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제진역 통일교육 열차…14억원 쓰고 3년 만에 결국 문 닫아

양지웅 2023. 10. 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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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교육청이 남북 교육 교류 역점 사업으로 2021년 4월 고성군 제진역에 조성한 평화통일체험 교육장 '통일로 가는 평화열차'가 운영 3년 만에 결국 문을 닫는다.

도 교육청은 체험 학생 수 급감과 교육청 자체 사업으로 부적정하다는 정책연구 결과를 반영해 올해 말까지만 평화열차를 운영하기로 했다고 2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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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객 감소 등 영향…철거·이전 시 최대 6억원 추가 지출 발생
제진역 통일로 가는 평화열차 체험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춘천=연합뉴스) 양지웅 기자 = 강원도교육청이 남북 교육 교류 역점 사업으로 2021년 4월 고성군 제진역에 조성한 평화통일체험 교육장 '통일로 가는 평화열차'가 운영 3년 만에 결국 문을 닫는다.

도 교육청은 체험 학생 수 급감과 교육청 자체 사업으로 부적정하다는 정책연구 결과를 반영해 올해 말까지만 평화열차를 운영하기로 했다고 2일 밝혔다.

교육청 자료에 따르면 운영 첫 해 학생 이용자 수는 9천270명을 기록했지만, 이듬해 절반 수준인 4천832명으로 급감했고 올해는 2천547명까지 떨어졌다.

숙명여대가 지난 7월 발표한 '강원 통일교육 실태분석' 연구 결과 역시 운영을 지자체에 이관한다면 이용자 만족도와 긍정적 요인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파악했다.

통일로 가는 평화열차는 동해북부선 최북단인 제진역과 동해선철도남북출입사무소를 평화·통일교육 체험장으로 꾸며 전국 학생에게 평화 공감대를 형성하고자 도 교육청이 추진한 사업이다.

학생들은 여기서 출경 절차를 거쳐 열차에 탑승하고, 객실 내부에 조성된 북한 가상여행 프로그램을 체험한 뒤 다시 입경 절차를 거쳐 돌아오는 체험을 즐길 수 있다.

모의 입·출경 체험 [연합뉴스 자료사진]

열차 안에는 북한에 대한 이해를 돕고 한반도의 미래 지향적 가치관을 체감할 수 있도록 하는 체험 콘텐츠로 채웠다.

도 교육청은 통일부, 코레일과 업무협약을 맺고 체험장으로 쓸 기관차 1량과 객차 5량을 제진역에 설치하고 재작년부터 관람객을 맞이했다.

시설 건립과 운영 등 2년 5개월여 동안 14억4천만원이 들어갔으며, 열차를 이전 설치할 경우 5억9천만원, 철거 및 이송하면 3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혈세 낭비'와 '이념으로 평화 교육 길들이기'라고 비판하고 있다.

도내 교육 관계자는 "인류 보편적 가치인 '평화'를 이념과 정치의 이유로 배제하는 것은 이해 불가"라며 "최근 도의회가 교육 분야 조례에서 '평화'라는 단어를 뺀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말했다.

이어 "평화열차 관람객 수 감소는 코로나19 영향이 큰데 이를 간과하고 단순히 연도별 수치만 비교하는 것은 억지"라며 "결국 20억 가까운 예산을 낭비하게 되는 꼴"이라고 덧붙였다.

통일열차 실내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러한 비판에 대해 도 교육청 관계자는 "사업을 철수한다면 매몰 비용이 크게 발생할 수 있지만, 고성군이 사업 추진 의사를 나타내 이양 및 업무협약 관련 실무 협의를 추진 중"이라고 답했다.

이어 "통일교육이라는 말에 평화는 당연히 포함하는 가치"라며 "일부에서 전임 교육감 사업 지우기라는 비판이 있지만 억측이며, 외부 전문가의 연구 결과를 통해 지자체로의 사업 이관 필요성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yangd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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