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배드민턴, 우리의 벽 느꼈을 것... 선수들 고기 구워 먹이겠다”
“우리가 중국에게 한 게임(세트)도 안 내주고 이길 거라고 상상이나 했겠습니까. 우리 선수들 선수촌 돌아가서 고기라도 구워 먹어야겠어요.”
한국 여자 배드민턴 대표팀이 1일 항저우 아시안게임 단체전 결승에서 중국에게 매치 스코어 3대0으로 완승을 거두며 금메달을 따낸 후, 김학균 대표팀 총감독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우리가 퍼펙트로 이겼다는 걸 경기 끝나고 알았다”며 “한국이 중국을 이렇게 이긴 것도 처음일 거고, 중국이 이렇게 져본 것도 처음일 것”이라고 했다.
그는 준결승 태국전에서 고전을 펼친 게 오히려 결승전에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대표팀은 전날 5시간 20분 접전 끝에 태국을 매치 스코어 3대1로 꺾고 결승에 올랐다. 여자 단식 세계 랭킹 1위이자 대표팀 간판 안세영(21)과 여자 복식 세계 2위 이소희(29)-백하나(23) 모두 1시간을 훌쩍 넘기는 접전을 벌이다 겨우 승리하는 등 쉽지 않은 경기를 펼쳤다. 체력 소모가 커서 중국과의 결승전에 부담이 됐을 법하지만, 김 감독은 “선수들이 각자 어려움을 다 해결하고 넘어가면서 오히려 안정감을 찾았다”며 “그래서 오늘 경기를 앞두고 전혀 불안함이 없었다”고 했다.
김 감독은 선수들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결승전 전에 선수들을 불러놓고 “너희들이 세계에서 가장 잘하는 선수들이다. 자부심을 가지라”며 “우리가 메달 색을 선택하러 왔다. 남이 선택해주는 것 아니다”라며 사기를 북돋았다고 한다. 그는 “중국 선수들이 오늘 많이 당황한 것 같았다. 한국 선수들이 이렇게까지 스트로크 정확도나 스피드가 자신들에게 밀리지 않는다는 걸 처음 느꼈을 것”이라며 “중국 선수들이 우리에게 벽을 느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선수들이 지금 많이 흥분해있어서 조금 가라앉히긴 해야 한다”면서도 “일단은 즐기라고 하겠다”고 했다. 그는 “이 행복을 즐겨야지 개인전도 잘 할 수 있다”며 “오늘 선수촌 들어가서 선수들에게 고기라도 구워줘야겠다”고 말했다.
이날 금메달은 이번 대회 한국 배드민턴의 두 번째 메달이었다. 전날 남자 단체전 준결승에서 인도에 패하며 동메달을 획득했다. 아시안게임 배드민턴에선 3·4위전을 따로 하지 않고 준결승 패자에게 모두 동메달을 수여한다. 5년 전인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노 메달’에 그쳤던 굴욕을 벌써 씻어냈다. 이번 대회 한국 배드민턴의 목표는 8개 종목에서 모두 메달을 따는 것. 김 감독은 “남녀 단체전에서 모두 메달을 따면서 순항하고 있다”며 “항저우에서 전 종목 메달을 획득하고, 내년 파리올림픽에서도 여기서 딴 만큼 메달을 따는 게 목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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