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PF 보증 늘리고…9·26 정부대책 "시장에 활기" vs "실효성 글쎄"[추석집값]③

김동규 기자 2023. 9. 3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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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공급의지 표현 긍정적…부동산 시장 침체에 실효성 의문 지적도

[편집자주] 아파트를 비롯한 하반기 부동산시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주택시장의 심리지표와 거래량, 집값상승이 엇갈리면서 실수요자와 투자자, 건설업계를 비롯한 부동산시장의 변수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정부가 9.26 부동산대책을 발표하며 수요와 공급의 새로운 변수까지 더해진 양상이다. <뉴스1>에선 부동산전문가 6인을 중심으로 추석 이후 집값과 전셋값, 정책효과와 시장영향 등을 짚어봤다.

서울 남산에서 내려다 본 시내 아파트의 모습. 2023.9.18/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김동규 기자 = 정부가 지난 26일 내놓은 '9·26 공급대책'의 핵심은 용적률 상향 조정 등으로 공공의 물량을 늘리고 규제 완화·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 확대 등을 통한 민간의 공급 활성화다.

구체적으로 공공 공급에서는 용적률 상향 등으로 3기 신도시에서 3만가구 이상을 확충한다. 또 공공택지에서도 2만가구를 추가발굴하고, 미매각 공동주택용지 중 5000가구를 공공주택 용지로 변경해 총 5만5000가구를 추가 공급할 예정이다. 패스트트랙으로 공급 시기도 앞당긴다.

민간 공급 확대를 위해서는 공공택지 전매제한을 1년간 한시적으로 완화하고, 인허가를 앞당길 경우에는 공공택지 공급 시 인센티브를 부여한다. PF 보증 규모도 15조원에서 25조원으로 확대하고, 민간금융사 중심의 재구조화 펀드를 1조원에서 2조원으로 늘려 공사 지연 사업장에 대한 구조조정도 신속히 시행한다. 또 오피스텔 등 비(非)아파트 규제도 완화해 단기공급 활성화도 촉진한다.

30일 <뉴스1>이 부동산 전문가 6인에게 '9·26 공급대책'에 대해 물어본 결과 엇갈린 평가를 내놨다. 공급에 대한 정부의 의지를 보여줬다는 점에서는 긍정 평가가 나왔지만 실효성에 의문이 든다는 지적도 있었다.

◇주택공급 위축 해결하기 위한 정부 의지 표명은 긍정적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분양시장 청약 양극화와 물가상승, PF대출 냉각에 따른 주택공급 위축을 해결하기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공급의지 표현은 긍정적"이라며 "건설사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PF 사업장 유형별 맞춤 지원 등을 통한 부실 확산 차단 등을 위한 보완책도 마련됐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함 랩장은 "공공택지 전매제한 완화로 대기수요가 있는 양질의 택지는 공급속도가 보다 빨라질 전망"이라며 "자금력과 사업 추진의지가 있는 시행·시공사 위주로 알짜 공공택지를 매입해 주택공급에 나설 확률이 높아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1년 한시로 완화하는 것이고 최초가격 이하로만 전매를 허용하고 있어 사업자간 이면계약이나 벌떼입찰 우려에 대한 모니터링은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도 "대책 중 단기 효과를 낼 수 있는 내용은 공공에서 3기 신도시에서의 추가물량 확보와 공공사업 절차 단축 등으로 보인다"며 "민간에서는 PF 대출 보증 확대와 중도금 대출 지원을 포함한 금융 지원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규제 정상화와 정비사업 절차 개선, 비아파트 규제개선 등 제도 변경이 필요한 부분들에 대해서는 국회 논의가 필요해 다소 긴 호흡에서 공급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것이라고 분석했다.

윤 수석연구원은 이어 "인허가를 받고도 착공에 나서지 못한 대기물량 33만가구를 단기 공급 확대를 위한 주요 축으로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위해서는 전체공급량의 80%(2022년 아파트 분양물량 기준)를 책임지는 민간의 역할 확대가 필수적"이라고 부연했다.

송인호 KDI 경제정보센터 소장은 "이번 대책은 공공 중심으로 공급을 유도하는 대책으로 평가된다"며 "2~3년 후 주택시장 불안정을 염두에 두고 미리 공급을 유연하게 하려는 정부의 의지를 보여주면서 중장기적으로 대책과 시그널을 준 점은 의미있다고 본다"고 평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 발표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주현 금융위원장, 추 부총리,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2023.9.26/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실효성 의문 지적도 나와…분양가 상승 우려도 실효성을 지적하는 전문가들도 다수 있었다. 서진형 경인여대 MD비즈니스학과 교수는 "공공분야 공급을 차질없게 하겠다는 다짐은 좋지만 실효성이 얼마나 있을지 의문"이라며 "민간에서는 수익성과 분양성이 담보돼야 공급하는데 지금 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PF 대출 보증 확대도 건설사들 도산 위기는 막을 수 있겠지만 언 땅에 오줌누기 식이라고 봐 실효성에 의문이 든다"며 "소비자 입장에서도 실질적으로 원하는 것은 금융 대출 규제 완화와 세제 완화 2가지인데 이것이 없다"고 덧붙였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도 "자금공급을 늘리고 소형주택에 인센티브가 제공된다고 해도 이미 높아진 토지가격, 자재비가 시장에서 적응하는 시간은 다소 필요할 것으로 본다"며 "전반적으로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야 공급자가 활발하게 사업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도 "이번 대책으로 시장에 심리적으로 긍정 영향을 줄 수는 있겠지만 실질적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공급은 신규공급 뿐만 아니라 다주택자가 물건을 내놓을 때 가능하기에 양도세 인하 등을 통해 물량이 나올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분양가 상승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윤지해 수석연구원은 "민간의 공사비 유연성을 늘리는 대책이 나왔는데 이러면 동시에 신축 분양가 상승이 확산되는 부작용이 있다"며 "이런 이유에서 분양가 인상 수준이 통제된 분양가상한제 적용 공공물량을 최대한 많이 확보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d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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