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추석엔 고금리 특판 없어요”… 불황에 달라진 저축은행 풍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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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등 명절마다 고금리 예·적금 특별판매(특판) 상품을 출시하며 고객 잡기에 나서던 저축은행의 풍경이 달라졌다.
SBI·OK·페퍼 등 주요 저축은행은 이번 추석을 맞아 고금리 예·적금 상품 특판을 내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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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예금 금리는 ‘울며 겨자먹기’로 올리지만
수익성·건전성 악화로 ‘리스크 관리’ 집중
추석 등 명절마다 고금리 예·적금 특별판매(특판) 상품을 출시하며 고객 잡기에 나서던 저축은행의 풍경이 달라졌다. 올해 업황이 악화하면서 주요 저축은행이 특판 상품을 내놓지 않으면서다. 시중은행보다 높은 금리에 예금자보호가 되는 저축은행 특판은 그동안 추석 상여금과 용돈을 굴릴 안정적인 투자처로 주목받았다.
지난해 주요 저축은행은 추석을 전후해 잇달아 특판 상품 판매에 나섰다. 웰컴저축은행은 지난해 9월 최고 연 10%의 금리를 제공하는 ‘웰뱅워킹적금’을 내놓았다. 계약기간 동안 스마트폰으로 측정한 걸음 수만큼 우대금리를 얹어주는 게 특징이다. 한국투자저축은행도 연 6% 정기적금을 9월 한 달 동안 선착순 판매했다. 스마트저축은행도 금리 연 5%를 조건 없이 제공하는 특판 정기적금을 출시했다.
그러나 올해는 상황이 달라졌다. SBI·OK·페퍼 등 주요 저축은행은 이번 추석을 맞아 고금리 예·적금 상품 특판을 내놓지 않았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추석을 맞아 10%, 6% 등 금리가 높은 상품을 판매했던 웰컴저축은행과 한국투자저축은행도 마찬가지였다.
이런 일이 벌어진 배경엔 밝지 않은 업황이 있다. 올해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저축은행 수익성 및 건전성 저하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지난해 10월 이후 조달 금리가 많이 상승했고, 대손충당금 적립 등 관련 부담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건전성의 경우 부동산금융과 가계신용대출에서 부실이 커지고 있다. 이 때문에 주요 저축은행은 적극적인 영업보단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게 된 것이다.
실제로 SBI·OK·한국투자·웰컴·페퍼 등 주요 저축은행의 2분기 순이익은 1년 전보다 100% 가까이 감소했다. 저축은행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은 순이익이 92.1%, 2위인 OK저축은행은 60.5% 줄었다. 페퍼저축은행과 한국투자저축은행은 적자로 돌아섰다. 이렇다 보니 한국기업평가·한국신용평가·NICE신용평가 등은 주요 저축은행의 신용등급을 줄줄이 하향 조정했다.
그러나 저축은행 입장에선 수익성이 악화된다고 금리 경쟁에서 마냥 손 놓고 있을 수 없는 상황이다. 약 1년 전 이른바 ‘레고랜드발(發) 사태’ 여파로 예금 금리를 끌어올렸던 은행이 예금 재유치를 위해 다시 금리를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 예·적금만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저축은행 입장에서는 자금을 뺏기지 않기 위해 정기예금 금리를 더 높여야 하는 상황이다.
통상적으로 저축은행은 은행권 예금 금리보다 0.8~1.0%포인트 높은 금리를 제공해 수신을 유치한다. 그러나 올해 들어 조달 비용이 상승하자 수신 금리를 낮춰왔다. 반면 은행은 은행채 금리가 오르면서 예금 금리를 올렸고, 이 때문에 저축은행과 은행권과의 금리 격차가 줄어들게 됐다. 이 때문에 저축은행은 9월 한 달 만에 1년 만기 예금 평균 금리를 0.10%포인트 넘게 올렸다.
저축은행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추석을 맞아 출시한 특판 상품이 많지는 않아도 꾸준히 있어 왔는데, 올해는 유독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면서 “대출 금리가 최고 20%로 묶여 있는 저축은행 특성상 예금 금리를 올리면 올릴수록 예·대 마진은 줄어들어 건전성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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