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민 남자 자유형 400m 압도적 1위… 수영 3관왕
2001년생인 김우민(22·강원도청)은 수영을 사랑하는 아버지의 권유로 부산 중리초 1학년 때 물속에 뛰어들었다. DNA에 이미 새겨졌던 걸까. 그때 수영에 꽂혔다. 5학년 때부턴 선수의 길을 걸었다. 우상은 ‘원조 마린보이’ 박태환(34·은퇴). 언젠가 그와 같은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김우민이 박태환 이후 13년 만에 아시안게임 수영 경영 종목에서 ‘3관왕’에 오른 한국인 선수가 됐다. 김우민은 29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수영장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남자 자유형 400m 결선에서 1위(3분44초36)로 터치 패드를 찍었다. 예선도 전체 1위(3분49초03)로 가뿐히 통과한 김우민은 4번 레인에서 출발해 50m 지점부터 1위(25초19)로 치고 나간 뒤 단 한 번도 선두를 내주지 않는 ‘금빛 역영’을 펼쳤다. 2위와 사람 몸 두 개 이상 차이 나는 압도적인 페이스를 선보였다.
나흘 전 계영 800m에서 세 번째 영자로 나서 한국 수영 사상 최초의 계영 종목 금메달을 합작하고, 28일 자유형 800m에서 압도적인 페이스로 우승한 그는 이번 대회 세 번째 금메달을 수집했다. 2위는 중국의 판잔러(19·3분48초81)였고, 응우옌후이오앙(23·베트남·3분49초16)이 동메달을 챙겼다.
김우민은 자유형 400m 아시아 최강자다. 본인의 ‘주 종목’이자 가장 애정이 가는 종목이라고 강조한다. 당연히 세계적인 경쟁력도 자랑한다. 지난 7월 후쿠오카 세계수영선수권에선 아시아 선수 중 유일하게 이 종목 결선까지 올라 한국 기록(3분43초92)으로 ‘세계 5등’에 자리했다. 이제 아시안게임과 올림픽과 같은 국제 종합 스포츠 대회에서 존재감을 알릴 차례였다. 그리고 처음 나선 아시안게임에서 이름 석 자를 각인시켰다.
부산 출신인 김우민은 부산체중 시절까지만 해도 자유형이 아닌 배영을 주력으로 하는 선수였다. 그런데 배영에선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부산체고 1학년 시절 서성식 코치의 권유로 자유형 중장거리에 입문해 훈련을 시작했다. 당시 고교 선배이자 현재 오픈워터 선수로 활동하는 박재훈(23·서귀포시청)과 같이 담금질을 하며 재능을 보였다. 애초에 훈련 이해도와 성실함이 남다른 선수였는데, 본인의 재능까지 찾으니 기량이 일취월장했다. 타고난 뛰어난 근지구력도 쾌속 성장에 한몫했다.
아시아에 자유형 100·200m와 같은 단거리 선수는 많지만, 중장거리 선수는 드물다는 점도 호재였다. 고교 졸업 후 김우민은 실업팀에 들어갔다. 실력을 갈고 닦은 뒤 2021년 열린 도쿄 올림픽과 2022년 부다페스트 세계수영선수권, 지난 7월 후쿠오카 세계수영선수권 등에 연달아 출전하면서 경험을 쌓고 경기 운영 능력을 다졌다. 그러면서 아시아에선 적수가 없는 자유형 중장거리 최강자 자리를 굳혔다. 김우민은 “단거리·중장거리 자유형은 각기 다른 매력이 있다”며 “(중장거리 전문이지만) 종목에 상관없이 즐겁게 수영하고 있다”고 말한다. 김동현 TV조선 해설위원(상하이 동아시안게임 자유형 200m 은메달리스트)은 “김우민은 중장거리 선수답게 4킥(kick)·1풀(pull) 스타일의 자세로 저항을 적게 받는 영법을 구사한다”며 “고등학교 때까지 어깨를 혹사시키지 않았던 것이 이후 좋은 성적을 내는 데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김우민은 이날 1982년 뉴델리 대회의 최윤희(56·배영 100·200m와 개인혼영 200m), 그리고 2006년 도하(자유형 200·400·1500m)와 2010년 광저우(자유형 100·200·400m)에서 연속 ‘3관왕’을 차지한 박태환 이후 역대 세 번째 한국인 아시안게임 수영 3관왕으로 이름을 남겼다.
한편 이날 남자 평영 50m에서 최동열(24·강원도청)이 한국 신기록(26초93)으로 동메달, 남자 배영 200m에서 이주호(28·서귀포시청) 역시 한국 신기록(1분56초54)으로 물살을 가르며 은메달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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