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큰롤 마니아 블링컨, 기타 연주로 900만뷰

워싱턴/김진명 특파원 2023. 10. 4. 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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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음악 외교 방안’ 출범식서
기타 치며 ‘후치 쿠치 맨’ 불러 호평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달 27일 워싱턴DC의 국무부에서 열린 '글로벌 음악 외교 이니셔티브' 출범식에서 기타 연주를 하며 노래를 마친 뒤 기타를 들어 보이고 있다. /AFP 연합뉴스

“미국 음악의 밤이라면 블루스가 빠져서는 안 되죠.”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한 만찬 행사에서 기타를 매고 노래하는 동영상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달 27일 워싱턴 DC 국무부에서 열린 ‘글로벌 음악 외교 이니셔티브’ 출범식 행사장에서 블링컨이 기타를 연주하며 블루스 대가 머디 워터스의 ‘후치 쿠치 맨(Hoochie Choochie Man)’을 부르는 동영상은 블링컨의 공식 X(옛 트위터)에서만 조회 수 910만번을 넘기며 화제를 일으키는 중이다. 블링컨은 블루스를 토대로 발전한 로큰롤 마니아로 유명하다.

블링컨은 이날 출범식에서 세계 각국 사람들과 문화적 교류를 촉진하고 상호 이해를 증진한 음악가에게 주는 국무부의 ‘음악을 통한 평화상’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국무부가 음악가를 위한 장학금을 만들어 워싱턴 DC 케네디센터에서 연수할 기회를 주겠다고도 했다. 발표 후 블링컨은 미국 유명 기타 상표인 ‘펜더(Fender)’의 기타를 들고 약 4분에 걸쳐 후치쿠치맨을 불렀다. 이 곡은 세계적 기타리스트이자 블루스·록 음악가인 에릭 클랩턴도 연주한 적 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 장관이 지난달 27일(현지 시각) ‘글로벌 음악 외교 이니셔티브’ 출범식 행사장에서 기타를 치며 ‘후치 쿠치 맨’을 부르고 있다. /AFP 연합뉴스

행사 자체는 미 언론에서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런데 블링컨 장관이 “음악과 외교를 결합할 오늘 밤의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며 자신의 공식 X 계정에 게재한 연주 동영상은 조회 수가 계속 높아지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우크라이나는 불타고 있는데 블링컨은 기타나 치고 있다”는 냉소적 반응도 있었지만 “(국무장관이 기타 연주를 할 수 있는지) 전혀 몰랐다”는 반응도 있다고 전했다. 또 이 신문은 블링컨이 “감정이 풍부한 바리톤 음성”과 “또렷한 블루스 화음”을 보여줬다고 평했다.

블링컨은 2021년 잡지 ‘롤링 스톤’과 인터뷰에서 “내 인생을 관통하는 큰 줄기는 아마 음악일 것”이라며 로큰롤 사랑을 고백한 적 있다. 그는 어린 시절 부모님이 록 밴드 비틀스의 ‘어 하드 데이스 나이트’를 연주하는 것을 듣고 벼락을 맞은 듯한 충격을 받았고 이후 내내 로큰롤을 좋아했다. 그는 에릭 클랩턴을 특히 좋아해 공연을 75번이나 봤다고 한다. 젊은 시절 밴드 활동을 했던 그는 음원 플랫폼 스포티파이에 ‘에이블링컨(Ablinken)’이란 이름으로 ‘립 서비스’ ‘페이션스’ ‘위드아웃 야’ 등 3곡을 발표했다. 블링컨은 “이 노래들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집권 시절 공직에서 물러나 언제 다시 돌아갈지 모르던 때 만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자신의 음악 장르를 ‘일벌레(wonk·공부벌레) 록’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전·현직 외교 수장 중엔 음악 마니아나 꽤 실력 있는 연주자들이 또 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 국무장관을 지낸 콘돌리자 라이스는 청소년 시절 전공을 고려할 정도로 피아노를 잘 친다. 2008년 영국을 방문했을 땐 고(故)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앞에서도 브람스를 연주했다. 하야시 요시마사 전 일본 외무상(장관)은 피아노·기타를 수준급으로 연주하며 블링컨과 마찬가지로 비틀스 ‘광팬’이다. 블링컨은 한 인터뷰에서 “하야시 외무상과는 음악으로 뭉치는 사이”라며 정책을 논할 때 “길고 구부러진 길(The Long and Winding Road)이 되겠군요” 같은 말이 때때로 튀어나왔다고 했다. 같은 제목의 비틀스 노래에서 따온 문구다. 블링컨과 하야시는 지난 4월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G7(7국) 외무장관 회의에서 각자 자신의 기타를 들고 합주를 선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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