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보다 사람이 더 빨라" 무조건 뛰세요…'성묘 응급상황' 대처법

박미리 기자 2023. 9. 29.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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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에는 벌초와 성묘를 위해 산을 찾는 이들이 많다. 이로 인해 뱀에 물리거나 벌에 쏘이고 풀독이 오르는 등 안전사고로 병원을 찾는 환자도 크게 늘어난다. 이 상황에서 어떤 조치를 취하는 게 좋을까? 박훈기 한양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의 도움말로 올바른 응급처치 방법에 대해 정리했다.
[인천=뉴시스] 김진아 기자 = 추석 명절을 5일 앞둔 24일 인천 부평구 인천가족공원을 찾은 가족이 성묘를 하고 있다. 2023.09.24.
뱀에 물렸다?
뱀에 물리면 일단 독사인지 아닌지 구별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알려진 독사는 살무사, 불독사, 까치독사 등이다. 독사는 삼각형의 납작한 머리모양과 두 개의 독침, 타원형의 찢어진 눈 모양을 가지고 있어 일반 뱀과 구별된다.

뱀에게 물렸을 때 두 개의 독침 즉 이빨 자국이 뚜렷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지만 유혈목이는 이빨 자국이 없어 정확히 확인이 안될 수 있다. 우선 뱀에 물린 후 통증과 부종이 나타나면 물린 자리 위쪽을 고무줄이나 밴드 등으로 감아서 정맥혈 및 임파액의 순환을 차단해야 한다. 이 때 동맥혈관까지 눌리면 말단 조직이 썩게 되므로 적당히 동여매야 한다.

이후 최대한 빠른 시간내에 병원에 도착하면 항독소를 투여하고 다른 응급처치를 하게 된다. 독사에 물린 후에는 전신적으로 혈액질환, 신장질환 등 합병증이 생기므로 병원 치료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

벌에 쏘였다?
벌은 대개 밝은 색깔보다는 어두운 색깔의 옷을 좋아하고 향수나 독한 화장품 냄새, 단 내를 좋아한다. 따라서 산에 갈 때는 옷을 밝게 입고 화장을 약하게 해 진한 향기를 풍기지 않는 것이 좋다. 또 눈 앞에 벌이 많이 보이면 있는 힘을 다해 도망쳐야 한다. 대개 벌이 날아오는 속도보다 사람이 뛰는 속도가 빠르다.

벌에 쏘였다면 벌침 독에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의 경우 한 방만 쏘여도 온몸에 두드러기가 나고 심하면 숨이 차고 저혈압에 정신마저 잃을 수 있다. 따라서 벌에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벌에 쏘이고 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하면 바로 병원 응급실로 달려가야 한다. 그렇지 않은 경우 최소한 몸의 자세를 머리 쪽을 낮게 유지해 저혈압에 대비해야 한다.

이 외의 사람들은 벌에 많이 쏘일수록 반응이 심해진다. 특히 50방 이상일 때 매우 심각해진다. 벌에 쏘였으면 쏘인 자리에 벌침이 보이면 빳빳한 책갈피 모서리로 조심스럽게 밀쳐내듯이 제거하는 것이 좋다. 핀셋 등으로 제거하면 독을 지닌 주머니가 터지기 때문에 안 된다. 이후 물린 자리를 깨끗이 씻고 부었으면 얼음 찜질을 잠시 하도록 한다.

풀독 올라온다?
산에 갈 때는 긴 소매, 긴 바지를 입고 있는 것이 좋다. 또한 벌초 작업을 할 때는 면 장갑을 끼고 풀이나 나뭇잎에 직접 노출되지 않는 것이 좋다. 피부 노출 부위를 가급적 줄이는 것이다. 날카로운 풀잎에 베여 피부에 미세한 상처가 나 가려울 수 있고, 어떤 경우에는 풀이나 나뭇잎에 닿아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옻나무다. 옻을 타는 사람들은 비교적 심하게 반응을 나타내고 전신 증세가 따르기 때문에 대개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거나 주사를 맞아야 한다.

반면에 단순 스치거나 접촉성으로 생긴 피부염은 주로 가려움증이 문제가 된다. 피부를 청결하게 유지하고 스테로이드 연고를 얇게 바르면 된다. 어린아이들은 손톱을 짧게 깎아줘 긁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 가을철 일부의 들풀은 꽃을 통해 알레르기성 비염이나 천식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것도 염두해둬야 한다.

유행성 출혈열, 쯔쯔가무시병 등도 조심해야 한다. 쥐같은 동물의 배설물이나 진드기 같은 매개체를 통해 전파되는 전염병이다. 사람 간 전파는 없고 대개 1주에서 한 달 정도 잠복기를 거친다. 대개 초기에는 심한 감기몸살 증상이 나타난다. 갑자기 고열이 생겨 수일간 지속되고 눈에 충혈, 두통·요통·소화불량 증상이 같이 동반되며 몸에 발진이 돋기도 한다. 입안 점막에 출혈 반점이 보일 때도 있다. 다만 쯔쯔가무시는 치료 약이 있다. 유행성 출혈열은 합병증 관리가 중요해 입원 치료를 받는 게 좋다.

박미리 기자 mil0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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