을 제기했다고 의심되는 학부모 3명을 업무방해 등 혐의로 경찰에 수사의뢰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