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가 내 고향 순천, 자랑 할만 하지"···숨겨진 원도심 명소·맛집까지 찾아낸 '정원'

순천=박지훈 기자 2023. 10. 2.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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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800만명 성큼
추석 민심까지 사로잡은 연일 흥행 기록
하루에만 21만명···이젠 모든 게 신기록
민선8기 불어온 '경제훈풍' 즐거운 비명
노관규(가운데) 순천시장이 지난달 29일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누적 관람객 700만 명 돌파를 기념하고 관계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제공=순천시
[서울경제]

‘대한민국 생태수도, 순천’이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효과로 인한 추석 민심까지 뒤흔들었다. 추석 연휴 기간 동안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수많은 인파가 몰려들면서 박람회 장 뿐만 아닌 원도심까지 들썩거렸다.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는 추석 당일(9월 29일) 누적 관람객 수 700만 명을 돌파한 데 이어, 9월 30일 하루 동안에만 21만 5828명이 다녀가 일일 최다 관람객을 기록했다. 추석 연휴 3일 동안 누적 관람객 수도 730만 명을 돌파했다. 마지막 연휴인 3일에는 이승환 콘서트 등 빅 이벤트가 예고된 만큼, 당초 목표 관람객인 800만 명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민국 수도 서울과 경기, 부산, 세종 등 전국 대도시 벤치마킹 장소로 거듭난 데 이어 인구소멸위기 지역인 중소도시에게는 ‘희망의 도시’로 자리매김한 순천. 이번 추석 연휴 기간 동안 시민과 향우들에게 ‘내고향 순천’이라는 자부심까지 심어주고 있다.

지난 9월 30일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장 동문 입구를 가득 매운 관람객. 사진 제공=순천시

◇독보적 흥행···향우 자존심 세웠다

“객지에서 순천 출신이라 하면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얘기를 먼저한다. 순천이 이번 정원박람회로 확실히 전국에 알려졌다. 순천인으로서 정말 자랑스럽다.”

고향(순천)을 찾은 향우들은 이번 추석의 이야기 꽃은 단연 ‘정원’이라고 입을 모은다. “박람회장 갔다 왔어”라고 첫 인사를 나눈 뒤 자연스럽게 추석에 빠질 수 없는 정치 이야기로 넘어간다고 한다. 그러면서 15년 전 ‘대한민국 생태수도’를 기획한 노관규 순천시장에 대해 높이 평가하면서도 다가오는 총선 이야기도 빼놓지 않고 있다. 실제 노관규 순천시장은 한 언론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도 10명 중 8명에게 ‘일 잘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등 지역경제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놀라운 발전을 이뤄내고 있다. 또한 이번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개장 초반부터 독보적인 흥행 성적을 거둘 수밖에 없는 배경에는 코로나19로 해방됨과 동시에 기후변화로 인해 빨라진 개화시기에 맞춰 개장일을 앞당겨 조정했던 노관규 순천시장의 결단력 있는 판단과 완성도 높은 정원이 한 몫 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순천이 고향인 박시현(43·광주광역시 서구 화정동)씨는 “어렸을 적 순천과 지금의 순천의 위상은 확연하게 다르다”며 “지금까지 순천하면 확실하게 떠오르는 것이 없었는데, 정원, 생태, 생태경제, 순천하세요, 전남 경제·관광 1번지, 대한민국 생태수도 등 셀 수 없는 수많은 수식어까지 전국적으로 각인되고 있어 고향 순천이 너무나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억만송이 국화와 은빛갈대가 절정을 이루고 있는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는 추석 연휴를 맞아 6일 간의 이번 추석 연휴 중 9월 28~30일 3일 동안에만 약 50만 명이 박람회장을 찾았다. 누적 관람객 수도 730만 명으로 크게 늘었다. 10년 전 박람회 때 같은 기간(184일) 동안 440만 명이 다녀간 것과 비교하면 1.5배가 넘는 수치다. 특히 지난 9월 30일 하루 동안에만 21만 5828명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봄꽃이 절정이었던 개장 초 4월 15일 관람객 수(19만 1959명)를 훌쩍 뛰어넘어 역대 일일 최다 관람객 기록을 5개월 만에 자체 경신하게 됐다.

전남 순천시의 한 원도심 식당가에 점심시간이 훌쩍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손님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사진 제공=순천시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효과로 인해 손님들이 밀려와 재료 소진으로 영업을 쉬어간다는 메모를 붙힌 순천의 한 식당가. 사진 제공=순천시

◇구석구석 파고든 상상초월 경제효과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장에는 매일 수만 명이 운집함에도 크고 작은 안전사고 없이 질서정연 했고, 공연이 끝난 뒤에는 자발적으로 쓰레기를 정리하는 수준 높은 시민의식이 더해져 품격을 더욱 높이고 있다.

특히 전국 각지에서 관광버스와 차량을 비롯한 인파들이 몰리면서, 박람회장 인근 음식점과 카페, 숙박업소 등 주변 상권도 덩달아 활기를 띠고 있다.

“어제, 오늘 밀려 드는 손님으로 장사가 대박 났다, 재료가 일찍 소진돼 식당 문을 일찍 닫을 수 밖에 없었다.” 상인들은 추석 연휴에도 ‘힙한’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에 구름 인파가 몰리면서 너도나도 하소연(?) 향연이 이어진다. 힘들지만 그동안 침체됐던 순천에 민선 8기 들어 ‘경제훈풍’이 불어오자 너도나도 즐거운 비명을 지른다.

무엇보다 이제는 원도심까지 덩달아 활기를 띠고 있다. 원도심에서 맛집으로 소문난 식당가들은 점심시간을 긴 줄이 늘어서는 것은 기본이다. 다른 식당도, 카페도 사람들로 붐비는 것은 마찬가지. 박람회로 인한 숨겨진 순천 곳곳의 명소와 맛집까지 재발견이다. 원도심에서 오랫동안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한 상인은 “이번 추석은 연휴도 길어서 걱정했는데 정원박람회 때문에 장사가 대박 났다”며 “박람회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찾아줘 감사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생태가 경제를 견인한다는 기존의 판을 바꾼 발상의 전환으로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는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흥행 효과가 도심 상권까지 이어져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고 있다.

노관규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조직위원회 이사장(순천시장)은 “추석 당일 700만 명 관람객을 돌파한 데 이어, 9월 마지막 날 일일 최고 기록을 세웠다”며 “박람회가 끝나는 날까지 최선을 다해 모시겠다”고 말했다.

한편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는 오는 10월 31일까지 열린다. 조직위는 가을 분위기를 전할 국화와 코스모스 등 세상에서 가장 운치 있고 고즈넉한 풍경을 선사하고 있는 ‘가을 정원’과 함께 다채로운 문화공연을 준비해 막바지 흥행 몰이에 박차를 가한다.

순천=박지훈 기자 jhp9900@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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