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반갑다" 전통시장 '활기 아니면 한산' [현장]

구서윤 2023. 9. 27.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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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전날인 27일 오전 9시 30분, 서울 경동시장 인근의 제기동역은 바퀴 달린 장바구니를 든 사람들의 오르고 내리는 발길로 분주했다.

지하철을 타기 위해 내려오는 사람들은 가득 찬 장바구니를, 지하철에서 내려 시장으로 향하는 사람들은 빈 장바구니를 들고 서로를 스쳐 갔다.

약한 빗방울이 떨어지는 날씨임에도 경동시장은 초입부터 사람들로 북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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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앞둔 경동시장…장보는 인파 몰려
인기 매장은 긴 대기줄…상인끼리 과열경쟁도
재래시장, 일반슈퍼·대형마트보다 가격 저렴해

[아이뉴스24 구서윤 기자] 추석 연휴 전날인 27일 오전 9시 30분, 서울 경동시장 인근의 제기동역은 바퀴 달린 장바구니를 든 사람들의 오르고 내리는 발길로 분주했다. 지하철을 타기 위해 내려오는 사람들은 가득 찬 장바구니를, 지하철에서 내려 시장으로 향하는 사람들은 빈 장바구니를 들고 서로를 스쳐 갔다. 처음 보는 사이임에도 "아이고 많이도 사셨네" 등의 인사말을 주고받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다.

약한 빗방울이 떨어지는 날씨임에도 경동시장은 초입부터 사람들로 북적였다. 사람들은 저마다 바삐 물건을 구매하며 장바구니를 빼곡히 채웠다.

시장에 엄청난 인파가 몰렸지만 모든 상인들이 웃는 얼굴은 아니었다. 시장 곳곳을 살펴본 결과 가게마다 다른 표정을 짓고 있었다. 어떤 가게에는 사람들이 물건을 사기 위해 줄을 길게 서 있는 반면 대다수 매장은 상인들의 "물건 좋아요. 보고 가세요."라는 말만 들릴 뿐 비교적 한산한 모습이었다. 주변 매장에서 물건을 사기 위해 대기하는 사람들로 본인 매장이 가려지자 "비키라"며 언성을 높이는 이도 있었다.

추석 연휴를 앞둔 27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이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구서윤 기자]

한 축산 매장 앞에는 유독 많은 사람들이 몰려 있었다. 다소 규칙이 없어 보였지만 구매하려는 고기 종류에 따라 다섯 줄로 나뉘어 줄을 서는 위치에 차이가 있었다.

이 축산 매장 관계자는 "추석을 앞두고 있어서 사람들이 더 많이 찾아 주셨다"며 "줄을 서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보니 주변 매장 상인들의 항의가 들어와서 줄 관리를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장 안에서는 7명의 직원이 쉴 새 없이 손님에게 어떤 고기와 어떤 부위를 원하는지 물어보고, 즉석에서 고기를 손질해 판매하고 있었다.

추석 연휴를 앞둔 27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이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구서윤 기자]

경동시장을 찾은 이들은 한눈에 봐도 대부분 중장년층으로 보였다. 차례상을 준비하는 이들이 주로 부모 세대인 탓도 있겠지만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대형마트나 온라인 배송에 편리함을 느끼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서울 노원구 상계동에서 왔다는 50대 주부 김 모씨는 "집 근처에 대형마트가 있기는 하지만 북적이는 재래시장에 오면 추석을 앞둔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서 좋다"며 "사과, 밤, 나물 등을 샀는데 물건도 신선하고 가격도 마트보다 훨씬 저렴하다"고 말했다.

결제의 불편함 때문에 재래시장을 피하는 소비자들도 있다. 실제로 이날 살펴본 대부분의 가게는 카드 결제가 가능했음에도 이를 꺼렸다. 옥수수를 판매하던 한 상인은 손님이 카드를 내밀자 손사래를 치며 현금이나 계좌이체만 가능하다고 알렸다.

추석 연휴를 앞둔 27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이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구서윤 기자]

물가 상승 여파도 곳곳에서 느껴졌다. 과일 가게 상인 A씨는 "과일 가격이 왜 이렇게 비싸냐고 물어보는 손님들이 많다"며 "예전에는 푸짐하게 구매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요즘에는 가격을 물어보고 4~5개 정도만 사가는 이들이 더 많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확실히 추석 연휴를 앞두고 평소보다 사람들이 많이 몰렸는데 그렇다 보니 서로 고객을 끌어가려는 상인들끼리 시비가 붙어 싸우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추석 연휴를 앞둔 27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이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구서윤 기자]

한편 물건 가격은 재래시장이 다른 유통 업체 대비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가 서울 25개 구에 위치한 90개 시장 및 유통업체(백화점 12곳, 대형마트 25곳, 기업형 슈퍼마켓 18곳, 일반 슈퍼마켓 19곳, 전통시장 16곳)의 추석 제수용품 24개 품목에 대해 2차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추석 제수용품 마련에 드는 비용은 4인 가구 기준, 평균 32만4119원이다. 전통시장에서 제수용품을 구입할 경우 22만9398원으로 일반슈퍼(25만1740원), 대형마트(28만4182원), 기업형 슈퍼마켓(29만9076원), 백화점(45만5000원)보다 가격이 저렴하다.

/구서윤 기자(yuni2514@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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