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달 서울 6시23분, 부산 14분…뜨는 시간 왜 다를까?

김정수 2023. 9. 28.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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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연, 해발고도 0m 기준점 계산
한가위 보름달 가장 둥근 때는
전국 어디서나 ‘6시58분’
한국천문연구원이 주관한 제24회 천체사진공모전에서 김석희씨가 수상한 보름달 사진. 한국천문연구원 제공

이번 한가위 보름달은 서울 지역 기준으로 29일 저녁 6시23분에 뜬다. 이날 보름달이 가장 빨리 뜨는 곳은 부산과 울산으로 서울보다 9분 빠른 6시14분에 뜬다. 지역마다 달 뜨는 시각이 다른 이유는 뭘까? 그리고 같은 지역에서도 높은 곳에 올라가면 낮은 곳에서보다 달이 뜨는 것을 먼저 볼 수 있는데, 보름달 뜨는 시각은 어디를 기준으로 한 것일까?

한국천문연구원(천문연)이 천문우주지식정보 누리집에 공개한 ‘월별 해·달 출몰시각’ 정보를 보면 서울의 한가위 보름달은 추석날 저녁 6시23분에 떠서 다음 날 아침 7시2분에 진다. 달이 가장 높이 휘영청 뜨는 ‘남중’ 시각은 자정을 넘어 다음날 0시37분이다.

서울 이외 주요 도시의 한가위 보름달이 뜨는 시각을 살펴보면 대구 6시16분, 대전 6시21분, 광주·인천 6시24분 순이다. 그 밖의 주요 지역에서 한가위 보름달이 언제 뜨는지는 천문우주지식정보 누리집에 들어가면 확인할 수 있다. 누리집에서는 전국 102곳의 월별 해·달 출몰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지역별 달 뜨는 시각을 확인하면, 서쪽으로 갈수록 조금씩 늦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달이 동쪽에서 떠오르기 때문이다. 지구가 서쪽에서 동쪽으로 자전하다 보니 지구에서는 모든 천체가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지는 것처럼 보인다.

같은 지역에서도 고도에 따라 달을 관측할 수 있는 시각은 달라질 수 있다. 면적이 605㎢나 돼 지역에 따라 고도가 천차만별인 서울의 한가위 보름달 뜨는 시각은 어디를 기준으로 한 것일까?

서울의 기온과 강수량 같은 기상기록 공식 기준점은 ‘종로구 송월길 52’에 있는 기상관측소다. 실제 남산에 첫눈이 왔더라도 이 기상관측소에 눈이 내리지 않으면 첫눈은 공식적으로 오지 않은 것이 된다. 이런 기상기록 기준점처럼 해·달 출몰시각도 기준점이 있다. 하지만 특정 지점이 아니라 해당 지역에서 해발고도 0m인 지점이다. 바닷가가 아닌 이상 지하일 수밖에 없어 실제 해나 달을 볼 수는 없는 가상의 지점인 것이다.

그래픽 온수애, 자료 한국천문연구원

지구는 반지름 약 6400㎞의 곡률을 지닌 구체다. 따라서 같은 지역이라도 해발고도 20~30m에서는 해발고도 0m보다 1분 먼저 일·월출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천문연의 설명이다. 서울의 평균 해발고도가 약 38m인 것을 고려하면 서울에서 실제로 한가위 보름달이 뜨는 시각은 천문연 발표보다 평균적으로 1분가량 빠른 셈이다. 천문연에 따르면 일·월출 시각은 해발고도 0m 대비 해발고도 100m에서 2분, 200m에서 3분, 400m에서 4분 당겨진다고 한다.

한가위 보름달이 가장 둥글게 보일 때는 달이 태양의 반대쪽에 위치할 때다. 이렇게 해 완전한 ‘둥근달’(망)이 되는 시각은 추석 저녁 6시58분이다. 달이 뜨는 시각과 달리 전국이 동일하다. 정해임 천문연 대국민홍보팀장은 “달이 뜨고 지는 시각은 지역별로 차이가 있지만 ‘망’은 지구 차원에서 달이 가장 동그래지는 시각이어서 지역별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달은 자전주기와 공전주기가 약 27.3일로 같아 지구에서는 언제나 달의 한쪽 면만 볼 수 있다. 달의 뒷면은 1959년 10월 옛 소련의 달 탐사선 루나 3호가 촬영에 성공하면서 처음 볼 수 있었다. 최근에는 지난달 23일 인도의 무인 달 탐사선 찬드라얀 3호의 착륙선이 최초로 달 남극 착륙에 성공하고, 나흘 뒤 그 착륙지를 한국의 달 궤도선 다누리호가 고해상도 카메라로 촬영해 보내오기도 했다.

지난해 8월5일 발사된 다누리는 현재 달 약 100㎞ 상공 임무 궤도를 초속 1.6㎞의 속도로 돌면서 달 착륙 후보지 탐색, 달 표면 원소‧광물 지도 제작을 위한 달 표면 편광‧감마선 관측 등의 임무를 수행 중이다. 한가위 보름달 주변을 돌고 있을 다누리의 위치는 항공우주연구원의 다누리 누리집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이번 추석에 달맞이하는 데는 크게 무리가 없을 듯하다. 기상청은 29일 저녁, 대기상층 5㎞ 상공에 구름이 끼겠지만 5㎞ 이상 높은 구름층은 얼음 알갱이로 이뤄져 있어 구름층이 얇고 투과율도 좋기 때문에 보름달을 보는 데 큰 지장이 없겠다고 밝혔다. 더불어 기상청은 추석 연휴 날씨를 확인할 수 있는 별도 페이지를 만들어 이 기간 지역별 상세 날씨와 서울 용산구 남산공원, 강릉 경포대 등 유명 달맞이 지점의 기상 정보 등을 제공하기로 했다.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 신소윤 기자 y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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