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은 3년째 트로트 쇼…새로운 것 없는 추석 특집 방송 [SS연예프리즘]

[스포츠서울 | 김현덕기자] 28일부터 본격적인 연휴가 시작됐다.올해 명절 특집 방송들은 기존의 실험적이고 다채로운 파일럿 프로그램 대신 트로트 쇼에 치중하는 양상이다.

TV조선은 추석 특집으로 ‘그레이트(GREAT) 김호중’을 준비했다. 28일 방송되는 ‘그레이트(GREAT) 김호중’에서는 공중으로 떠오르는 특수 장치, 현란한 배경 화면 등 화려한 연출로 시청자들의 눈길 붙들기에 나선다.

KBS는 추석특집으로 ‘김연자·진성 한가위 빅쇼- 만월만복’을 29일 방송한다. ‘김연자·진성 한가위 빅쇼- 만월만복’은 ‘트로트 여제’ 김연자와 ‘트로트 대부’ 진성이 합동 무대를 꾸미는 특집 콘서트다.

김연자가 홀로 일본으로 떠나 ‘엔카의 여왕’으로 거듭난 사연, 진성이 혈액암 극복 후 가수의 길을 포기하지 않고 달려온 과정 등 저마다의 인생 사연을 소개하고, 이에 맞는 히트곡들을 선별해 불러 한 편의 드라마처럼 무대를 꾸민다.

비교적 시청층이 젊은 tvN조차 트로트 가수 송가인을 내세웠다. 30일 방송되는 ‘송가인 더 드라마’는 2019년 열린 송가인의 첫 번째 콘서트 ‘가인이어라’의 공연 실황을 담은 영화다. 2021년 2월 개봉한 ‘송가인 더 드라마’는 당시 1만6000여 명의 관객을 모은 후 넷플릭스에서도 공개된 바 있다. 스크린과 OTT에 이어 뒤늦게 방송돼 식상한 경향이 있다.

방송사들이 너나할 것 없이 트로트 특집을 마련한 이유는 시청률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방송된 SBS 추석 특집 쇼 ‘김호중의 한가위 판타지아’는 전국 시청률 5.6% (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하며 동시간대 시청률 1위에 올랐다. 트로트 장르가 중장년층뿐 아니라 비교적 젊은세대까지 폭넓게 사랑받으면서 방송사들이 트로트 특집을 연이어 편성하는 경향이 짙어졌다.

트로트의 대중성과 매력은 부인하기 어렵다. 그러나 긴 명절 연휴에 새로운 형식의 파일럿 프로그램이 실종되면서 콘텐츠의 다채로움이 희미해져 가는 것은 부인하기 힘든 현실이다.

과거에는 다양한 형식의 파일럿 프로그램과 특별 방송들이 명절마다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신선한 아이디어와 창의적인 콘텐츠들이 가족을 TV 앞으로 이끌었다. 일례로 2013년 추석 파일럿으로 첫 선을 보였던 KBS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당시 큰 호평을 얻으며 정규편성돼 10년째 장수예능으로 사랑받고 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현재 TV 지상파의 영향력이 줄어들면서 대중적으로 인기 있는 프로그램 자체가 줄었고, 이에 따라 명절 특집으로 표현할 콘텐츠가 부족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최근에는 TV 투자가 줄어들면서 새로운 음악 예능 프로그램을 파일럿 형태로 시도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런 시도들도 점점 감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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