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관중 사이에서 “대한민국!”... 복싱 선수 출신 안세영父 “딸이 29년 숙원 풀어”

항저우/김영준 기자 2023. 10. 1.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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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민턴 국가대표 안세영의 아버지 안정현(왼쪽)씨와 어머니 이현희씨가 1일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단체전 결승전이 열린 중국 항저우 빈장 체육관에서 태극기를 들고 대표팀을 응원하고 있다. /김영준 기자

한국이 중국을 매치 스코어 3대0으로 완파하고 아시안게임에서 29년 만에 배드민턴 여자 단체전 금메달을 획득한 1일 중국 항저우 빈장 체육관. 체육관을 가득 메운 중국 관중들의 “짜요(加油·힘내라)!” 함성 소리 틈에서 “대~한민국!” “파이팅”을 외치는 소리가 울려퍼졌다. 주변이 온통 중국인들이었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열성적인 응원을 보낸 이들은 배드민턴 대표팀 ‘간판’ 스타이자 여자 단식 세계 랭킹 1위 안세영(21)의 부모 안정현(54)·이현희(48)씨. 태극기를 들고 경기장을 찾은 이들은 5전3선승제 경기의 첫 경기에 나선 딸 안세영 뿐만 아니라 뒤이어 출전한 한국 선수들에게도 목청껏 응원을 보냈다.

1일 항저우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 단체전 결승에서 중국을 이긴 대표팀 선수들이 금메달을 목에 걸고 시상대에 섰다. /김동환 기자

지난 8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우승 등 딸이 이룬 영광의 순간에 함께 했던 그들이지만, “이번 승리는 더욱 뜻깊다”고 말했다. 어머니 이씨는 “배드민턴에서 아시안게임은 엄청 큰 무대다. 이런 무대에서 중국을 이렇게 크게 이기고 금메달을 따는 게 어디 쉬운 일이겠느냐”며 “특히 단합이 중요한 단체전 금메달이라 뜻깊다. 우리 딸 세영이도 자랑스럽고, 뒤에 나와서 너무 잘 싸워준 선수들도 모두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안세영이 1일 항저우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걸고 웃고 있다. /김동환 기자

아버지 안씨에게는 더욱 특별한 의미가 있는 금메달이었다. 그는 1990년대 국가대표로 활약했던 복싱 선수 출신이다. 그가 마지막으로 출전했던 아시안게임이 1994년 히로시마 대회인데, 공교롭게도 배드민턴 여자 단체전에서 한국이 마지막으로 금메달을 땄던 대회다. 안씨는 “나는 아시안게임 메달을 따지 못했지만, 딸이 오늘 내 숙원을 29년 만에 풀어준 것과 같은 기분”이라며 “아직 세영이를 못 만났는데, 얼굴 보면 ‘수고했다’ ‘고맙다’고 하면서 꼭 안아주고 싶다”고 말했다.

안씨와 이씨는 2일부터 시작되는 배드민턴 개인전 일정이 종료될 때까지 항저우에 머물며 딸 안세영을 응원할 계획이다. 이씨는 “세영이가 개인전 금메달까지 딴다면 너무나 좋겠지만, 그보다도 세영이가 늘 그래왔듯 배드민턴을 즐기면서 자기 기량을 모두 발휘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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