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단식한 李대표 받은 회복치료란 뭘까...종합영양수액 기술의 진화

김명지 기자 2023. 10. 1. 06: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1970년대 이후 종합영양수액 기술 발전
포도당 닿으면 쉽게 상하는 동물성 지방
수액백 3개 격막 두고 직전에 터뜨려
동물성 지방으로 오메가3까지
JW중외, HK이노엔, 대한약품 등 수액 대표사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당시 원내대표가 지난 9월 21일 오전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을 찾아 단식 중인 이재명 대표의 손을 잡고 대화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이 27일 새벽 기각되면서, 이 대표가 곧 핵심 당무 에 복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4일의 단식 이후 회복 치료를 받은 이 대표가 전날(26일) 휠체어나 부축 없이 조사를 받고 나오는 모습이 일반에 공개됐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오랜 단식에도 건강한 이 대표의 모습에 그가 받은 수액 치료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오랜 기간 단식을 한 환자는 음식을 갑자기 음식을 섭취하면 전해질 불균형이 올 수 있기 때문에 묽은 죽부터 시작해서 단계적으로 영양을 늘려가게 된다.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어려운 경우 ‘고영양 수액 요법’으로 불리는 ‘TPN(완전영양수액)’을 통해 인체에 영양을 투입하기도 한다.

이 대표 단식 24일째였던 지난 23일에는 일부 의사들이 녹색병원에서 TPN을 맞고 있다는 주장을 하기도 했다. 이들은 언론 사진에 나타난 이 대표의 링거줄에 보이는 수액이 투명하지 않고 하얀색이라는 점을 들었다. 앞서 지난 21일 오전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가 이 대표를 방문했을 때 찍힌 사진에서 이 대표의 팔에 꽂혀 있는 링거 수액줄은 투명했다.

수액 요법은 사람의 몸에 필요한 수분과 전해질을 정맥 주사를 통해 주사하는 방식이다. 몸 속에 부족할 수 있는 수분과 전해질을 보충하는 주사 치료다. 수액은 크게 3가지로 나뉜다. 기초수액, 영양수액, 특수수액이 대표적이다. 특수수액은 수술을 앞둔 환자의 혈액을 씻어내고 소독하는 등 아주 특수한 목적의 수액을 뜻한다.

기초수액은 수분 전해질 당분을 공급한다. 생리식염수와 포도당이 이에 해당한다. 생리란 혈중농도와 동일하다는 뜻이고 식염은 소금을 뜻한다. 목적에 따라 포도당 아미노산 등 영양분을 첨가한다. 우리가 흔히 병원에서 맞는 마늘주사, 백옥주사, 비타민주사는 이런 기초수액에 비타민 정맥주사 제제를 혼합한 것이다. 포도당이나 아미노산 링거액은 투명하고 비타민C가 들어갔다면 노랗게 투명한 식이다.

JW생명과학 3세대 종합영양수액제 ‘피노멜(국내 제품명 위너프)’ 제품.

영양수액은 소화를 시키지 못하는 암 환자, 수술을 앞두거나 수술 직후에 금식이 필요한 환자에게 필수아미노산 등 영양을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영양수액 중에서도 종합영양수액, 즉 TPN의 개념이 등장한 것은 1970년대다. 포도당은 물론이고, 지질, 비타민 등 기초수액으로 공급할 수 없던 필수영양소를 공급하는 개념인데, 지질과 단백질이 포함되기 때문에 링거액은 불투명하다.

TPN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10여년 전만 해도 수액에 쓰는 지방성분은 정제대두유를 많이 썼다. 하지만 요즘에는 수액에 동물성 지방까지 담아낸다. ‘오메가3′ 지방산이 환자의 회복을 돕는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수액에 동물성 지방을 담는 연구가 전 세계적으로 시작됐다. 동물성 지방을 정맥을 통해 몸에 흡수시키는 것은 쉽지 않다.

이런 방식의 수액을 3챔버(chamber⋅실) 종합영양수액이라고 부른다. 안쪽 격막이 쉽게 찢어지면, 운반 과정에서 수액이 못쓰게 되고, 그렇다고 너무 견고하게 만들면 환자에게 투여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이를 얼마나 적절하게 맞추느냐가 TPN 수액 품질의 성패를 가른다.

국내 수액제 1위 제약사는 JW중외다. 시장의 절반가량을 JW중외가 차지하고, 대한약품과 HK이노엔이 각각 30%, 20%씩 점유하고 있다. 최근에는 1시간 30분 안에 맞을 수 있는 200㎖들이 외래환자 용 TPN까지 나왔다. 이는 기존 소용량 TPN(362㎖)과 비교해 70% 용량,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받는 기존 TPN(500㎖)의 절반 정도다. 병원 체류시간이 짧은 외래환자들은 TPN 대신 아미노산 단독제제를 처방하고 있다.

충남 당진 JW생명과학 수액공장 수액생산동에서 종합영양수액(TPN)이 컨베이어벨트를 통해 나오고 있다. 불투명한 부분이 동물성 지방을 따로 담은 것이다. 환자에게 치료하기 직전에 격막을 터뜨려 쓰게 된다. /남강호 기자

동물성 지방은 포도당 등 탄수화물 등과 섞이면 쉽게 손상되기 때문이다. 미국의 박스터, JW생명과학 등 수액 개발 업체들은 각각의 수액 백 안에 지질·아미노산·포도당이 섞이지 않도록 나눠서 보관하다가, 환자에게 투여하기 직전에 격막을 터뜨려 사용할 수 있는 수액백을 개발했다.

의료계 일각에서 “TPN을 맞으며 단식을 하면 10년도 할 수 있다”는 말이 나왔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장기간 TPN을 투여하게 되면 담낭 등 장기 기능이 떨어진다. 고농도의 영양제를 갑자기 투여하면 고혈당증이 나타날 수도 있다.

수액은 정맥을 통해 수분과 영양분을 전달하기 때문에 즉각 효과를 느낄 수는 있지만 심장 신장이 약한 사람은 심혈관에 부담을 줄 우려가 있다. 부작용도 있을 수 있으므로, 중증 고지혈증, 간기능부전, 신부전, 당뇨병을 앓고 있다면 섣불리 영양수액을 맞아선 안된다. 수액을 맞은 후 갑자기 혈색이 나빠지거나 혈압 저하, 발진, 구토, 두통이 올 수 있다. 일시적인 효과를 봤더라도 습관적으로 수액을 맞으면 소화기능이 떨어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